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은진의 묵상일상 10] 묵상, 헝클어진 책상 정리하는 일
말씀 읊조리고 중얼거리는 묵상
현재 나 자신 상태 마주하게 해
하나님 기뻐하시는 그 사람으로
기뻐하실 나로 다시 태어날 시간
묵상은 엉클어진 책상을 정리하는 일이다.
묵상은 헝클어진 옷매무새를 정돈하는 일이다.
하나님 말씀을 읊조리다 보면 마주해야 할 일, 피할 수 없는 막다름을 경험한다.
현재 내가 무엇에 빠져있는지와 마주하게 된다.
아니 꼭 마주해야 하는 순간이 온다.
하나님 말씀 묵상의 참 맛은 이 순간을 마주할 때 더 깊어질 수 있다.
예배도 잘 드렸고, 기도도 했다. 봉사, 헌신 모두 참여했다.
길 가면서, 운전하면서, 사람과 대화하면서 그런대로 하나님을 생각했다.
이만큼 하면 하나님께 영광이 되는 인생이라고 자신했다.
그런데 하나님 말씀을 읊조리다 보니, 그게 아닌 나를 마주하게 된다.
내가 생각했던 나와, 말씀으로 비친 나는 다르다.
고요한 말씀을 내 입술로 중얼거리는 시간, 시끄러운 세상 것으로 헝클어진 나를 마주한다.
순간 당황한다. 그리고 생각한다.
“언제, 어디서 놓쳤지?”
“무엇을 놓쳤지?”
도통 어디부터 정리해야 할지, 어안이 벙벙하다.
이미 헝클어질 대로 헝클어진 머리를 빗기 위해서는 아픔을 꾹 참아야 하는 법.
엉클어진 책상을 치우기 위해선 모두 바닥에 쓸어내려야 하는 법이다.
뭐 그리 대단한 일 한다고 하나님 마음 한 자락 붙잡지 못하고 시간에, 일에, 만남에 떠밀려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인지
그제야 내가 하나님 자녀가 아닌 세상 종으로 살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일은 단 한 가지!
“하나님 말씀을 청종하고 기억하라!”
신명기에서도 그러셨다.
“들으라 이스라엘!”
마지막 모세의 외침이었다.
“하나님 말씀에 청종하라!”
하나님은 말씀으로 이 세상을 창조하셨다.
말씀으로 하셨다.
자녀 된 우리에게도 말씀하신다.
우리에게 놀랍고, 화려하고, 신비한 일을 하라고 말씀하시지 않았다.
기도 시간, 봉사 시간, 헌신의 양을 말씀하지 않으신다.
중요하지 않다는 말씀이 아니다.
신앙 핵심은 ‘하나님 말씀’에 있다고 하신다.
인생은 하나님 말씀에 사로잡힐 때 진짜 잘 살 수 있다.
“들으라, 그리고 기억하라!”
깨달아야 돌이킬 수 있다.
무릎 치는 깨달음이 있어야, 온몸 흔들리는 깨달음이 있어야,
내 지성과 감성에 순간 도끼로 치듯 아찔한 깨달음이 있어야 돌이킬 수 있다.
하나님 말씀 묵상이 그런 역할을 한다.
깨닫게 해 주는 도구,
하나님께 다다르도록 나를 깨뜨리는 도구,
온몸이 흔들릴 강도로 치는 도구,
땅에서 울리고, 하늘에서 울리는 도구.
하나님 말씀을 읊조리는 일은, 중얼거리는 그 묵상은 현재 내 상태를 마주하게 한다.
그러나 현재 내 상태는 그대로 머물 수 없다. 괜찮은 척 할 수 없다.
이제 그 말씀이 내 속에서 일을 시작한다.
지금까지 보지 않아 몰랐던 상태를 알게 되니, 그 말씀이 일을 시작한다.
그 말씀을 중얼거리며, 떠듬떠듬 읽으면서 눈물 콧물 흘린다.
멀찍이 떨어진 자세를 하나님 말씀 앞으로 당겨 안는다.
이것이 하나님 말씀 묵상이 지닌 힘이다.
묵상을 통해 이런 경험이 많아지면,
나는 하나님 은혜를 터뜨리는 도구가 된다.
하나님 기뻐하시는 바로 그 사람이 된다.
하나님 말씀을 읊조리는 시간은 하나님이 기뻐하는 나로 다시 태어나게 한다.
오늘도 하나님 말씀을 가까이 하자. 미루지 말자.
나 정말 잘 살고 있는 걸까.
송은진 목사
의정부 세우는 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