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 외교 자문이자 독립운동가
130여 년 전, 구한말 혼란스럽던
한국 문화 세계화 예언한 헐버트

한글 연구한 언어학자, 역사학자
아리랑 채집가, 언론인, 출판인
최초 공립학교 ‘육영공원’ 교사

헐버트
▲호머 헐버트(Homer B. Hulbert, 1863-1949). ⓒ허브넷
2023년 성탄절을 맞아, ‘한국인보다 한국을 더 사랑했던 헐버트 선교사’의 가슴 찡한 삶을 조명한 ‘성탄특집, 헐버트가 전하는 기쁜 소식’이 KBS 1TV 다큐온을 통해 12월 23일(토) 밤 10시 25분에 전국에 방영된다.

130여 년 전 한국을 찾아온 호머 헐버트 선교사는 《사민필지》라는 최초 한글교과서를 펴내면서 한글 애용을 주창한 한글학자였고, 아리랑을 악보로 표기화해 다시 한국에 전했으며, 한국 문화의 우수성을 깨닫고 세계화를 예언하며 양화진에 묻히기까지 한국을 사랑했던 ‘푸른 눈의 한국인’이었다.

미국 명문가에서 태어나 다트머스 대학을 졸업한 전도 유망한 23세 호머 헐버트는 1886년 조선으로 가는 배에 오른다. 조선에서 최초 공립학교 육영공원 영어교사를 모집한다는 소식에 자원한 것.

조선에 온 지 단 4일 만에 한글을 읽기 시작한 그는 조선의 문화와 역사에 대해 공부하며, 당시 우리 땅의 지식인들도 알아보지 못했던 한글의 가치를 먼저 깨닫는다. 그리고 첫 한글 세계지리 교과서 <사민필지>를 집필, 당시 조선 젊은이들이 접할 수 없었던 각국의 위치, 역사, 문화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 세계 시민의 길을 열어준다.

헐버트
▲헐버트의 흔적을 찾는 소강석 목사. ⓒ허브넷
1905년 을사늑약 이후 일본의 본격적 침탈이 시작되자, 선교사 헐버트의 발걸음도 조선의 독립과 평화를 위한 활동에 집중된다. 일제가 조선인들의 땅을 빼앗고 일본인 집단 거주지를 조성하려 하자 노량진에 교회를 세워 땅을 지키고 조선인들을 보호하기도 했다.

단지 교리를 전파하며 교인을 늘리는 선교가 아닌 생존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동참하며 기독교 정신을 전파했다.

헐버트는 뉴욕타임스, 하퍼스 매거진 등 세계적인 언론과 잡지에 수백 편에 달하는 기고문을 올려 한국 문화와 한국인들의 잠재력,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렸다.

헐버트의 모교인 미국 다트머스 대학을 졸업한 미국인 칼 슐츠 씨. 헐버트를 통해 한국을 알게 된 그는 마치 헐버트처럼 한국 중학교 영어교사를 지원해 한국과 한국어를 공부했고, 미국에서 회사원으로 일하는 지금도 헐버트 관련 기록을 발굴하며 헐버트의 여정에 동참하고 있다.

미국 미시간센트럴 대학 호프 메이 교수도 헐버트를 통해 한국 역사에 관심을 갖고 미국 사회에 한국을 알리는 일을 하고 있다. 조선 독립을 위해 노력한 헐버트삶에 깊이 감동, 그가 만들었던 <코리아 리뷰> 잡지를 재창간, 평화와 정의의 역사를 정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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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9년 한국 방문 직전 인터뷰에서 헐버트는 “나는 웨스트민스터사원보다 한국 땅에 묻히기를 원하노라”라고 말했다. 양화진에 묻힌 호머 헐버트 묘비. ⓒ허브넷
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 1949년, 광복절을 맞아 국빈으로 초대받아 내한한 헐버트는 노환으로 타계, 양화진 외국인 선교사 묘지에 묻혔다.

우리 민족 고유의 전통 민요 아리랑이 미국과 캐나다에서 찬송가로 채택돼 불려지고 있다. 헐버트 선교사가 구전으로 떠돌던 아리랑을 서양식 악보 5선보로 정리해 미국에 소개한 이후 세계에 알려졌기 때문이다. 그는 전국적으로 지역마다 다르게 불리던 아리랑 수백 곡을 채집해 ‘조선의 성악’이라는 논문으로 정리했다.

‘조선인들은 즉흥곡의 명수이자
조선인들이 노래하면 워스워드와 같은 시인이 된다.’
-1896년 발표 ‘조선의 성악’ 논문

아리랑 전문가 김연갑 씨는 “헐버트의 악보는 한국 아리랑에 세계적 보편성을 부여한 놀라운 작업이었다”고 평가한다. 미국 애리조나 대학교에 개설된 K-POP 댄스 수업, 이 수업은 헐버트기념사업회 애리조나 지부에서 대학과 협의해 만들었다.

헐버트 기념사업회 애리조나 지부 회원들은 헐버트를 기억하고 헐버트의 이름이 더욱 알려지길 바라며, 미국에서 한국 문화를 육성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2023년 성탄절을 맞는 이때, 헐버트가 살아온 감동의 삶, 학문적 열정, 한국을 향한 뜨거운 사랑이 국경을 넘어, 세계인에게 뜨거운 울림을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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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트머스대학 졸업생 칼 슐츠. ⓒ허브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