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은진
▲송은진 목사는 책에서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하나님은 보이는 말씀을 주셨다. 그 말씀은 우리에게 주시는 메시지”라며 “그 말씀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일이 묵상이다. 묵상은 하나님을 생각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묵상은 그 말씀을 붙잡아 내 속에 심기 위한 반복 된 웅얼거림이다. 그 웅얼거림이 하나님 임재 안에 머물게 한다. 묵상은 하나님이 그토록 원하시는 사랑 행위이다. 묵상은 지식을 쌓기 위한 어떤 행위가 아니다. 묵상은 하나님 말씀을 분석하기 위한 도구가 아니다. 오히려 묵상은 하나님 말씀으로만 살고픈 ‘온몸 행위’이다.”

부르심을 받고 신학대에 진학, 신대원 2학년 때부터 이곳저곳에서 다양하게 사역하다 M.Div 4학차에 2015년 다섯 가정과 교회를 개척했다. 의정부 세우는교회 송은진 목사 이야기다.

‘사람은 어떻게 변화되는가?’를 고민하던 한 목회자가 그 해답을 찾은 곳이 ‘묵상’이었다. 이후 묵상을 중심으로 토론하고, 독서하며, 글쓰기 하는 교회로 날마다 새로워지고, 성도들은 더욱 깊이 하나님을 알아가고 있다. 송 목사가 그동안 겪고 깨달은 말씀 묵상의 길, 그리고 처음 묵상하는 이들을 위한 ‘루틴 잡기’까지 한 권의 책에 담아냈다.

다음은 “기독교에서 성경 묵상은 자신을 비워내는 조용한 시간이 아니다. 오히려 하루종일 입으로 하나님 말씀을 중얼거리는 일, 곧 ‘되새김질하는 일’이다. 하나님 말씀을 묵상하는 일은 오히려 조용한 시간이 아니다. 부산스러울 정도로 계속되는 중얼거림, 되새김질을 위한 읊조리는 시간”이라고 강조하는 송은진 목사의 묵상 소개.

성도들 어떻게 변화시킬까 고민
성경 통독 시작 후 묵상 이어져
살아내는 노력 병행, 변화 시작
암송하면 잡념 사라지고 자신감

-책을 쓰신 동기는.

“교회에서 끊임없이 하던 일이 묵상이었습니다. 목회하면서, 성도들을 어떻게 변화시켜야 하는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하나님의 사람으로 키워내야 하는데, 봉사하고 헌신한다고 사람이 변하진 않더라고요.

그럼 어떻게 변화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성경 통독을 시작했고, 묵상으로 넘어가게 됐습니다. 물론 묵상만 한다 해서 변화되는 것은 아닙니다. 묵상을 살아내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청년들 중심으로 독서모임을 병행했습니다. 인지가 깨지고 마음이 하나님 앞에 나아가다 보니. 청년들부터 변화가 시작됐습니다.”

-교회에서 어떻게 묵상을 진행하시나요.

“성서유니온 매일성경 교재로 시작했습니다. 두세 구절을 암송하고, 주일 오후에 암송·묵상했던 말씀을 삶으로 나누는 소그룹을 진행합니다. 매일성경 본문을 따라가지만, 암송할 구절을 별도로 선택했습니다. 외우지 않으면,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외우다 보면 다른 생각 하지 않고 집중하게 됩니다.

암송이 쉽지많은 않습니다. 토씨 하나 안 틀리려 하다 보면, 잡념이 사라집니다. 세상 소리에 귀 기울이지도 않게 됩니다. 묵상한 말씀대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까지 연결되기에, 암송에 힘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힘들 것 같지만, 마음이 있으면 외워집니다. 외울수록 머리가 좋아지는 것 같아요(웃음).

처음에는 힘들지만, 몇 구절 외우면 나 자신을 인정하게 되고 자신감도 붙습니다. 조금 긴 구절도 외우게 됩니다. 시편 23편 말씀을 다 알고 있는 것 같지만, 막상 외우기 시작하면 그렇지 않아요. 처음에는 이렇게까지 해야 하냐고 하시지만, 익숙해지면 조금 더디더라도 잘 따라오십니다.”

-성도들 반응은 어떤가요.

“묵상이든 암송이든, 하면 할수록 말씀을 제대로 모르고 떠들기만 했다는 고백이 나옵니다. 내가 알고 이해했던 그 말씀이 아니었음을 알게 됩니다. 가볍기만 한 내용이 아님도 알게 되면서, 겸손해지고 겸허해집니다.

저는 암송을 하면서, 하나님 앞에 은혜를 받고 살아간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힘들고 벅차고 포기하고 싶지만 이거라도 하지 않으면 은혜받은 자로 살아내기 힘들다는 생각으로 붙들었는데, 삶의 자양분이 되고 있습니다.

개척 목회가 쉽지만은 않습니다. 코로나19도 있었고 이런저런 일 겹칠 때마다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주신 말씀을 되뇌이게 됩니다. 그러면서 ‘한 번만 더 일어나 보자 걸어보자’ 하게 됩니다.”

묵상, 그 위대한 발걸음을 당신이 시작하셨습니다
▲묵상, 그 위대한 발걸음을 당신이 시작하셨습니다 송은진 | 글과길 | 239쪽 | 15,000원

-책 출간 이후 반응은 또 어떤가요.

“아직은 얼떨떨해요(웃음). 내가 한 게 아니라 하나님이 하셨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김도인 목사님이 ‘묵상에 대해 써보자’고 권하신 후 3개월 만에 나온 책입니다. 지난 여름 내내 땀띠가 날 때까지 고민하면서 썼습니다.

그러면서 묵상에 대해 스스로 정립하는 기회가 됐습니다. 묵상도 결국 하나님과 친밀해지는 도구 아닐까요. 하나님과 좀 더 친밀해지기 위해 무언가를 내놓을 수 있어 감격스럽습니다.”

말씀 묵상, 하나님 알아가는 과정
삶 나눔 부담 느끼면 일대일 만남
누구나 할 수 있는 루틴 7주 시작
독서, 청년들 문맥적 사고력 위해

-교회에서 소그룹 묵상 나눔을 어떻게 하시나요.

“묵상은 하나님을 알아가는 과정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본문 개요부터 시작합니다. 올해 매일성경 본문인 신명기를 예로 들면, 개요를 풀고 그 안에서 각 구절을 살핍니다. 한 구절만 읽으면 자의적으로 해석할 수도 있기에, 단락의 테두리 안에서 보도록 훈련시키고 있습니다.

이후 소그룹 모임에서 느끼고 묵상하며 배운 점들을 나누면서 피드백을 해드립니다. A는 잘 하고 있고, B는 너무 개인적 감정이 많이 들어갔고 하는 식으로 정리해 드립니다.

소그룹에서 자신의 삶을 드러내는 부분을 부담스러워하는 분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저와 일대일로 나눕니다. 그렇게 서서히 녹여야 합니다. 밥도 사주면서 친해지는 과정이 필요하겠죠.

마음을 열지 않는 분이 있다면, 제 마음을 먼저 보여드립니다. 그러다 보면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을까요? 어느 순간 그 분도 마음을 여는 날이 올 것입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어떻게 모든 것을 다 오픈할 수 있겠습니까. 하지만 고민하고 아파하는 부분들은 어느 정도 공유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묵상도 일종의 습관이 돼야 할 텐데요. 새해를 맞아 묵상이나 큐티를 다시 시작하려는 분들께 조언이 있다면.

“습관이 되려면 삶 속에 루틴으로 자리잡아야 합니다. 저희는 먼저 7주 과정을 진행합니다. 장년이든 청년이든 누구나 할 수 있는 루틴을 만들어서 훈련을 시켰습니다. 매일 비대면으로 함께 아침예배를 드리고 하루를 시작합니다.

아침 시간이 안 되면, 저녁에 시간 날 때 보도록 합니다. 아침이든 저녁이든, 매일 정확한 시간에 하는 훈련이 중요합니다. 새벽까지 아르바이트를 하고 수면 후 오후 2시에 시작하시는 경우도 있고, 저녁에 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시간에 그 자리에 있는 것’입니다. 성경을 딱 펴고 앉아있어야 합니다. 7주는 몸에 익히는 기간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송은진
▲카페에서 청년들 독서 모임 후.
새해에 다시 묵상이나 큐티를 시작하려는 분들께는 ‘교재를 (1년치가 아니라) 매달 구입하라’고 조언합니다. 매달 월말이 되기 전 직접 서점에 가서 사 오는 시간을 만들면 좋습니다.

온라인 서점도 있지만, 지금 세상에 얼마나 수많은 책들이 나오고 있는지, 아무리 책을 안 읽는 시대라도 수없는 사람들이 책을 내고 읽고 있는지 볼 필요가 있어요. 기독교 코너만 가지 말고, 서점 전체를 둘러보시라고 권합니다. 그러면 한 대 맞은 것 같은 기분이 드실 것입니다.

일반 코너도 봐야 하는 이유는, 우리가 ‘세상의 소금과 빛’이 돼야 하기 때문입니다. 세상을 모르고서, 어떻게 세상의 소금과 빛이 되겠습니까. 저는 자기계발 코너에 먼저 갑니다. 자기계발서가 뻔한 소리고 하지만, 한 번이라도 실천해 본 적이 있나요?

꼭 사지 않고 책을 펴보기만 해도 도전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 아는 소리로만 여기지 마시고, 호기심을 갖고 한 번 들여다보면 좋겠습니다. 크리스천들도 살다 보면 은근히 타성에 젖기 쉽습니다. 자기계발 코너 다음에는 인문학 코너를 갑니다.”

-독서토론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2018년부터 청년들 위주로 시작했습니다. 청년들이 맥락적·문맥적 사고가 잘 안 됩니다. 저희 교회 청년들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지식이 아직 부족해서 그럴 수도 있지만, 설교 말씀을 전하면 잘못 짚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물론 전하는 사람의 문제일 수도 있기에 더더욱 독서 모임이 필요했습니다.

쉬운 책, 재미있는 책부터 시작했고, <데미안>도 읽고, 단테의 <신곡>까지 일반 서적들도 읽었습니다. 가장 힘들었던 책은 <실낙원>입니다. 분량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1주일에 한 권씩 읽고, 생각을 정리해 A4 1장에 글을 써서 제출해야 합니다.

청년들이 이제 글을 잘 씁니다. 감상문이든 서평이든 일기든 자기 생각을 써서 보내면, 그 내용을 놓고 함께 토론합니다.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어디인지, 읽으면서 어떤 생각을 했는지, 내 삶에 적용할 부분은 어디인지 함께 이야기합니다. 5명씩 두 그룹이 거의 2시간씩 토론합니다.

글쓰기 향상 효과도 있지만, 독서 이후 청년들이 학교든 직장이든 다 그곳의 리더가 되는 것을 봤습니다. 책 읽기가 그들을 그렇게 만들었어요. 논리적으로 말하게 되니, 사람들이 많이 집중하는 것을 느꼈습니다. 청년들이 책을 읽으라고 주위에 이야기하고, 주변에서 ‘너희 교회 가보고 싶다’고 오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청년들 많은 변화, 헌금도 스스로
하나님 숨거나 멀리 계시지 않아
내가 세상 속으로 숨어 버리는 것
묵상, 하나님과의 ‘연결고리’ 생겨

-독서 모임 효과가 크네요.

“독서가 물론 쉬운 과정은 아닙니다. 책은 시간이 있어야 읽는 줄 알기 때문입니다. 많은 분들이 바쁘다고 하는데, 사실 짬 나는 시간이 꽤 있습니다. 그럴 때 대부분 유튜브 보고, 게임 하고, 웹툰 보고 있지 않나요? 저는 청년들에게 지하철에서 졸지 말고 책 읽으라고 합니다.

청년들의 사고가 좀 열리니, 한 사건을 입체적으로 보는 눈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책 읽기가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책 읽기가 안 되면, 결국 성경도 마음대로 읽게 됩니다. 기본이 잘 잡히면, 말씀을 전하거나 묵상할 때 성경의 기둥들을 생각하면서 보는 눈이 열립니다.

운동을 좋아하면 힘들지만 힘든 줄도 모르고 계속 하듯, 독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읽을 수 없는 책을 애써 한 권 읽었다면, 다른 책을 또 읽게 됩니다. 그러면 삶이 유익해지고 즐거워집니다. 저는 1주일에 한 3권쯤 읽습니다.

청년들은 지금도 변화되는 과정에 있습니다. 저희 청년들은 헌금도 잘합니다. 언급한 적도 강요한 적도 없지만, 묵상이 결국 하나님을 알아가는 일이다 보니, 하나님을 스스로 경험하게 되면서 없는 형편에도 헌금을 하는 것입니다. 금액을 이야기하는 건 아닙니다. 대부분 십일조도 합니다.”

송은진
▲송은진 목사가 교회 오후 예배 삶 나눔 전 설명하는 모습.
-책을 내신 후 묵상은 어떠신지요.

“책을 쓰고 나니 더 겁이 나기도 합니다. 허튼 짓을 했나 싶기도 하고, 조심스럽습니다. 책이 나온 후 성경을 더 꼼꼼하게 읽으려고 합니다. 이제 허투루 말할 수가 없게 됐으니까요(웃음).

그리고 매일 꾸준히 글을 쓰려 합니다. 영성 일기처럼, 하나님과 나와의 관계를 글에 담는 것입니다. 누군가와 친해지려면 시간을 투자해야 하듯, 하나님과 친해지려면 시간을 투자해야죠. 친해지려면 밥도 먹고 약속을 잡고 만나기도 해야 하듯, 하나님과 친해지려면 시간을 들이고 정성을 들여야겠죠. 묵상은 하나님 생각을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숨어 계시지도 않고, 그렇다고 멀리 계시지도 않습니다. 내가 세상 속으로 숨어 버리는 것입니다. 그런데 묵상을 하면 하나님과의 ‘연결고리’가 생깁니다. 말씀을 암송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묵상 내용을 글로 쓸 때도, 묵상할 때도 연결고리가 생기면서 점차 하나님께로 가까이 다가가는 것입니다.”

-이 책을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요. 끝으로 독자 분들께 한 말씀 하신다면.

“7주 과정을 루틴으로 삼아서 열심히 따라 주셨으면 합니다. 한 분이라도 하나님과 친해질 수 있다면, 이 책의 생명이 잘 연장될 것입니다. 마음 같아선 묵상에 대한 책을 몇 권 더 내고 싶습니다.

부족한 책을 읽어주시는 것만 해도 감사하고 영광스럽습니다. 책을 읽으시면서 하나님을 한 번이라도 생각해 주신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습니다. 누군가가 이 책을 통해 하나님과 조금이라도 가까워질 수 있다면 너무 좋겠습니다.

끝으로 책을 낼 수 있도록 애쓴 저를 토닥여주고 싶습니다. 도와주신 김도인 목사님께도, 응원해 주신 모든 분들께도 너무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