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석 목사 “젊은이들에게 교회다운 모습 보여주자”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20-40대 기독교인 절반 감소 통계에 “우리들만의 교회 아니었는가?”

우리가 복음 잘못 전했든지
교회다운 모습 못 보였든지
진리 때문에 박해 받더라도
행실 때문에 비난 받아서야

▲설교하는 소강석 목사.

▲설교하는 소강석 목사.

한교총 증경대표회장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가 10년 만에 20-40대 기독교인 절반 가량이 감소했다는 통계에 대해 우려하면서, “한국교회가 사회를 따뜻한 사랑으로 감싸는 ‘선샤인 처치(Sunshine Church)’, ‘허들링 처치(Huddling Church)’가 되자”고 권면했다.

2월 1일 국민일보 더 미션 ‘소강석 목사의 블루 시그널’ 코너에 ‘우리들만의 교회는 아니었는가’라는 제목의 기고를 게재한 그는 “견리망의(見利忘義)라는 말이 있다. 교수신문에서 지난해를 정리한 사자성어였는데, 이익을 보고 올바름을 잊어버린다는 말”이라며 “최근 목회데이터연구소 ‘한국교회 명목상 교인 실태 및 신앙 의식’ 설문조사 결과를 접하고 어처구니가 없었다. 최근 10년간 20-40대 개신교인 절반 가량이 감소됐다는 것”이라고 운을 뗐다.

소강석 목사는 “나부터 우물 안의 개구리였던 것 같다. 우리 교회는 청년부도 건재할 뿐 아니라 30-40대가 주를 이루고 코로나 이후에도 상승세를 타고 있어 전혀 감지하지 못했는데, 통계가 그렇게 나온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교회 3.0> 저자 닐 콜은 ‘종교 없음’이라는 결론을 냄으로써 미래 시대일수록 인간이 종교와 멀어질 것이라고 예견했고, 독일 신학자 한스 큉은 미래엔 종교적 영성은 목말라 하지만 제도적 교회를 향해 거부감을 가질 것이라고 일찍부터 조망했지만, 이건 해도 너무한 것이 아닌가. 20-40대 지성인들이 한국교회를 외면하는 현상을 어떻게 봐야 하는가”라고 우려했다.

소 목사는 “이런 현상은 코로나19 기간을 거치면서 더 그랬다고 한다. 정말 우리만의 교회는 아니었는가”라며 “한국교회는 그간 엄청난 비판을 받아왔다. 그 비판 중 ‘네오마르크시즘’ 사상으로 인한 전략적 공격도 있었지만, 더 큰 것은 ‘그들만의 교회’, ‘그들만의 카르텔’을 이뤘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아왔다. 우리가 복음을 잘못 전했든지, 아니면 교회다운 모습을 보이지 못했든지가 이유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역사의 거울을 다시 한 번 볼 필요도 있다. 유럽에 흑사병이 창궐할 때, 교황 클레멘트 6세는 무조건 성당으로 모이라고 했다. 모여서 믿음으로 흑사병을 이기고 물리치기 위해서였다”며 “그러나 결과적으로 성당이 집단 감염 진원이 되어 어른 아이 노인 할 것 없이, 심지어 성직자들까지 흑사병에 걸려 죽었다”고 설명했다.

소강석 목사는 “그러자 많은 사람들이 신의 존재를 부인하거나 교회를 희화화하기 시작했다. ‘도대체 하나님이 살아있다면 왜 저 사람들이 저렇게 죽어가도록 놔두신단 말인가. 왜 죄 없는 어린아이가 저렇게 죽어가고 심지어는 성직자들까지도 죽게 놔둔단 말인가’”라며 “보카치오가 쓴 <데카메론>에 보면 이렇게 신을 우롱하고 교회를 희화하는 이야기들이 많이 나온다. 그러면서 인문주의와 르네상스가 태동하게 됐다”고 전했다.

소 목사는 “그러나 종교개혁자 장 칼뱅은 달랐다. 먼저 구빈원(救貧院)을 만들어 사회봉사를 실천했다. 그리고 흑사병이 왔을 때 구빈원 자체가 격리시설로 사용됐다. 구빈원뿐 아니라 노약자와 일반 성도들은 교회로 오지 말고 집에 머물라 했다. 대신 성직자들이 찾아가 예배를 드려 주도록 했다. 소수이긴 하지만 현장예배는 끝까지 지켰다”며 “이처럼 칼뱅은 예배의 존엄성을 지키면서도 이웃 사랑과 생명 사랑을 실천했다. 그래서 칼뱅의 종교개혁 운동은 제네바 시민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으며 발전을 거듭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대일 영혼 구원도 중요하다. 개교회 성장도 중요하다. 나 역시 내 교회라는 우물에 갇혀 이렇게까지 된 줄은 몰랐다. 정말 심각한 문제 아닌가”라며 “한국교회가 사회를 따듯한 사랑으로 감싸는 ‘선샤인 처치(Sunshine Church)’가 되고 ‘허들링 처치(Huddling Church)’가 돼야 하는데, 그렇게 되지 못한 결과 아닌가. 이렇게 되면 우리도 결국 시대로부터 외면당한 유럽 교회를 따라갈지 모른다”고 했다.

끝으로 “다시 생각해 보자. 우리가 복음을 잘못 전하지는 않았는지, 아니면 견리망의처럼 우리만의 교회를 이루었던 것은 아닌지”라며 “우리 모두 다시 일어나 바른 복음을 전할 뿐만 아니라 교회다운 모습을 보여주자”고 밝혔다.

또 “교회는 진리 때문에 박해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우리의 행실 때문에 비난을 받아서는 안 된다. 다시 ‘선샤인 처치, 허들링 처치’로 돌아가자”며 “젊은이들에게 교회다운 모습을 보여주자. 차갑게 얼어붙은 사람들의 마음에 햇살을 비추고 허들링을 하자. 우리만의 교회가 아닌 소통과 공감, 사랑과 섬김의 교회를 이루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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