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 교계 “희생자들과 연대해 조용한 성탄절 보내자”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성지 기독교인들에게 요청

▲베들레헴의 예수탄생교회 근처에 세워진 성탄 기념 트리.  ⓒGetty/iStock

▲베들레헴의 예수탄생교회 근처에 세워진 성탄 기념 트리.  ⓒGetty/iStock

예루살렘의 주요 기독교 교단 지도자들은 성지의 교회들에게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 희생자들과 연대하고, 지나치게 화려한 대림절 및 성탄절 행사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예루살렘 총대주교와 교회 수장들은 지난 10일(이하 현지시각) 성명을 내고, 성지에 거주하는 약 18만 명의 팔레스타인 기독교인들에게 “‘슬픔과 고통’으로 가득한 희생자 가족들을 비롯해 구호와 절실한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위해 기도하고, 크리스마스의 영적 의미에 초점을 맞추자”며 이 같이 권면했다.

이들은 또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해 수천 명의 무고한 민간인이 사망하거나 중상을 입었다. 더 많은 이들이 집,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슬퍼하고 있으며, 불확실한 미래에 직면해 있다”며 인도주의적 휴전을 거듭 요청했다.

성지에는 매년 대림절과 성탄절을 기념하기 위해 약 15만 명의 순례자가 모여든다. 나사렛, 하이파, 베들레헴 등 성지의 교회들에서는 퍼레이드, 바자회, 거리 콘서트, 조명 장식 등으로 유명한 축제를 열어 왔다.

앞서 지난 11월 5일 요르단교회협의회 지도자들도 가자지구 내 전쟁 희생자들과 연대하고 요르단 내에서 크리스마스 기념 행사를 취소할 것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의회는 기독교인들에게 엄숙한 기념 행사를 열고 기도와 예배에 집중할 것을 촉구했다.

예루살렘의 총대주교들과 교회 수장들은 지난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에서 약 1,200명을 학살한 사건 이후, 그리고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의 보복 공습으로 인해 민간인인 팔레스타인인 1만여 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이후, 전쟁의 단계적 축소를 거듭 촉구해 왔다.

이들은 지난 10월 13일 “가자지구 북부 주민 110만 명이 24시간 내에 남쪽으로 대피해야 했다”며 “이스라엘과 국제사회가 가자지구로 물, 연료, 식량, 의약품을 공급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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