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을 아는 것과 살아내는 것 사이, 간극 줄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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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찬북뉴스 서평] 복음과 똑같은 무게가 되도록 살라

복음대로 삶
싱클레어 B. 퍼거슨 | 구지원 역 | 생명의말씀사 | 120쪽 | 11,000원

이 책은 ‘복음대로 삶’ 시리즈 첫 번째 책이다. 시리즈 기획자인 마이클 리브스는 복음과 복음에 합당한 삶이 심한 간극을 보이는 작금의 사태를 경계하며 “복음대로 사는 삶은 오늘날의 교회에 가장 중요한 필수 요건이다. 이 온전함은 복음에 우리의 머리와 가슴과 삶을 완전히 일치시키는 것으로, 도덕이나 정통 교리보다 더 필요하다(11쪽)”고 시리즈 서문에서 그 취지를 밝혔다.

빌립보서 1장 27절-2장 3절에서 네 가지 ‘복음대로 삶’의 특징을 찾았는데, 첫째로는 ‘합당함’이고 퍼거슨을 통해 <복음대로 삶(원제 Worthy)>이라는 제목으로 다뤘다. 둘째는 연합, 셋째와 넷째는 각각 용기와 겸손이다. 그중 첫 번째 책과 마지막 책이 2023년 12월 생명의말씀사를 통해 번역 출간됐다. 리브스는 이 시리즈를 통해 독자가 “복음에 합당하게, 연합하여, 용기 있고, 겸손하게 살아가라(12쪽)”고 요청한다.

싱클레어 퍼거슨은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잘 알려진 성경학자(교수), 목사, 저술가가 됐다. 스코틀랜드 출신 개혁주의 신학자로서 그는 교회사와 철학, 성경과 교리에 능숙하며, 다루는 모든 주제에 관하여 신선하고 재치 있으면서도 성경의 가르침에 충실하고 독자에게 분명히 전달되는 방식으로 말하고 쓸 줄 아는 사람이다.

비교적 최근에 나온 <우리가 교회다>는 코로나를 겪으며 교회의 정체성을 상실해 가는 이들에게 참으로 적실하고 유익한 책이었다(생명의말씀사, 2021). 이 책 <복음대로 삶> 또한 헬라어 기본 문법으로 분류해 복음 교리를 신선하게 제공하고, 성경의 많은 사례와 그리스도의 본, 복음의 핵심 가치를 깊이 있게 다루면서, 저자의 탁월한 실력이 잘 드러나는 책이라 생각한다.

“복음에 합당하게 생활하라”는 빌립보서 1장 27절 명령에서 ‘합당하게’에 해당하는 주제를 다룬 책이 바로 퍼거슨이 쓴 <복음대로 삶>이다. NASB 영어 성경에서는 이것을 “in a manner worthy of the gospel”이라고 번역했다. 그래서 이 책의 원제가 ‘Worthy’이다.

우리 삶이 복음의 가치에 상응해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복음이 고귀하고 아름답고 영광스러운 만큼 우리 행실이 고귀하고 아름답고 영광스러워야 한다는 말이다. 때문에 먼저는 복음이 얼마나 가치 있는 것인지 밝혀야 하고, 퍼거슨은 2장에서 몇 가지 헬라어 기초 문법을 통해 신선하고 분명하게 다룬다.

그에 앞서 복음에 합당한 삶을 살아야 한다는 명령이 완전히 무시되고 있는 현실을 비판하는데, 어떤 사람은 복음에 합당한 삶에 관한 개념을 신앙생활 내내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을 정도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것은 명백한 성경의 가르침이자 직접적인 명령이다. ‘악시오스(합당하게)’ 살아간다는 것은 복음과 일치하고 어울리고 복음과 ‘똑같은 무게가 되도록’ 살라는 중차대한 요구다.

▲ⓒ픽사베이

▲ⓒ픽사베이

어떤 사람은 복음의 가치를 잘 몰라서 이 명령의 무게를 모르는 것 같다. 그래서 대부분의 신약 서신서는 복음대로 삶을 가르치기 전에 항상 복음을 다시 선포했다. 퍼거슨도 같은 방식을 취했다.

복음은 직설법이고 복음에 합당한 삶은 명령법이다. 복음의 직설법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하여 하신 복음의 사역을 제시하고, 복음의 명령법은 그에 대한 우리의 마땅한 반응을 요구한다. 순서는 항상 이렇다. 뒤바뀌면 율법주의가 된다.

복음을 가장 잘 설명해 주는 전치사는 ‘안에서(in)’이다. 그리스도 밖에 있던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 들어가게 되었고, 그로 인해 그리스도께 속한 모든 것을 은혜로 누리게 됐다. 복음은 이미 이루어진 사실을 믿고,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것을 소망하며, 현재를 살아가게 한다.

그리고 긍정문(하라)와 부정문(하지 말라)의 균형을 지키며 하나님께 사랑으로 순종하는 삶을 사는 것이다. 이 원칙을 지켜가면서 사는 자는 결코 방종에 빠지지 않는다.

우리를 복음대로 살게 하는 하나님의 도구는 그분의 섭리와 말씀이다. 하나님은 모든 것을 합력하여 우리를 복음의 목적대로 아들의 형상에 이르기까지 빚어가신다. 그리고 하나님은 신령한 젖인 말씀을 공급하셔서 우리가 장성하도록 하신다.

우리는 항상 겸손한 마음으로 하나님 은혜를 구해야 하고, 주신 은혜에 감사하며 순종으로 하나님께 대한 우리의 사랑을 표현해야 한다.

복음은 그리스도인이 단순히 전달해야 할 내용이 아니다. 살아내야 할 과제다. 이것은 사실 은혜로운 사역이다. 하나님께서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에게 행하신 일이고, 계속해서 행하실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복음대로 삶’은 신자에게 은혜와 축복이 가득한 삶이다. 구원의 목적대로 살아가는 삶이다. 이름만 살아있는 교회, 말로만 그리스도인이라고 하는 기독교인이 얼마나 많은가? 세상은 복음을 들어야 하고 또 복음에 합당한 삶을 봐야 한다.

퍼거슨의 <복음대로 삶>을 통해 독자가 복음을 아는 것과 살아내는 것의 간극을 줄여가는 일을 삶에서 추구해야 할 최우선 가치로 삼게 되기를 바란다.

조정의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
유평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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