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섭 칼럼] 기독교의 구원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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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섭 목사. ⓒ크투 DB

▲이경섭 목사. ⓒ크투 DB

◈형벌을 담당시킴

‘구원받았다’는 말의 성경적 의미는 ‘자기 죄책을 자기가 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이 독특한 기독교의 구원관은 여타 종교의 구원관과 차별화시킨다. ‘세상의 법’이나 ‘종교’는 대개 다 ‘자기 죄는 자기가 받는다’는 ‘자작자수(自作自受)원리’에 근접해 있다.

그것은 ‘무죄자’에겐 ‘공의(公義)’일수 있으나 ‘죄인’에겐 ‘저주’이다. 죄인이‘율법에 의거’해 자기 죄대로 심판을 받는다면 그는 저주에 빠트려질 것 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음은 ‘자작자수 원리’에 의거한 ‘율법의 저주(신 24:16)’를 말한 구절들이다.

“그러므로 율법의 행위로 그의 앞에 의롭다 하심을 얻을 육체가 없나니 율법으로는 죄를 깨달음이니라(롬 3:20)”, “무릇 율법 행위에 속한 자들은 저주 아래 있나니 기록된바 누구든지 율법 책에 기록된대로 온갖 일을 항상 행하지 아니하는 자는 저주 아래 있는 자라 하였음이라(갈 3:10).”

그리스도인이 심판을 받지 않는 것은 그에게 죄가 없어서가 아니라 ‘그의 죄책(罪責)을 그리스도가 담당해 주심으로 자신이 죄책을 지지 않은’ 때문이다. 반면에 ‘죄인이 지옥에 가는 것’은 ‘지옥에 갈 만큼의 엄청난 죄를 범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죄책을 자기가 진’ 때문이다.

따라서 ‘하나님이 우리를 구원하셨다’는 말은 ‘우리의 죄책을 그리스도께 담당시키셨다’는 뜻이다. 성경이 ‘구원하다’를 ‘누구에게 형벌을 대신 담당시키다’와 동일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나의 의로운 종이 자기 지식으로 ‘많은 사람을 의롭게 하며’ 또 ‘그들의 죄악을 친히 담당’하리라… 그가 자기 영혼을 버려 사망에 이르게 하며 범죄자 중 하나로 헤아림을 입었음이라 그러나 실상은 그가 ‘많은 사람의 죄를 지며’ 범죄자를 위하여 기도하였느니라 하시니라(사 53:11-12).”

“친히 나무에 달려 그 몸으로 ‘우리 죄를 담당’하셨으니 이는 우리로 죄에 대하여 죽고 ‘의에 대하여 살게’ 하려 하심이라 ‘저가 채찍에 맞음으로 너희는 나음’을 얻었나니(벧전 2:24)”. “이와 같이 그리스도도 많은 사람의 ‘죄를 담당’하시려고 단번에 드리신바 되셨고(히 9:28)”.

하나님이 ‘우리 죄를 용서해 주신 기반’ 역시 ‘당신이 우리의 죄 값 사망(롬 6:23)을 대신 지불하심’이다. 그리스도가 우리 죄를 담당하지 않으셨다면 우리에 대한 죄의 용서도 없다.

간음 중에 붙잡힌 여자에게 예수님이 “나도 너를 정죄하지 아니하노니(요 8:11)”라며, 그를 용서해 주신 것은 장차 자기가 그의 죄벌(罪罰)을 십자가에서 담당하실 것을 기반으로 하신 것이다. 따라서 우리에게 있어 ‘구원 얻는 믿음’이란 ‘우리의 죄와 형벌을 담당하신 그리스도를 믿는 것’ 혹은, ‘그리스도의 죽음을 자기의 죽음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반대로 ‘구원받지 못하는 사람’은 (지옥 갈 만한 엄청난 죄를 지은 사람이 아닌), ‘그리스도를 구속자(Redeemer, 救贖者)로 믿지 않고 ‘자기 죄를 자기가 담당하는 사람’이다. 만일 죄인이 그의 죄책을 자기가 진다면 ‘단 한 호리(a slightest amount, 毫釐)의 죄’만 있어도 그것이 그를 지옥에 빠트린다.

◈형벌에서 건져냄

기독교의 ‘구원’은 ‘기왕에 그가 생득적(生得的)으로 받아 나온 심판에서 건짐을 받는 것’이다. 그리고 ‘심판’은 기왕에 하나님이 그의 위에 임한 심판을 걷어내지 않고 그냥 내버려 둠이다.

더 풀어서 말하면, 그것은 ‘어떤 특별한 죄를 범한 특정한 자’에게 비로소 부과되는 형벌이 아닌, 이미 그의 ‘생득적인 원죄(原罪)’와 ‘일생 지은 자범죄(自犯罪)’에 ‘부과된 형벌(penalty)’에서 그를 건져내지 않고 그냥 내버려 두는 것을 뜻한다.

성경은 이런 ‘심판에서의 건짐’과 ‘버려둠(遺棄, 유기)’을 ‘구원’과 ‘심판’이라 명명했다. 비유컨대, ‘구원’은 ‘심판의 홍수에 떠내려가는 자를 건져내는 것’이고 ‘유기’는 ‘심판의 홍수에 떠내려가는 자를 그대로 내버려두는 것’이다. 다음 구절들은 그러한 ‘구원’과 ‘심판’의미를 비교적 잘 살려낸 표현들이다.

“그때에 두 사람이 밭에 있으매 하나는 ‘데려감’을 당하고 하나는 ‘버려둠’을 당할 것이요 두 여자가 매를 갈고 있으매 하나는 ‘데려감’을 당하고 하나는 ‘버려둠’을 당할 것이니라(마 24:40-41).”

“또한 저희가 마음에 하나님 두기를 싫어하매 하나님께서 저희를 그 ‘상실한 마음대로 내어 버려두사’ 합당치 못한 일을 하게 하셨으니(롬 1:24)”. “주께서 경건한 자는 ‘시험에서 건지시고’ 불의한 자는 ‘형벌 아래 두어’ 심판날까지 지키시며(벧후 2:9).”

이러한 ‘건져냄’과 ‘유기’교리 역시 ‘기독교의 구원관’을 여타 종교의 구원론과 차별화시킨다. 그리고 이런 ‘수동적(受動的) 구원’개념은 ‘죄인은 스스로가 자기 구원에 관여할 수 없으며 오직 하나님에 의해 주도 된다’는 것을 시사한다.

◈하나님의 사랑을 입음

‘구원’과 ‘심판’은 ‘하나님의 사랑을 입었느냐 입지 못했느냐’에 의해 갈려진다. 실제로 성경은 ‘구원’을 ‘하나님의 사랑을 입은 결과’로, ‘심판(유기)’를 ‘하나님의 미움을 받은 결과’로 말씀했다. 사도 요한은 ‘하나님의 사랑의 결과’로 ‘멸망(심판)에서 영생(구원)으로 옮겼다’고 말했다.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저를 믿는 자마다 ‘멸망치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니라(요 3:16)”. “‘하나님의 사랑’이 우리에게 이렇게 나타난바 되었으니 하나님이 자기의 독생자를 세상에 보내심은 저로 말미암아 ‘우리를 살리려’ 하심이니라(요일 4:9).”

사도 유다 역시 ‘구원에의 부르심’을 ‘성부 하나님의 사랑을 입은 것’과 동일시했다. “‘부르심을 입은’ 자 곧 ‘하나님 아버지 안에서 사랑을 얻고’ 예수 그리스도를 위하여 지키심을 입은 자들(유 1:1)”

‘구원’이 ‘하나님의 사랑’에서, ‘심판’이 ‘하나님의 미움’에서 말미암았다는 것을 명료하게 해주신 말씀이 ‘야곱’과 ‘에서’에 대한 하나님의 경륜이다. “내가 야곱은 ‘사랑’하고 에서는 ‘미워’하였다 하심과 같으니라(롬 9:13).” 야곱이 ‘구원’받은 것은 ‘하나님의 사랑’을 받은 결과였고, 에서가 ‘버림’을 받은 것은 ‘하나님의 미움’을 받은 결과라는 뜻이다.

성경이 ‘구원받은 자’와 ‘심판받은 자’를 ‘하나님의 아신 바 된 자’와 ‘하나님이 모르시는 자’로 표현 한 것 역시 ‘하나님의 사랑을 입은 자’와 ‘하나님의 사랑을 입지 못한 자’를 달리 표현한 것이다. 이는 성경이 ‘하나님이 아신다’는 ‘하나님이 사랑하신다’는 말을 동의어로 썼기 때문이다.

“이제는 너희가 하나님을 알뿐더러 ‘하나님의 아신바’ 되었거늘 어찌하여 다시 약하고 천한 초등 학문으로 돌아가서 다시 저희에게 종노릇 하려 하느냐(롬 4:9).”“그때에 내가 저희에게 밝히 말하되 내가 너희를 도무지 ‘알지 못하니’ 불법을 행하는 자들아 내게서 떠나가라 하리라(롬 7:23).”

종합하면, ‘형벌을 담당시킴’‘형벌에서 건져 냄’‘하나님의 사랑을 입음’으로 정의 된 ‘기독교의 구원관’은 ‘죄인은 스스로가 자기 구원에 관여할 수 없는 ‘수동적(受動的) 구원관’임을 전제하고, 나아가 이는 ‘인간의 전적 무능(total Inability)교리’와 ‘제한적 속죄(limited atonement)교리’와 ‘창세전의 하나님의 사랑’에 기반한 ‘예정(predestination) 교리(엡 1:4-6)’의 근간(根幹)을 이룬다.

이경섭 목사(인천반석교회, 개혁신학포럼 학술고문, https://blog.naver.com/PostList.nhn?blogId=byterian ) 저·역서: <이신칭의, 값싼 은혜가 아닙니다(CLC)>, <개혁주의 신학과 신앙(CLC)>, <개혁주의 영성체험(도서출판 예루살렘)>, <현대 칭의론 논쟁(CLC, 공저)>, <개혁주의 교육학(CLC)>, <신학의 역사(CLC)>, <기독교신학 묵상집(CLC, 근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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