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본철 칼럼] 귀신 추방과 영혼의 치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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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본철 교수의 성령론 173

▲배본철 성령의삶 코스 대표(성결대학교 명예교수).
▲배본철 성령의삶 코스 대표(성결대학교 명예교수).

인간의 몸은 영혼과 매우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그러므로 영혼의 상태가 몸에 반영되어 나타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다. 영혼이 기쁘고 평안하게 지낼 때와 불안하고 두렵게 지낼 때의 몸의 상태를 비교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영혼과 몸의 밀접성을 이해할 것이다.

그런데 인간의 몸에 질병이 생기는 이유는 여러 가지 차원을 들 수 있겠으나, 그러나 질병요인의 대부분은 영혼의 부조화와 병적 현상이 몸의 여러 조직에 반영되는 경우다. 필자가 사역 초기에 최초로 귀신 추방을 하게 되었던 사례를 먼저 소개한다.

당시 필자는 20대의 신학생으로서 교회의 교육 부서를 맡아 섬기고 있었다. 어느 주일 새벽에 꿈을 꿨는데, 꿈속에서 나는 낮 예배가 끝나고 난 후 교회 좌석을 정돈하고 있었다. 성도들이 예배실에서 다 나가고 난 후였는데, 한 여자 성도님 한 분이 여전히 좌석에 앉아 있는 것이다. 나는 그분에게 다가가서 왜 안 가시고 자리에 계속 앉아 계시냐고 물었다. 그런데 이 성도는 배를 움켜잡고서는 고통스런 얼굴로 내게 기도를 해 달라고 부탁하는 것이었다.

나는 그 성도를 모시고 또 몇 분의 여자 성도들과 함께 아래층의 기도실로 내려갔다. 잠시 찬송을 부른 후 그 성도를 위해 기도를 시작하는데, 갑자기 그분이 이상한 소리를 지르면서 헐떡이는 것이었다. 나는 예수의 이름으로 더러운 귀신이 떠날 것을 명했다. 그러자 그분은 힘없이 옆으로 쓰러지면서 마치 죽은 듯이 들어 누웠다.

찬송을 한두 절 부르고 난 후 기도해 주면서 일어나라고 했다. 그랬더니 곧 일어나 덩실덩실 춤을 추면서 좋아하는 것이 아닌가! 그렇게도 아팠던 배가 하나도 아프지 않다는 것이었다. 그런 꿈이었다.

나는 잠에서 깨어 ‘이상한 꿈도 다 있다’ 하고 생각하면서 주일 아침 준비를 서둘렀다. 그날 낮 예배가 끝나고 조용해진 예배실을 내가 정리하기 시작했다. 아, 이런! 꿈에서 보았던 그 성도님이 바로 그 자리에 앉아 계신 것이 아닌가? 나는 순간 머리털이 주삣 솟는 듯 했지만, 침착하게 다가가서 왜 안 가시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 성도는 배를 부여잡고 고통스러워하면서 제게 기도를 요청하는 것이었다. 이 후의 일은 꿈에서 본 그대로의 일이 생생하게 전개되었다!

이런 일이 있고 난 후 나의 삶 속에서는 비슷한 일들이 계속해서 일어나게 되었다.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역시 마찬가지다. 물론 나는 아무에게나 더러운 귀신을 추방하는 기도를 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성령께서 미리 감동을 주시거나 지시를 하실 때에는 반드시 이를 순종한다. 이러한 사역이 바로 성령의 나타남에 의한 귀신 추방이다. 그러기에 우리는 성령의 나타남을 기대하기 전에 먼저 우리의 삶과 사역 속에서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르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구출 사역에 있어서 필요한 이해 중에는 영혼과 몸의 관련성에 대한 것이 있다. 하나님과의 영적인 조화와 건강이 곧 바람직한 마음의 건강과 신체적 건강의 주된 동기가 된다는 사실을 현대 의학계의 연구를 통해서도 많이 발견해 왔다. 영적인 건강은 심리적 불안, 두려움, 우울증 등의 문제뿐만 아니라, 만성 통증, 혈압 상승 등의 신체 기능의 부조화 차원도 근원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은 이미 보편적으로 소개된 연구 결과다.

필리핀에서의 일이다. 어느 교회에서 예배가 마쳐질 즈음, 그 교회의 필리핀 전도사가 자기 형수의 건강을 위해 기도해 달라는 공동 기도제목을 교회 앞에 내놓았다. 그날 그의 형수가 형과 함께 예배에 참석했는데, 그때 날 초청한 선교사님은 나더러 그들을 위해 기도해 주라고 요청하셨다. 나는 선교사님의 말씀에 순종하고 그들 앞에 섰다. 형수의 어깨에 내 오른 손을 가볍게 얹고 나서, 속으로 성령님께 어떻게 기도해야 할지 생각나게 해달라고 부탁을 드렸다.

이윽고 나는 그 형수에게 그리스도를 믿는지, 또 그리스도께서 전능하신 하나님이라고 하는 사실을 믿는지에 대해서 확인하였다. 그녀는 확실하게 자신의 믿음을 표시하였다. 그때까지 나는 그녀와 그의 남편이 아까 예배 시간에 기도제목으로 올라왔던 바로 그들이었다는 것도 몰랐고 또 그들이 목회자 부부였다는 것도 전혀 몰랐다. 나는 마음속으로 계속 성령의 인도하심을 구했다. 성령께서는 내 마음의 눈으로 차츰차츰 그녀 내면의 어둠을 보게 하셨다.

‘나는 마음으로 어둠 속에서 한 줄기 빛을 잡기 시작하는 그녀를 보게 하셨다. 그 빛은 점차 평화와 감사 그리고 사랑의 빛줄기로 그녀를 감싸기 시작했고, 더 나아가서는 치료의 광선으로 그녀의 병든 몸을 관통하기 시작했다.’

나는 그녀의 영혼을 내 마음으로 대신 느끼면서 기도 해주고 있는데, 갑자기 그녀가 폭발하듯이 엉엉 울기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그 울음은 그녀의 깊은 영혼 속에서 터져 나오는 것임에 틀림없었다. 대개의 경우 이런 울음은 자기도 모르게 터져 나올 때가 많다. 그런데 이런 경험 이후에는 근본적인 내면의 치유가 일어나게 되고, 따라서 얽매였던 것에서부터 즉각적으로 자유로워지고 또 육체의 질병으로부터도 해방될 때가 많은 것이다. 나는 그녀가 성령으로 충만하게 되기를 위해 기도해 주었고, 이렇게 해서 그녀는 즉각 회복되었다. 그녀는 스스로 눈물로 감사의 기도를 드렸다. 기도를 마친 후 그녀의 얼굴은 모든 어둠이 사라진 밝은 모습이었다.

그리고 몇 달 후, 그때는 이미 우리가 필리핀을 떠나 한국으로 돌아오고 난 후였다. 어느 날 필리핀의 선교사 사모님으로부터 내 아내에게 전화가 왔다. 기쁨에 젖은 목소리였다.

“사모님. 기쁜 소식을 전해드리려고 전화했어요. 그때 배 목사님께 기도 받았던 그 전도사님 형수가 어제 절 찾아왔는데, 얼굴이 너무 좋아져서 딴 사람인 줄 알았어요. 너무 많이 좋아졌답니다. 자기가 완전히 나았다고 하는 이 소식을 배 목사님께 꼭 전해달라고 하던데요.”

성령께서는 온 영혼과 몸이 병들어 있던 그 필리핀 전도사의 아내를 치유하신 것이다. 치유하시되 먼저 내면에 얽혀 있던 온갖 두려움과 의심 그리고 불평의 영을 몰아내시고, 그 대신 믿음과 사랑 그리고 감사로 그녀의 영혼을 채우신 것이다.

그뿐 아니라 이러한 즉각적인 내면의 치유와 함께 몸에 가득하던 질병의 근원을 일시에 치유하신 것이다. 심장과 간 등 여러 내장에 질병이 심각해서 곧 수술을 받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고 하는데, 그날 깊은 회개와 함께 근본적인 치유가 하나님께로부터 주어진 것이다. 치유받은 그녀는 성령으로 충만함을 받아 목사인 남편을 도와 다시 힘 있는 목회사역을 하게 되었다.

배본철 성령의삶 코스 대표(성결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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