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에서 바울이 맞닥뜨린 두 철학 학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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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103] 제2차 전도여행(31) 아테네(4)

아고라 뒤편 왼쪽엔 아크로폴리스
오른쪽엔 바울이 섰던 아레오바고
스토아, 개인 자유와 행복이 목적
에피쿠로스, 절제 통한 행복 주장

▲아크로폴리스 위 파르테논 신전.

▲아크로폴리스 위 파르테논 신전.
“어떤 에비구레오와 스도이고 철학자들도 바울과 쟁론할새 혹은 이르되 이 말쟁이가 무슨 말을 하고자 하느뇨 하고 혹은 이르되 이방신들을 전하는 사람인가보다 하니 이는 바울이 예수와 또 몸의 부활 전함을 인함이러라(사도행전 17장 18절)”.

에비구레오(에피쿠로스)와 스도이고(스토아) 철학자들은 바울을 아크로폴리스 서쪽에 있는 아레오바고(Areopagus) 바위 언덕에 끌고 가서 예수와 부활에 대해 더 듣기를 원하므로, 바울은 많은 아테네 사람들에게 아레오바고 언덕 위에 서서 강론하였다.

아고라에서 뒤편에 있는 높은 언덕을 바라보면 왼쪽에는 파르테논 신전이 있는 아크로폴리스 언덕이 있고, 오른쪽에는 이 언덕보다는 조금 낮으나 바위로 된 언덕이 보이는데, 이곳이 아레오바고 언덕이다.

바울은 이곳에 올라가 예수와 몸의 부활에 대해, 담대히 아테네의 내로라 하는 철학자들에게 증거하였던 것이다. 바울이 증거하는 부활에 관한 복음을 듣고, 어떤 사람들은 비웃고 어떤 사람들은 믿었다.

▲바위로 된 아레오바고 언덕. 건너편에 파르테논 신전이 보인다.

▲바위로 된 아레오바고 언덕. 건너편에 파르테논 신전이 보인다.
사도행전 17장 18절에 나오는 에피쿠로스와 스토아 철학은 그리스 북부 마케도니아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출현(기원전 336년)으로부터 로마가 공화정에서 제국으로 변하는 아우구스투스 황제의 등장(기원전 27년)까지 약 300년 동안을 가리키는 헬레니즘 시대를 지배한 철학이다.

바울이 쟁론한 두 철학에 대해 잠시 언급한다. 스토아(Stoa)는 ‘기둥들이 늘어선 강당 또는 강연장’을 뜻하는 그리스어이다.

기원전 5세기 출생해 스토아 학파(Stoicism)를 만든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제논(Zenon)이 아테네에 있는 강연장 건물 속에서 그의 철학을 가르치고 많은 사람들이 그 강연장에 모여 그의 철학사상을 논하였으므로, 그의 철학은 ‘스토아 철학’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

스토아 철학은 신(神)의 개념을 부정하며, 지혜·용기·정의·절제를 4대 가치로 여기고 있다. 즉 이성(理性)·금욕(禁慾)·절제·관용을 행복의 의미로 중시하고 불행이 인간의 행복을 감소시킬 수 없다는 주장을 통해, 불행을 극복하는 철학이자 도덕철학이라고 할 수 있다.

제논보다 앞서 등장한 소크라테스의 도덕론이나 플라톤의 행복론이 고대 그리스의 폴리스(도시국가) 공동체를 전제로 하고 도시국가 공동체의 보존을 목표로 하는 도덕임에 비해, 스토아 학파가 말하는 도덕은 개인이 서로 갖고 있는 자유 실현과 행복의 원리로서의 도덕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자연은 스스로 질서정연하므로 인생을 살면서 부귀영화(富貴榮華)를 추구하는 허욕(虛慾)보다 자연의 법칙을 따르는 삶을 중시하는 철학사상이다.

그러므로 인간이 가진 재산이나 사회적 지위는 서로의 인간관계와 사회생활에 중요하지 않다는 스토아 철학 사상은 로마 제국의 귀족이며 정치인·사상가·문필가·철학자이던 세네카와 로마 제국의 제16대 철인(哲人) 황제 마르크스 아우렐리우스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었다.

▲아레오바고 언덕에서 본 아테네 시내(1).

▲아레오바고 언덕에서 본 아테네 시내(1).
에피쿠로스가 창시자인 에피쿠로스 학파(Epicureanism)는 쾌락주의를 주장하는 철학파이다. 고통을 피하고 만족한 쾌락을 추구하는 것이 곧 행복한 삶이라는 이 철학에서 말하는 쾌락이란, 육체적 쾌락보다 정신적 쾌락을 말한다.

따라서 누군가를 행복하게 해 주려면 그의 재산을 늘려주는 것보다 그의 욕정을 줄여주는 것이 더 나으므로, 절제하는 생활이 더 큰 행복을 누리게 한다고 에피쿠로스는 주장하였다.

즉 쾌락은 즐거운 것을 보태는 것보다 고통스러운 것을 제거하는 데 있다고 보는 것이다. 절제하는 생활이 쾌락을 가져 온다는 점에서는 스토아 철학과 일맥상통하는 점도 있다.

스토아 학파가 신의 개념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 학파 역시 신은 있어도 환희에 빠져 있으므로 인간 문제에는 관심을 갖고 있지 않으며 사실상 신의 존재나 신의 주권에 대해서는 구체적이거나 견고한 개념을 갖고 있지 않다.

▲아레오바고 언덕에서 본 아테네 시내(2).

▲아레오바고 언덕에서 본 아테네 시내(2).
아테네인들은 당대에 높은 수준의 철학과 수사학(修辭學)을 갖고 있었지만, 바울이 말한 예수와 부활에 대해서는 처음 듣는 말이므로 이해가 안 되었다. 그러나 그들은 바울로부터 더 듣기를 원하였던 것이다.

권주혁 장로
세계 142개국 방문
성지 연구가, 국제 정치학 박사
‘권박사 지구촌 TV’ 유튜브 운영
영국 왕실 대영제국 훈장(OBE) 수훈
저서 <여기가 이스라엘이다>,
<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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