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 아르메니아인 기독교 공동체, 무장 폭도 공격받아

뉴욕=김유진 기자     |  

▲예루살렘 기독교 성지에 있는 성묘교회(Church of the Holy Sepulchre).   ⓒGerd Eichmann/ Wikipedia

▲예루살렘 기독교 성지에 있는 성묘교회(Church of the Holy Sepulchre). ⓒGerd Eichmann/ Wikipedia
지난주 예루살렘의 아르메니아인 지구에 무장 폭도들이 침입, 성직자를 비롯한 기독교 공동체 주민들을 공격했다고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가 보도했다.

예루살렘 총대주교청에 따르면, 2023년 12월 28일 아르메니아 지구 내의 논란이 되는 토지 거래 장소에서 공격이 발생했다. 현장에는 30명 이상의 폭력 시위대가 스키 마스크를 쓴 채 무기를 들고 나타나, 성직자와 아르메니아 기독교 주민들을 공격했다.

‘소의 정원(Cow's Garden)’으로 알려진 이 부지는 수백 년 된 아르메니아 기독교 공동체와 이 토지에 호텔 건설을 계획 중인 호주계 이스라엘인 투자자 간의 분쟁이 있었던 지역이다.

총대주교청은 “폭도들이 강력한 신경 작용제를 사용해 성직자 수십 명을 행동 불능 상태로 만들고 소의 정원 부지에 침입해 악의적인 공격을 시작했다”며 “대규모의 조직된 공격”이라고 밝혔다.

총대주교청은 성명에서 여러 명의 성직자, 아르메니아 신학 아카데미 학생들, 현지 아르메니아인들이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고 덧붙였다.

총대주교청은 부지와 관련된 부동산 개발업자 대니 로스만(Danny Rothman)이 법적 절차에 대한 대응으로 공격을 주도했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11월에 발표된 토지 매매 거래는 예루살렘의 총대주교들과 교회 수장들의 비판을 받았으며, 성지에서 기독교인의 존재를 약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를 받았다.

성명은 “이것은 소의 정원에 대해 예루살렘 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결과로 당한 범죄적인 대응”이라며 “호주계 이스라엘인 사업가 대니 로스만(루벤스타인)과 조지 워워(하다드)가 법적 절차에 반응하는 방식”이라고 했다.

이어 “아르메니아 총대주교청의 존속 위협은 이제 실제적인 현실이 됐다”며 “주교, 사제, 부제, 신학생 및 현지 아르메니아인들은 현장에서 자신들의 목숨을 위해 싸우고 있다”고 호소했다.

경찰은 예루살렘포스트(JP)에 이번 사건에 무슬림 남성들이 연루됐으며, 양측 모두 체포됐지만 공식적으로 기소된 사람은 없다고 밝혔다.

플뢰르 하산 나훔 부시장은 JP와의 인터뷰에서 “예루살렘의 구시가지에서 일부 아랍계 무슬림 남성과 아르메니아인 공동체 남성들이 다툼을 벌이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며 “경찰이 즉각 출동해 당사자들을 분리시켰고, 양측 모두 체포됐다”고 말했다.

그는 “예루살렘시는 종교적 동기가 있든 없든, 어떠한 범죄 행위도 용납하지 않겠다. 경찰은 책임자를 기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셜미디어에 공유된 영상에는 검은 옷을 입은 폭도들이 현지 아르메니아인들에게 돌을 던지며 사람들을 폭행하는 장면이 담겨 있다.

총대주청은 국제사회의 지도자들과 언론에 “아르메니아인 지구를 현지에서 이름 모를 단체에 의해 지원받는 폭력적인 종말로부터 구해 달라”고 촉구했다.

예루살렘의 아르메니아 교회 총대주교는 2021년 7월에 계약을 체결했지만, 이 사실은 2023년 초에 측량사가 나타나면서 지역 주민들에게 알려졌다. 총대주교는 자신이 속았다고 주장하며 계약을 취소하기 위해 법적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이와 관련된 한 성직자는 지난 5월에 성직을 박탈당했다.

총대주교청은 성명에서 “개발자들이 선동 전술을 배치하기 위해 사용하고 있는 도발은 이 지역의 아르메니아인들을 제거하고, 성지에서 기독교인의 존재를 약화시키고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전했다.

세계교회협의회(WCC)도 성명을 통해 이번 공격을 “폭력의 고조이며, 아르메니아 구역의 권리와 존엄에 대한 심각한 침해”라고 비판했다.

WCC 사무총장 제리 필레이(Jerry Pillay) 목사는 “예루살렘과 팔레스타인 영토를 정의하는 다양한 문화적·종교적 양태를 보존하면서 모든 사람들의 권리를 옹호하고 강제 이주를 막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WCC는 예루살렘 아르메니아 총대주교청과 변함없이 연대하고 있다. 정의로운 평화와 위협을 받고 있는 공동체의 힘과 회복력을 위해 기도한다”고 밝혔다.

약 1,000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는 아르메니아인 지구는 성 야고보 대성당(St. James' Cathedral)이 자리한 곳이다. 아르메니아는 301년에 기독교를 받아들인 최초의 국가로 여겨져, 예루살렘 기독교 성지에서 아르메니아인들은 동등한 권리를 갖고 있다. 이 지역의 일부 주민들은 20세기 초에 발생한 아르메니아 대량 학살을 피해 도망친 최초의 순례자나 난민들의 후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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