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웨스트버지니아 주의회, 학교·도서관 ‘음란물’ 전시 처벌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위 사진은 본 기사 내용과 직접적 연관이 없음).    ⓒpexels.com

▲(위 사진은 본 기사 내용과 직접적 연관이 없음). ⓒpexels.com

미국 웨스트버지니아 주의회는 학교, 공공도서관, 박물관 등이 미성년자들을 상대로 음란물을 전시하거나 배포할 경우 형사 처벌하는 법안을 고려 중이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주의회는 하원법안 4654(HB 4654)에서 미성년자들을 상대로 ‘음란물’을 전시하거나 배포하는 것으로 드러난 학교, 공공 도서관 및 박물관에 대해 형사적 처벌을 면제하는 법 조항을 개정하기 위해 나섰다. 이 조항은 성적으로 노골적인 콘텐츠 또는 특정 신체 기능을 특징으로 하거나 설명하는 콘텐츠를 음란물로 간주하고 있다.

이달 초 제출된 개정안은 현재 하원 법사위원회에 회부된 상태며, 지난달 31일(이하 현지시각) 청문회가 열렸다.

개정안 지지자들은 청문회에서 ‘그것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 십대를 위한 섹스, 관계성, 인간 존재 가이드’(Let's Talk About It) 등과 같은 책의 일부 내용을 소리내서 읽고, 여러 학교와 도서관에 게시된 외설 자료 등을 언급했다. 젊은 성인 독자들을 대상으로 한 그래픽 소설에는 섹스와 성적 취향에 대한 세부 정보가 들어 있었다.

더뉴스(The News)와 센티넬(Sentinel)에 따르면, 우드 카운티 학교 관계자는 문제가 제기된 후 2023년 1월 해당 책을 도서관에서 없앴다. 청문회가 진행되는 동안 책의 사본을 들고 있던 우드 카운티 주민 제시카 롤리(Jessica Rowley)는 “이 책은 파커스버그 사우스 고등학교 교장이 도서관에 보관 중이었다”면서, 주 공무원들에게 “자녀가 이러한 유형의 서적을 읽기를 원하는지” 묻기도 했다.

파커스버그에 있는 캠든 애비뉴 교회의 다니엘 커리(Daniel Curry) 목사는 “어른들은 어린이를 보호해야 할 하나님이 주신 책임을 갖고 있다”면서 “도서관에서 음란물을 보관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했다.

웨스트버지니아도서관협회의 다양한 대표자들과 주 전역의 도서관 관계자들도 청문회에 참석했다. 이들은 개정안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주로 냈다.

‘파커스 버그 & 우드 카운티’(Parkersburg & Wood County) 공공도서관 관장인 브라이언 라이츠(Brian Raitz)는 “부모가 자녀가 읽는 내용을 모니터링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라이츠는 “우리는 여러분들의 자유, 즉 독서의 자유를 보호한다. 우리가 문지기가 돼서는 안 된다고 믿는다. 우리 지역사회를 가장 잘 섬기고 아이들을 보호하는 데 있어 부모가 그렇게 할 수 있는 최고의 능력을 갖고 있다고 믿는다. 우리 도서관의 정책은 이를 반영한다”고 했다.

‘페어니스웨스트버지니아’(Fairness West Virginia)의 앤드류 슈나이더(Andrew Schneider) 전무이사는 “HB 4654와 같은 법안은 성소수자 이슈와 관련된 도서 및 기타 자료에 대한 접근을 차단한다”며 “우리 삶에 관한 이야기와 책은 외설적이지 않다. HB 4654의 어떤 것도 이를 바꾸지 않는다. 분명히 하자면, 이것은 나쁜 법안”이라고 했다.

전국의 학부모들은 “자녀가 학교에서 어떤 콘텐츠에 노출돼야 하는지 결정할 권리가 학부모에게 있다”는 입장이다.

지난 6월, 메릴랜드 몽고메리 카운티 공립학교가 모든 학생들에게 성소수자 수업을 포함한 모든 수업에 참여하도록 요구하자, 종교를 초월한 학부모들이 이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자녀가 성소수자 수업과 책에 노출되지 않도록 면제받을 수 있는 권리를 요구했다.

미국도서관협회는 2022년 9월 ‘금지 도서 주간’을 앞두고 학교 도서관에서 도서를 금지하거나 제한하려는 노력이 늘고 있음을 보여 주는 데이터를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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