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올림픽 金 양영자 “‘축구 다음 인기’ 탁구로 전 세계 선교”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양영자탁구선교회, 4월 창립예배

전 세계에서 탁구 코칭 요청 쇄도
동호인들 해외 선교 나서 큰 감동
해외 탁구 코칭 가능한 사람 적어
법인 통하면 더 많은 도움 가능해
선수 발굴 등 다양한 사역 하고파
탁구 매개로 생명 살리는 일 계속

▲(왼쪽부터) 장두복 장로, 양영자 선교사, 장광수 목사. ⓒ이대웅 기자
▲(왼쪽부터) 장두복 장로, 양영자 선교사, 장광수 목사. ⓒ이대웅 기자

88 서울올림픽 탁구 여자복식 금메달리스트 양영자 선교사가 최근 ‘양영자탁구선교회’를 창립하고 탁구 등 스포츠를 통한 국내외 선교에 본격 나선다.

선교회는 지도고문에 김상복(할렐루야교회 원로)·정성진(크로스로드 이사장)·오정호(대전 새로남교회) 목사, 후원이사장에 황형택 목사(새은혜교회), 사무총장에 장광수 교수(신한대학교) 등의 조직으로 비영리법인화할 예정이다.

양영자 선교사는 화려했던 선수 생활을 뒤로하고 남편과 몽골 오지 등에서 15년간 선교사로 사역했다. 이후 국내에서 국가대표 상비군과 유소년들을 지도하면서 전 세계를 다니며 간증 사역과 탁구 선교를 계속하고 있다.

양 선교사는 현정화 선수와 호흡을 맞춰 따낸 1988 서울올림픽 금메달 외에 아시안게임 금 1 은 1 동 4, 세계선수권대회 금 1 은 3 동 2, 아시아선수권대회 금 2 은 1 동 1 등의 메달을 수상했다. 이러한 공로로 1988년 10월 체육인 최고 훈장인 체육훈장 청룡장을 수훈했다.

양영자 선교사는 88 서울올림픽 당시 여자복식 결승 승리 후 방송 인터뷰에서 “이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돌린다”고 고백했으며, 지금처럼 자유롭지 않은 사회 분위기에도 해당 장면은 그대로 전파를 탔다고 한다.

▲양영자 선교사는 자신의 책 <주라, 그리하면 채우리라>에서 “나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은 또한 몽골 사람들을 사랑하시는 하나님이었다”고 고백했다. ⓒ이대웅 기자
▲양영자 선교사는 자신의 책 <주라, 그리하면 채우리라>에서 “나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은 또한 몽골 사람들을 사랑하시는 하나님이었다”고 고백했다. ⓒ이대웅 기자

5일 오후 만난 양영자 선교사는 선교회 창립 동기에 대해 “탁구 동호인들이 전문가가 아니지만 선교 비전을 갖고 해외에서 탁구를 가르치며 선교하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놀랐다”며 “그분들과 6-7년 간 네팔과 캄보디아, 몽골 등에서 탁구 선교를 하다 보니, 기왕이면 지경을 넓혀 조직적으로 사역하면 좋겠다는 마음을 주셨다”고 말했다.

양영자 선교사는 “탁구를 가르쳐 달라는 요청이 세계 여러 나라에서 너무 많았다. 열악한 해외에서는 탁구대와 탁구 러버 등 탁구용품에 대한 요청도 많았다”며 “법인을 통해 후원을 받으면서 사역하면 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앞으로 캠프나 탁구대회를 열고, 재능 있는 선수들을 발굴하는 등 다양한 사역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선교의 도구’로서 탁구의 매력에 대해 그는 “작년에는 우간다에서도 사역했다. 아프리카에도 탁구인들이 있다는 걸 상상 못했는데, 케냐를 비롯해 탁구를 좋아하는 사람들 너무 많더라”며 “처음 몽골을 선교지로 정하기 전, 쿠바나 방글라데시 등을 놓고 기도한 적도 있었다. 탁구를 모르거나 하지 않는 국가는 못 봤다. 축구 다음으로 인기가 많은 스포츠가 탁구”라고 소개했다.

양 선교사는 “네팔에는 거리에도 탁구대가 있을 정도다. 그래서 탁구 코치를 원하는 곳이 너무 많은데, 갈 수 있는 사람이 적다”며 “해외 선교지마다 탁구를 가르치면서 A4 한 장 정도 분량으로 제 간증을 영어로 요약해 소책자로 전달하고 있다”며 “탁구를 내려놓고 2년 간 조울증을 앓다 회복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선교회 재정이 아직 부족하지만, 하나님께서 하실 것”이라고 했다.

▲양영자 선교사가 네팔에서 탁구를 지도하는 모습. ⓒ선교회
▲양영자 선교사가 네팔에서 탁구를 지도하는 모습. ⓒ선교회

사무총장 장광수 목사는 “양영자 선교사님은 단순히 탁구를 이용한 전도가 아닌, 영적 부흥을 일으키시는 분이다. 탁구를 매개로 생명을 살리는 선교와 부흥을 하고 계신 분”이라고 운을 뗐다.

장광수 목사는 “올림픽 금메달 영광을 다 내려놓고 몽골 선교사로 가신 것이 너무 존경스럽다. 지금도 내 모든 것을 하나님 말씀대로 내 모든 영광 내려 놓고, 탁구를 통해 복음 전하는 선교사로 헌신하시는 것이 감동적이다. 선교회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열방과 세계 활동에 동참해서 열매 맺는 사역 감당하도록 참여할 것이다. 하나님께서 세우시고 능력과 복을 주실 줄 믿는다”고 했다.

장 목사는 “양 선교사님께 ‘댁에 방문해 메달을 보고 싶다’고 부탁해 찾아갔는데, 거실에 아이들 사진 석 장뿐이었다. 알고 보니 몽골에 선교하러 떠나면서 모두 처분하셨더라”며 “양영자 선교사님은 이용규 선교사님의 ‘내려놓음’을 넘은 ‘다 내려놓음’의 주인공”이라고 강조했다.

▲양영자 선교사가 우간다에서 탁구를 지도하는 모습. ⓒ선교회
▲양영자 선교사가 우간다에서 탁구를 지도하는 모습. ⓒ선교회

또 “모든 부와 명예를 뒤로 한 채 몽골로 떠나셨다. 그것도 수도 울란바타르에서 500km나 떨어진 시골 오지로 가셨다. 인터넷도 안 되는 시골에서 선교하다 안면마비 증세도 겪으셨다고 한다”며 “영하 40-50도에 오래 살다 보니 허리와 무릎이 안 좋으실 정도다. 양 선교사님은 한국교회에 코로나 이후 다시 선교의 동력을 일으킬 분이자, 이 시대의 진짜 선교사”라고도 했다.

선교회 부회장을 맡기로 한 경기도성시화운동본부 탁구선교위원장 장두복 장로는 “크리스천 탁구인이라면 양영자 선교사님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금메달의 영광을 다 내려놓고 몽골 선교사로 가신 것이 너무 존경스럽다”며 “지금도 하나님 말씀대로 모든 영광을 내려놓고 탁구를 통해 복음을 전하는 선교사로 헌신하시는 모습에 감동을 받는다. 열방과 세계 활동에 동참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열매 맺는 사역을 감당하도록 참여하고자 한다”고 했다.

선교회는 오는 4월 후원이사장을 맡을 황형택 목사의 새은혜교회에서 창립예배를 드릴 예정이다. 이후 DMZ 양영자배 탁구대회, 전국 크리스천 탁구대회, 6월 몽골 탁구 선교, 뉴욕 한인탁구동호회 방문 및 간증집회, 7월 LA 간증집회, 파리올림픽선교회와 프랑스인 대상 선교축제, 8월 경기북부 기독교인 탁구대회 등을 개최한다. 내년 1월에는 탁구 캠프도 준비 중이다. 장광수 목사는 “선수들 중 사역을 함께할 ‘제2의 양영자’가 더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선교회 후원: 우리은행 1005 004 619602 양영자 탁구선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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