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청사교회, ‘무릎 꿇는 옛 신앙 전통’ 되살리고자 설립하고 개관식
‘그 때 그 느낌’ 살리려 초가집 형태에 마룻바닥으로 조성
‘한국교회 부흥 주역’ 길선주·김익두·이성봉·신현균·박용묵
이름 딴 부흥사 호텔·기념관 조성… 숙박하며 기도하는 곳
고인 후손들도 참석해 감동 나눠… “추억하게 해줘 감사”
청사교회 백윤영 목사를 “신현균 목사 후계자”로 공언도
우리가 읽고 부르는 성경과 찬송에는 ‘무릎 꿇는다’는 표현이 무수히 등장한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우리의 삶 속에서 그야말로 무릎을 꿇고 간절하고 겸손하게 기도하는 문화는 점차 사라져가고 있다. 초기 한국교회가 거침없이 부흥하던 시절에는 그렇지 않았다. 마룻바닥에 무릎을 꿇고 새벽 일찍부터, 그리고 밤새도록 뜨거운 기도를 멈추지 않았다.
‘세대통합목회’로 한국교회에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광주청사교회(담임 백윤영 목사, 예장 합동)가 이 같은 ‘마룻바닥 영성’을 되살리기 위해 ‘마룻바닥영성체험관’을 세우고, 18일(토) 오전 10시 광주광역시 광산구 사암로에 위치한 이 교회 통합채플에서 개관식을 개최했다. 이는 국내 최초의 부흥사 기념관이자 초기 한국교회의 뜨거운 영성을 체험할 수 있는 장소다.
광주청사교회 백윤영 목사는 “한국교회의 부흥은 마룻바닥에서 일어났는데, 지금은 편하게 의자에 앉아 기도하면서 그 초심을 잃었다”며 “샬롬의 때에 마룻바닥을 기면 샬롬의 영광이 평생 간다. 샬롬의 영광은 마룻바닥에서 온다”는 취지로 3년 전 마룻바닥을 깐 은혜채플(마룻바닥영성전수관)을 세웠다.
그런데 이 은혜채플의 마룻바닥이 ‘너무 현대적’이라는 지적이 나오자, 아예 660㎡ 정도의 부지에 총 9억 원 가량을 들여 초가집 형태의 ‘마룻바닥영성체험관’을 건축하고 이번에 개관한 것이다. 교회 측은 이곳을 기독인들이 숙박하면서 기도하고 힐링하는 장소로 사용할 예정이다.
체험관에는 부흥사 호텔도 들어서는데, 각 방은 한국교회의 대표적 부흥사인 길선주·김익두·이성봉·박용묵·신현균 목사에서 이름을 따 왔다. 각 방에는 그 부흥사들의 삶과 신앙이 담긴 사진과 유품 등이 전시된다.
백윤영 목사는 먼저 길선주 목사를 ‘한국교회의 아버지’로 표현하고, 평양장대현교회의 1대 담임으로서 새벽기도운동의 선구자이자 1907년 평양대부흥의 주역이라고 소개했다. 김익두 목사는 ‘한국의 베드로’로, 한국교회사 최초이자 최고의 신유부흥사이며 150여 개 교회를 개척하고 120개 유치원을 설립했다. 이성봉 목사는 ‘한국교회 최초 전국부흥사’로, 꿈속에서 김익두 목사에게 안수기도를 받았고 희년 전도대를 조직해 330회에 걸쳐 집회를 인도해 3,103명을 결신시키고 3,577명을 회심시켰다. ‘한국교회 1천만 부흥운동의 주역’ 신현균 목사는 이성봉 목사의 후계자로서 연인원 140만 명이 동원된 ‘77민족복음화성회’를 열고 ‘80세계복음화대성회’와 ‘88세계복음화대성회’등을 통해 1천만 성도의 시대를 열었다. ‘한국기독교부흥협의회 초대 회장’ 박용묵 목사는 말씀운동과 성령운동의 균형을 강조하고, 1천 회 이상의 부흥회를 인도했다.
이날 1부 감사예배는 백윤영 목사의 인도로 진행됐고, 파워워십사역회가 경배와 찬양, 이종현 장로(건축사역회 위원장)가 기도, 샬롬스쿨이 특송, 한형주 목사가 성경봉독, 천환 목사(한국장로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예장 고신 증경총회장)가 설교, 박재천 목사(영파선교회장)가 축도했다.
천환 목사는 “역사의 유산을 남긴 사람들”(창 50:24~25)이라는 제목의 설교를 통해 “오늘날 우리의 조국교회와 다음세대가 어떻게 손 쓸 수도 없이 무력해지고 있는 가운데, 기라성 같은 믿음의 지도자들을 가슴의 모델로 삼고 새롭게 일어나는 광주청사교회는 한국교회의 대안”이라며 “이 마룻바닥영성체험관 개관은 부모의 신앙을 자녀에게 흘려보내 다음 세대를 살리는 놀라운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천 목사는 “사람은 죽음으로써 끝이 아니라, 그것을 넘어서도 외치는 소리가 있어야 한다”며 “교회의 역사는 그리스도의 십자가 피와 희생으로 이어져 왔다. 이 역사를 가로막거나 지우거나 과거로만 끝내려 하는 도전 앞에서, 이를 이어가는 여러분의 몸부림과 헌신을 하나님께서 기억하실 것”이라고 권면했다.
2부 축하식에서는 백윤영 목사가 ‘마룻바닥영성체험관’에 대해 소개한 뒤, 이행우 장로(건축사역회 총무)가 건축 경과를 보고하고, 백 목사가 건축 공로자 및 후원자들에게 감사패와 기념패를 수여했다.
특별히 부흥사 기념관에 이름을 올린 부흥사들 중 박용묵 목사의 6남인 박상진 교수(장신대 기독교교육과)와 신현균 목사의 차남인 신광준 목사(민족통일선교협회 대표회장)이 직접 참석해 축사를 전하며 감격을 나눴다.
박상진 교수는 “이곳을 통해 아버님을 추억할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하다. 저희 아버지는 늘 마룻바닥에서 기도하던 분이셨다”며 “1907년 평양대부흥 이후 계속 상승해 왔던 한국교회가 2000년대부터 내려앉기 시작해 코로나19로 인해 더욱 떨어졌으나, 이 ‘마룻바닥’을 통해 바닥을 치고 다시 올라가는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했다. 신광준 목사는 신현균 목사 주도로 일어났던 70년대와 80년대 부흥 역사에 대해 소개한 뒤, 백윤영 목사를 “신현균 목사의 후계자”로 공언했다.
이 밖에도 임병진 목사(한국순례길 상임이사), 백남선 목사(예장 합동 증경총회장), 김용대 목사(광신대 법인이사장), 김상신 목사(예장 합동 광주노회 증경회장), 문희성 목사(나라사랑포럼 대표), 전재규 장로(전 대신대 총장)가 축사를 전했다. 임병진 목사의 사모인 찬양사역자 사라 씨와 바리톤 박경종 씨는 축가를 불렀다.
3부 개관식에서는 임광빈 장로(대길교회)가 기도하고, 주요 참석자들이 마룻바닥예배당과 부흥사 기념호텔에서 기도하고 커팅식을 한 뒤 현장을 둘러보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한편 이날 예배 중에는 박용묵 목사의 아들로서 최근 베트남에서 의료선교 중 순직한 박상은 안양샘병원 미션원장을 위한 기도의 시간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