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기독교 공동체, 대선 앞두고 소외될까 우려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파키스탄 동부와 인도 북서부에 위치한 펀자브 주. ⓒFreeworldmaps

▲파키스탄 동부와 인도 북서부에 위치한 펀자브 주. ⓒFreeworldmaps

지난 2023년 8월 16일, 파키스탄 펀자브주 자란왈라 마을에서는 두 명의 기독교인 형제에 대한 신성모독 혐의로 선동된 급진적인 폭도에 의해 20개가 넘는 교회와 100채의 기독교인 주택이 파손되고 방화 및 약탈을 당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는 “파키스탄 기독교 공동체가 이 같은 공격으로 발생한 광범위한 피해와 두려움으로 휘청거리고 절실한 상황에 놓였다”며 관련 소식을 전했다.

이에 따르면, 현재 파키스탄 기독교인들은 정부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으나, 2월 8일 대통령 선거가 다가오면서 자신들의 목소리가 묻힐까 봐 걱정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지역교회와 기독교 비영리 단체가 제공하는 긴급 지원은, 아무것도 남지 않은 박해받는 가족들에게 생명줄이 돼 왔다. 초기 긴급 지원이 소진된 후 많은 사람들이 장기적으로 재건할 수 있는 자원이 없고 가족을 부양할 수도 없는 상태다.

파키스탄 선거를 감독하는 임시정부는 폭동으로 인한 피해 규모를 인식하고 정부 자금을 활용한 재건 지원을 약속했다. 일부 피해자 가족들은 수표 형태의 보상을 받았지만, 일부 임시 대표들의 관심을 제외하고 주류 정당과 지도자들은 피해자들을 만나 지지나 연대를 제공하지 않았다.

임시정부는 장기적인 재활사업을 추진할 권한이 부족하고, 기반시설 복구와 지역사회 정상화에 대한 책임은 차기 정부로 넘어갔다. 자란왈라의 건설 및 재건 노력은 자금 고갈로 중단됐으며, 피해를 입은 지역사회는 새롭게 선출된 공무원들의 지원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그러나 선거를 앞두고, 기독교인과 그들의 사건을 맡기를 거부한 지역 변호사 협회의 주도로, 모든 주요 정당들은 기독교 공동체의 문제를 다루거나 언급하지 못했다. 기독교 공동체는 곧 선출될 관리들이 다룰 연간 개발 예산 및 기타 정부 의제에 재건 노력이 포함되지 않을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그들은 지속적인 방치로 인해 재건 노력이 연기되고 소외와 취약성이 증가할 수 있다는 점을 두려워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지역의 정당 지도자는 기독교 구호단체인 글로벌 크리스천 릴리프(GCR)와의 인터뷰에서 “지역사회에 500개 이상의 기독교 가구와 2,000명 이상의 유권자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곳은 8월 공격으로 심각한 영향을 받은 가장 큰 기독교 지역 중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주요 정당 중 어느 누구도 이곳을 한 번도 방문하지 않았다.

동네 곳곳에 선거 캠프를 설치하고 지도자들이 정기적으로 주민들과 소통했던 예년과 비교하면, 선거 활동의 변화가 극명하다. 이번 선거 기간 동안 그러한 계획은 수행되지 않았다.

라호르에 거주하는 한 인권운동가는 “피해자들이 정부 지원으로부터 소외되고 고립된 느낌을 받아, 기득권층에 대한 불만과 불신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주류 정치인들이 자란왈라의 피해자들을 만나지 않는 두 가지 주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첫째, 이들은 강경 종교단체의 영향을 크게 받는 해당 지역의 대중 정서와 종교적 서사를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여전히 ​​많은 이들이 신성모독자로 인식하고 있는 피해자들과 연합하는 것이 급진 세력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과반수 표를 확보할 기회를 해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둘째, 정치 지도자들이 지난 6개월 동안 피해자들을 돕지 않은 것에 대해 피해자들이 당황스러워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지도자들은 현재 피해자들에게 정치적 지지를 구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

CP는 “자란왈라와 같은 지역의 기독교인들이 정치 영역에 깊이 관여할 수 없다면, 그들의 문제는 선거 후에도 해결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현재 기독교인들은 파키스탄의 선거 과정에서 종교적 소수자들의 정치적 참여를 늘릴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공동체가 자신의 기독교 대표자들에게 투표할 권리를 가질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GCR은 해당 지역 기독교 공동체의 정상화와 평화를 회복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 기독교인은 “당국은 두 공동체의 이해 관계자들을 참여시키고 정치와 종교 지도자 간의 대화를 시작해, 종교 간 조화를 재건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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