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박상은 원장과 ‘생명운동 동역’ 김현철 목사, 고인 추모

김신의 기자  sukim@chtoday.co.kr   |  

‘생명의 소리’ 12월호에서

▲사단법인 프로라이프 소식지 313호 ‘생명의 소리’ 12월호 표지. ⓒ생명의 소리

▲사단법인 프로라이프 소식지 313호 ‘생명의 소리’ 12월호 표지. ⓒ생명의 소리
오랜 기간 故 박상은 원장(전 안양샘병원 미션원장)과 함께 프로라이프활동을 해온 김현철 목사(전 목산교회 담임, 프로라이프 고문)가 사단법인 프로라이프 소식지 313호 ‘생명의 소리’ 12월호에 그와의 추억을 담은 글을 게재했다.

김현철 목사는 “11월 5일 뜻밖의 소식을 들었다. 박상은 선생이 의료봉사하러 베트남에 갔는데 그곳에서 그만 세상을 떠났다는 것”이라며 “현실감 없는 비보였다.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 아직 할 일이 많고, 박상은 선생님을 기다리는 현장이 많은데 이렇게 일찍 가시다니”라고 회상했다.

그는 박상은 원장과 1994년 처음 만났다고 밝혔다. 김 목사는 “한 분이 생명의 소중함을 알리고 낙태를 반대하는 소리를 대사회적으로 낼 필요가 있다면서 제안했다. 기존에 생명운동을 하는 개인이나 단체가 연맹을 맺어 사회 활동을 공식적으로 하자는 것이었다. 이 뜻에 마음을 모은 22개 단체의 대표가 모여 낙태반대운동연합의 결성을 준비했다. 그 자리에 박상은 선생님은 한국누가회 대표로, 저는 목산교회 대표로 참석한 것이 동행의 시작이었다”고 했다.

▲사단법인 프로라이프 소식지 313호 ‘생명의 소리’ 12월호에 실린 사진. 박상은 원장(오른쪽 끝)과 김현철 목사(세 번째). ⓒ생명의 소리

▲사단법인 프로라이프 소식지 313호 ‘생명의 소리’ 12월호에 실린 사진. 박상은 원장(오른쪽 끝)과 김현철 목사(세 번째). ⓒ생명의 소리
이어 “제가 공동실무책임을 맡고, 박상은 선생님은 실행위원이 되었기에 우리는 정기적으로 만나서 생명윤리의 예민한 주제들에 고민하며 대안을 마련했다”며 “세미나의 주요 발제자가 되어 주셨고, 생명 사랑 캠페인을 기획했으며, 생명 교육 강사로도 수고해주셨다”고 했다.

또 “박상은 선생님은 항상 새롭고 실용적인 아이디어를 내셨다. 전국 교회에 성육신 기념일을 제안하여 생명교육의 기초를 놓자는 제안은 1999년 박상은 선생님이 처음 내놓은 것”이라며 “반응은 한 손으로 꼽을 만큼의 교회에서만 있었다. 20년이 지나서 낙태죄 위헌 결정이 내려지자, 뒤늦었지만 개교회나 교단에서 생명주일이나 태아존중주일을 만들어 지키는 일이 생겨나 열매를 맺었다”고 했다.

김 목사는 “지금으로부터 23년 전인 2000년 응급피임약 도입 여부를 놓고 논쟁이 있을 때 박상은 선생님은 낙태약 수입 반대 기자회견을 열자고 제안했다. 그때는 우리나라에서 낙태약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 많지 않았고, 낙태약을 수입하겠다는 사람도 없었는데 왜 기자회견까지 하면서 반대의 뜻을 밝혔을까, 응급피임약을 수입하면 반드시 오남용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고 했다.

이어 “응급피임약의 문이 열리면 그 다음 단계로 낙태약의 문이 열리고, 낙태약마저 불법 유통과 오남용을 막을 수 없으리라 전망했기에 아무도 귀 기울이지 않는 소리라도 미리 발표했던 것”이라며 “지금 낙태약 문제는 현실이 되었다”고 했다.

김 목사는 또 “이처럼 선견지명을 내놓으며 생명운동을 이끌어 주신 소중한 분이 안타깝게도 세상을 떠났다. 생명 살리기를 위해서 낙태반대운동연합/사단법인 프로라이프 실해위원으로 봉사하신 분 가운데 40대, 50대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신 분들이 있었으니 다시 기억하며 모두를 추모한다”며 서성심 간사(새생명사랑회), 정후빈 총무(새생명사랑회), 박재헌 교수(경희대 의대)도 함께 추모했다.

끝으로 “이렇게 20세기 프로라이퍼들이 별세한다는 것은 21세기 프로라이퍼들이 생겨났다는 뜻이기도 하다”며 “실제로 많은 여성이 생명운동 단체를 만들고, 현장에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박상은 선생님, 그동안 수고 많이 하셨다. 이제 젊은 프로라이퍼들이 대를 이어 생명의 소리를 전하는 메신저가 될 것이다. 그러니 편시 쉬시길 바란다”고 했다.

한편 故 박상은 원장은 2001년 안양샘병원 부임 후 진료부원장, 병원장, 대표원장, 미션원장 등을 역임하며 ‘최상의 진료로 이웃사랑을 실천하자’는 비전을 바탕으로 초기 200병상의 병원을 1,00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으로 발전시켰다.

특히 그는 취약 계층을 돕는 일에 앞장서, 2001년 병원 봉사단체 ‘샘글로벌봉사단’을 설립하고 소외 이웃을 위한 찾아가는 진료봉사와 함께 매년 1,000명의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무료 주말진료를 진행했다. 또 7차례 북한을 방문해 의료 현대화를 도모하고 의료진 교육을 펼치는 등 대북의료지원 활동에도 나섰다.

2007년 외교부 산하에 사단법인 아프리카미래재단을 설립해 상임이사와 대표로 활동하면서 말라위, 에티오피아, 잠비아, 탄자니아 등 아프리카 극빈지역 곳곳을 돌며 에이즈 예방사업, 영양강화사업 등 다양한 보건활동을 전개했다.

이 외에 제4기 대통령 직속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 위원장, 대한생활습관의학 회장, 합동신학대학원 생명윤리 석좌교수 등을 역임했다. 2014년 자랑스러운 전문인 선교대상, 2022년 제30회 JW 중외박애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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