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교 이를 정도냐” vs “진작 회개했어야”
‘‘동성애자 축복식’ 등으로 출교 처분을 받은 이동환 목사에 대한 기독교대한감리회(감독회장 이철 목사) 총회 항소심 1차 공판이 5일 오전 서울 중구 감리회 본부에서 진행됐다.
감리회 경기연회 재판위원회는 ‘동성애 옹호, 언론 인터뷰를 통한 교회 모함·악선전, 동성애자 인권단체 큐엔에이(Q&A) 개설’ 등을 이유로 교리와장정을 위반했다며 지난 12월 8일 이동환 목사에 대해 출교 결정을 내렸다.
‘이동환 목사 공동대책위원회’에 의하면, 상소인 이동환 목사 측은 연회 심사위원회에서 공소 취소를 했음에도 재판을 부활시켜 진행한 점, 교리와장정에 명시된 ‘고발한정주의’를 위배한 점, 재판 기간이 지났음에도 무시하고 진행한 점, 연회 재판비용을 2,800만 원이나 책정한 점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고 한다.
또 이동환 목사의 인터뷰나 발언 등의 행위는 교단과 기독교에 대한 판단과 가치 평가, 자성을 촉구하는 의견일 뿐 사실관계에 대한 표현이 아니므로 모함 또는 악선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 모든 사실이 인정되더라도, 출교에 이를 정도로 중대한 범죄인지도 항변했다고 한다.
이동환 목사 측 박한희 변호사는 재판 후 “오랜만에 절차적으로 문제없는 재판을 받은 것 같다”며 “향후 증인신문 등을 통해 절차적 문제를 더 구체적으로 밝히고, 이 목사의 축복 행위가 교리와장정에 위배되지 않음을 변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동환 목사는 “재판 내용 이전에 과정이 공정해야 사회로부터 신뢰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예단과 선입견으로 얼룩진 재판이 아닌, 절차적·실체적 부분을 명백히 다루는 재판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반면 피상소인 측 심동섭 변호사(법무법인 로고스)는 “본 재판은 교회법으로서 필요시 사회법 중용은 할 수 있으나 교회 특수성을 고려해 교리와장정에 따라 재판위원들이 판결해야 한다”며 “판결된 (경기연회) 재판 과정을 문제삼는 것은 감리교회 재판부를 존중하지 않는 것이고, 본 재판 요지에서 벗어난 증인 신청이나 발언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피상소인 중 한 명인 설호진 목사는 “이번 재판은 이렇게 재판까지 갈 일이 전혀 아니었다”며 “이동환 목사가 목사로서 명확하게 ‘동성애는 죄이고, 동성애에 대해 옹호한 것을 회개한다’고 했으면 될 일이었다”고 대응했다.
이어 “연회 감독이나 총회 본부 감독회장님께서 목회자가 잘못된 것에 대해 명확하게 치리하며 징계해주셔야 할 부분”이라며 “일개 목사가 고발하고 재판이 진행되는 것에 심히 안타깝게 생각한다”고도 했다.
설 목사는 재판 후 “이번 재판은 성경과 교리와장정의 권위에 대한 부분으로, 재판 결과가 한국감리교회뿐 아니라 한국교회에 선례가 되는 중요한 판결이 될 것”이라며 “총회 재판위원들께서는 사람을 두려워하지 말고 하나님만을 경외하는 마음으로, 성경과 교리와장정에 따라 판결해 달라. 이번 재판을 통해 한국감리교회가 회복되길 바란다”는 소회를 밝혔다.
다음 재판 기일은 오는 2월 19일(월) 오전 11시다.
이동환 목사와 공대위는 ‘성소수자 환대 목회를 위한 월요기도회: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무죄’를 매주 월요일 오후 7시 30분 총회 재판이 열리는 감리회관 앞에서 여는 등, 재판까지 이른 자신들의 소신을 전혀 굽히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