성도답게 사랑하며 성장하는 결혼 생활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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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찬북뉴스 서평] 복음 언약을 기억하는 행복한 결혼 생활

복음이 빚어낸 결혼
채드 & 에밀리 밴딕스훈 | 김희정 역 | 부흥과개혁사 | 203쪽 | 15,000원

성경엔 ‘기억하라’는 명령이 자주 등장한다. 특별히 언약과 관련된 ‘기억’을 요구할 때가 많다. 구약 시대, 하나님의 백성인 이스라엘과 하나님은 언약을 굳게 맺으시고, 자기 백성이 그 언약에 신실한 삶을 살기를 원하셨다. 남성들은 신체에 특별한 표지를 만들어 언약을 기억하기를 원하셨고, 각종 제사 제도와 절기 등을 제정하여 언약 안에 있는 모든 백성이 그 언약에 신실하신 하나님을 기억하고 사랑하기를 바라셨다.

신약 시대, 하나님 나라 백성인 교회 역시 마찬가지다. 예수님은 자기 목숨으로 맺으신 새 언약을 구약부터 내려오던 언약 기념의 방식을 통해(유월절 식사) 재정립하셨다. 이제 양과 염소의 피가 아니라 그리스도의 보혈로 언약의 백성이 된 교회에게 주님은 ‘이를 통하여 나를 기념하라’라고 명령하셨다.

많은 사람이 쉽게 망각하고 무시하는 것 중 하나가 혼인 서약, 혹은 결혼 언약이다. 결혼은 사랑하는 남녀가 앞으로 부부가 되어 잘 살겠다고 지인들 앞에서 선포하고 그들의 축복과 응원을 받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최근엔 부부의 언약 관계를 엄숙히 선포하는 분위기는 사라지고 파티를 벌이는 것으로 결혼식이 변질되고, 권위가 있고 존경받는 사람을 통하여 두 사람이 하나님과 수많은 증인 앞에서 부부의 언약을 맺었다는 것을 엄중히 공표하는 일도 사라지고 있다.

그런 주례사 없이 부모의 덕담을 듣거나 부부가 직접 서로에게 하고 싶은 말을 나누는 것으로 대체되고 있다. 그러나 예식이 담고 있는 풍경이나 전하는 메시지가 아무리 바뀌고 있어도 성경은 결혼이 하나님 앞에서 맺는 언약이라고 분명히 말하고 있다(잠 2:17).

모든 언약이 그런 것처럼 결혼 언약도 계속 기억되어야 한다. 하나님 앞에서 어떤 약속을 상대방에게 했고, 그것을 지금 어떻게 신실하게 이행하고 있는지 평생에 걸쳐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그리고 성경의 모든 언약이 단순히 행위 언약이 아니라 은혜 언약에 기초하는 것처럼, 부부가 맺은 혼인 언약도 율법이 아니라 복음이 더욱 견고하게 하고 복음으로 그 언약에 신실할 수 있다는 진리를 부부가 삶으로 체득해야 한다.

리폼드 신학교에서 교회사와 신학을 가르치는 교수, 채드 밴딕스훈은 그의 아내 에밀리와 함께 <복음이 빚어낸 결혼>이란 책을 썼다. 소개 글에서 부부는 이 책의 특징으로 간결함·솔직함·통찰력을 꼽았다. 교리적이고 실천적인 내용을 간결하게 담아냈고, 부부의 삶을 지나치게 이상적으로 그린 것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그려냈고(그 말은 우리의 죄성을 인정하고 하나님의 은혜를 구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400년 전 윌리엄 구지 목사가 쓴 <가정에서의 의무>라는 책에서 여러 통찰을 얻었다.

이 책은 ‘결혼과 OO’이라는 제목이 달린 9개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결혼과 성경, 역사, 은혜, 여성, 남성, 승리, 가족, 침실, 성장. 성경이 말하는 결혼이 무엇인지 정의하고, 구속사(구원의 역사) 안에서 결혼을 큰 그림으로 바라본다. 또 결혼에서 누릴 수 있는 은혜를 찾아내고, 결혼 생활에서 아내와 남편의 역할과 의무를 배우며, 결혼 생활에서 참 승리를 얻도록 돕고(부부싸움에서 서로를 이기는 것이 아니라 죄를 이기는 것), 부부가 어떻게 부모를 떠나지만 동시에 부모를 공경하며, 주의 교훈과 훈계로 자녀를 양육할 것인지 가르치고, 성적 친밀함을 누리는 법과 함께 주 안에서 믿음과 신앙이 자라나야 한다고 권면한다.

부록에서는 책에서 말하는 방식대로 변화할 수 있도록 부부가 책의 각 장을 읽고 나눌 수 있는 질문들이 수록되어 있다.

많은 부부가 현재의 결혼 생활을 평가할 때, 개인의 행복과 개인이 누리는 결혼 생활의 혜택을 먼저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가 마땅히 기억해야 할 것은 결혼의 약속이지, 결혼의 유익이 아니다. 남편과 아내 모두 결혼의 언약에 신실할 때, 행복과 만족은 따라온다.

아이러니하게도 각자의 행복과 만족을 추구하는 결혼은 결혼의 언약을 파기하는 쪽으로 향하고 추구하는 기쁨을 주지도 못한다. 언약에 흐르는 DNA는 복음의 은혜다. 사랑받을 자격 없는 자에게 신실하게 베푸시는 하나님의 약속, 아들을 내어주시기까지 아낌없이 사랑하시고 계속해서 우리의 어떠함과 상관없이 사랑을 부어주시는 그 은혜가 부부의 결혼 생활을 견고하게 붙들어 준다.

사상 초유의 이혼율과 결혼을 유지하고 있지만, 언약에 불성실한 부부가 점점 늘어가고 있는 이 악한 세대 속에서 그리스도인이 복음이 빚어낸 결혼 생활을 영위할 때, 세상은 부부를 통해 그리스도와 교회의 아름다운 사랑을 보게 될 것이다.

채드와 에밀리 부부가 쓴 <복음이 빚어낸 결혼>을 통하여 더 많은 가정이 언약을 기억하고 언약에 신실한 하나님의 은혜를 맛보며, 받은 사랑을 서로에게 또 세상에 나타내는 가정을 이루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조정의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인
유평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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