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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보석으로 석방된 엘라헤 모함마디(왼쪽)와 닐루파 하메디(오른쪽). ⓒX(구 트위터) 캡쳐
이란에서 ‘히잡 의문사’ 사건을 보도한 혐의로 체포된 여성 기자들이 석방 당일 히잡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불과 하루 만에 다시 기소됐다.

영국 가디언지에 따르면, 이란 사법부는 15일(이하 현지시각) “두 명의 여성 용의자가 임시 석방된 후 히잡을 착용하지 않은 사진이 소셜미디어에 퍼졌다”며 수사에 착수했다.

용의자로 지목된 닐루파 하메디와 엘라헤 모함마디는, 지난 2022년 9월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된 후 의문사한 ‘마흐사 아미니’사건을 최초 보도한 여성 기자들이다.

하메디는 개혁 성향 일간지 샤르그 소속 기자로, 아미니가 뇌사 상태에 빠져 병원에 있는 모습을 처음 보도했다. 이 사건과 보도 이후 이란 내에서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일어났다. 

당국은 이를 보도한 언론인들을 “서방과 협력해 국가 안보를 위협한 혐의”로 체포했고, 하메디와 모하마디는 각각 징역 13년과 12년을 받았다. 현재까지 이란에서는 2022년 히잡 시위가 시작된 후 최소 79명의 언론인이 구금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들은 항소를 거쳐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을 수 있게 됐고, 구속된 지 17개월 만인 지난 14일 임시 석방됐다. 이들은 100억 토만(약 2억 5000만 원)의 보석금을 지불했으며, 출국은 금지된 상태다.

그러나 검찰은 이들을 석방 하루 만에 다시 기소했다. 이들이 구치소에서 나와 히잡을 쓰지 않은 채로 가족과 재회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공식 보도 사진에서 히잡과 모자를 착용하고 있으나, 이들의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모자를 벗은 사진 등이 문제가 됐다.

이란 정부는 마흐사 아미니 사건 이후 히잡 규제 강화를 본격화했다. 거리에 감시 카메라를 설치하고 히잡 미착용 고객을 받는 가게에 영업 정지 처분을 내리는 등 단속을 강화했다. 이란 의회는 마흐사 아미니 사망 1주기인 지난해 9월, 히잡 미착용 시 최대 10년 징역형을 선고하는 법안을 채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