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한 칼럼] 성전(聖殿)을 정화(淨化)하신 예수(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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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예수 논구 시리즈

▲김영한 박사(기독교학술원 원장, 샬롬나비 상임대표, 숭실대 기독교학대학원 설립원장).

▲김영한 박사(기독교학술원 원장, 샬롬나비 상임대표, 숭실대 기독교학대학원 설립원장).
IV. 성전 정화 행위의 종말론적 성격

성전 정화 행위가 예수께서 예루살렘 입성 직후에 일어났다는 것은 예수 정화 행위의 종말론적 성격을 드러낸다. 예수의 성전 정화 행위는 유대교 정결법을 수호하려한 단순한 개혁 행위로 이해하는 것은 이 행위가 갖는 종말론적 성격을 놓치는 것이다. 그것은 세 가지 종말론적 의미를 갖는다.

1. 제도적 성전 제사 시대 종언: 예수 안에서 종말론적 예배 시대 도래

첫째, 제도적 성전 제사 시대가 지나갔다는 것이다. 제도적인 성전은 모세가 준 율법에 의하여 생긴 제도다. 율법은 신성한 하나님의 법이긴 하나 이 율법은 인간의 외면적 행위에 대한 규칙을 명하는 것으로 그것의 효율성은 외부적인 것이었다. 율법에 의한 예배는 진정한 내면성에서 나오는 진심으로 드리는 예배가 아니었다. 율법에 의하면 진정한 예배란 단지 짐승의 기름이나 제물만을 드리는 것이 아니라 정의를 행하고 하나님의 법을 행하는 의로운 제사여야 했다. 성전 제사가 타락하게 되었을 때 이사야는 불의한 제사를 비판하고 있다: “여호와께서 말씀하시되 너희의 무수한 제물이 내게 무엇이 유익하뇨 나는 숫양의 번제와 살진 짐승의 기름에 배불렀고 나는 수송아지나 어린 양이나 숫염소의 피를 기뻐하지 아니하노라”(사 1:11). “헛된 제물을 다시 가져오지 말라 분향은 내가 가증히 여기는 바요 월삭과 안식일과 대회로 모이는 것도 그러하니 성회와 아울러 악을 행하는 것을 내가 견디지 못하겠노라”(사 1:13). “너희는 스스로 씻으며 스스로 깨끗하게 하여 내 목전에서 너희 악한 행실을 버리며 악행을 그치고, 선행을 배우며 정의를 구하며 학대 받는 자를 도와 주며 고아를 위하여 신원하며 과부를 위하여 변호하라 하셨느니라“(사 1:16-17).

이러한 구약적 예배는 제물드리는 자의 마음을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제물 드리는 자의 허물을 번제 제물에 전가(轉嫁)하여 사함을 받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는 다가오는 그리스도의 예표인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제물되심은 옛 제사의 종말론적인 성취가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나사렛 예수는 사마리아 여인에게 구약적 예배가 끝나고 그 자신 안에서 종말론적 예배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알리신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여자여 내 말을 믿으라 이 산에서도 말고 예루살렘에서도 말고 너희가 아버지께 예배할 때가 이르리라. 너희는 알지 못하는 것을 예배하고 우리는 아는 것을 예배하노니 이는 구원이 유대인에게서 남이라”(요 4:21-22).

예수는 성전에서 나와서 제자들에게 성전파괴를 예언하신다: “예수께서 성전에서 나와서 가실 때에 제자들이 성전 건물들을 가리켜 보이려고 나아오니, 대답하여 이르시되 너희가 이 모든 것을 보지 못하느냐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돌 하나도 돌 위에 남지 않고 다 무너뜨려지리라“(마 24:1-2). 예수의 성전 파괴 예언은 추후 70년에 로마 디도 장군이 이끈 군대에 의하여 파괴된다. 예루살렘 성전 파괴에 함께 구약적 성전 예배는 역사 속에서 종말을 고하게 된다.

2. 신령한 성전의 시대 도래: 예수의 몸이 성전

둘째, 신령한 성전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것이다. 예수의 정화 행위는 메시아가 성전 제도를 바로 잡을 것이라는 약속의 성취를 시사한다. 예수는 사마리아 여인에게 이제 성전 시대가 지나가고 영으로 드리는 예배시대가 도래했음을 알리신다: “아버지께 참되게 예배하는 자들은 영과 진리로 예배할 때가 오나니 곧 이 때라 아버지께서는 자기에게 이렇게 예배하는 자들을 찾으시느니라”(요 4:23). 하나님에게는 이제 더 이상 외형적 제물을 가지고 예배를 드리는 것이 아니라 진리와 영으로 예배를 드려야 한다고 가르치신다: “하나님은 영이시니 예배하는 자가 영과 진리로 예배할지니라“(요 4:24). 사마리아 여인은 메시아가 오시면 참된 예배를 알려주실 것이라는 당시 널리 알려진 메시아 대망을 피력한다: “여자가 이르되 메시아 곧 그리스도라 하는 이가 오실 줄을 내가 아노니 그가 오시면 모든 것을 우리에게 알려 주시리이다”(요 4:25). 이에 예수는 자신이 바로 메시아라고 말씀하신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네게 말하는 내가 그라 하시니라”(요 4:26). 메시아이신 그리스도 안에서는 더 이상 제사장에 따라서 예배의 성격이 달라지는 가시적 성전이 필요 없다. 예수의 몸은 신령한 성전이다: “예수는 성전된 자기 육체를 가리켜 말씀하신 것이라”(요 2:21).

소아시아의 콘스탄티노블에 있는 소피아 성당은 이슬람의 점령 후에 모스코로 변했고, 러시아 정교의 화려한 성전은 볼세비키 혁명과 70년간 공산주의 시대를 거치면서 곡물창고가 되었다. 21세기에 들어와서 영국 국교회(성공회), 덴마크 루터교회, 독일의 교회당, 네덜란드 교회당이 폐쇄되고 있다. 네덜란드에서는 교회가 슈퍼마켓이나 꽃집 또는 서점이나 헬스 클럽으로 변경된 사례들이 발생했다. 가시적 성전은 변화무상하며, 영구적이 아니다. 가시적 성전은 비가시적 성전을 상징하는데 그 의미가 있다. 가시적 성전은 유한하나 비가시적 성전은 영원하다. 하늘의 성전인 새 예루살렘에서는 더 이상 성전이 필요 없다.

3. 성전은 유대인들만의 성전 너머 만인의 기도의 집

세 번째, 성전은 이제 더 이상 유대인들만의 성전이 아니라 만인의 기도의 집이다.
요한의 기록에 의하면 예수는 성전을 정화하시면서 “내 아버지 집으로 장사하는 집으로 만들지 말라”(요 2:16b) 라고 말씀하신다. 요한은 예수의 성전 정화 동기를 구약 시편 69편 9절을 가져와 “주의 전을 사모하는 열심히 나를 삼키리라”(요 2:17)라고 설명하고 있다. 요한의 이러한 설명을 공관복음과 연결시키면 보다 적극적으로 구약 이사야의 예언 ”내 집은 만민의 기도하는 집이라 칭함을 받으리라“(사 56:7b; 막 11:17a) 라는 구절과 연계하여 이해될 수 있다. 마태는 “내 집은 기도하는 집이라 일컬음을 받으리라”(마 21:13), 그리고 누가는 “내 잡은 기도하는 집이 되리라”(눅 19:46)라고 인용했다. “만민”을 누락했으나 인용된 구약 이사야서의 원문에는 “만민의 기도하는 집“이라고 되어 있다. 따라서 이 구절의 말씀은 성전이 더 이상 유대인만의 기도처가 아니라 택함을 맏은 모든 사람들의 기도처가 될 것을 시사(示唆)해주고 있다. 마가가 인용한 이사야 56장 7절 다음에는 하나님 선택의 보편화가 약속되어 있다: “이스라엘의 쫓겨난 자를 모으시는 주 여호와가 말하노니 내가 이미 모은 백성 외에 또 모아 그에게 속하게 하리라 하셨느니라”(사 56:8). 이방인들도 복음을 믿고 회개하면 성령으로 중생하여 하나님의 백성이 되며 하나님의 언약 공동체 안으로 들어오게 되며 하나님의 성전에서 신령과 진리로 하나님과 교통하게 된다.

V. 성전 보다 큰 이, 인자 예수

마태는 예수와 바리새인 간의 안식일 논쟁에 관해 기록하고 있다: 안식일에 제자들이 시장하여 밀이삭을 잘라 먹었다. 이 장면을 본 바리새인들은 제자들이 율례를 어겼다고 비난하였다. 예수는 이에 관련하여 구약 율법 정신의 관점에서 제자들의 행위를 변호하신다: “다윗이 자기와 그 함께 한 자들이 시장할 때에 한 일을 읽지 못하였느냐. 그가 하나님의 전에 들어가서 제사장 외에는 자기나 그 함께 한 자들이 먹어서는 안 되는 진설병을 먹지 아니하였느냐. 또 안식일에 제사장들이 성전 안에서 안식을 범하여도 죄가 없음을 너희가 율법에서 읽지 못하였느냐”(마 12:3-5). 안식일에 제사장들은 성전에서 예배와 의식 집전을 해야 하기 때문에 안식일에 쉴 수 없다. 일을 해야만한다. 그러므로 직무상 안식일을 범하는 것이 허용되었다. 예수는 모세 율법이 제정한 성전법을 넘어서서 성전(聖殿)의 정신을 말씀하시고 자신에게 고유한 전대미문의 결정적인 메시아 권위를 표명하신다: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성전보다 더 큰 이가 여기 있느니라. 나는 자비를 원하고 제사를 원하지 아니하노라 하신 뜻을 너희가 알았더라면 무죄한 자를 정죄하지 아니하였으리라. 인자는 안식일의 주인이니라 하시니라”(마 12:6-8). 예수 자신은 보이는 구약의 성전보다도 크신 자다. 성전의 제사에는 회개와 새로운 삶의 결단이라는 윤리가 동반되어야 한다. 그렇치 않고 드리는 불의한 제사는 하나님이 미워하신다.

예수의 말씀은 불의한 제물을 드리는 당시의 부패한 성전제사를 질책하시는 하나님의 말씀을 대언한 이사야의 말씀을 확인하고 있다: “여호와께서 말씀하시되 너희의 무수한 제물이 내게 무엇이 유익하뇨 나는 숫양의 번제와 살진 짐승의 기름에 배불렀고 나는 수송아지나 어린 양이나 숫염소의 피를 기뻐하지 아니하노라. 너희가 내 앞에 보이러 오니 이것을 누가 너희에게 요구하였느냐 내 마당만 밟을 뿐이니라. 헛된 제물을 다시 가져오지 말라 분향은 내가 가증히 여기는 바요 월삭과 안식일과 대회로 모이는 것도 그러하니 성회와 아울러 악을 행하는 것을 내가 견디지 못하겠노라. 내 마음이 너희의 월삭과 정한 절기를 싫어하나니 그것이 내게 무거운 짐이라 내가 지기에 곤비하였느니라. 너희가 손을 펼 때에 내가 내 눈을 너희에게서 가리고 너희가 많이 기도할지라도 내가 듣지 아니하리니 이는 너희의 손에 피가 가득함이라. 너희는 스스로 씻으며 스스로 깨끗하게 하여 내 목전에서 너희 악한 행실을 버리며 악행을 그치고, 선행을 배우며 정의를 구하며 학대 받는 자를 도와 주며 고아를 위하여 신원하며 과부를 위하여 변호하라 하셨느니라”(사 1:11-17). 하나님은 인격적인 신이시므로 정의로운 삶과 행실이 동반되지 않은 종교적인 제물 희생을 싫어하신다. 하나님은 선행을 행하며, 정의를 구하며 학대 받는 자를 도우며, 고아와 과부의 억울함을 변호하는 삶의 제사를 원하신다. 이러한 윤리적 제사는 구약 하나님이 그의 백성들로부터 바라시는 것이었다. 관례적으로 드리는 속죄제, 그리고 악행과 죄을 행하면서 신의 진노를 무마하기 위하여 드려지는 제물 희생을 하나님은 가증스럽게 여기신다. 하나님은 의로운 제사를 원하신다. 예수의 성전 정화는 구약 이사야가 대언한 의로운 제사를 메시아적 권위로서 수행하신 행위이다.

구약의 다윗 회개의 시편도 이러한 예수가 가르치는 제사의 정신을 말해주고 있다: “주께서는 제사를 기뻐하지 아니하시나니 그렇지 아니하면 내가 드렸을 것이라 주는 번제를 기뻐하지 아니하시나이다. 하나님께서 구하시는 제사는 상한 심령이라 하나님이여 상하고 통회하는 마음을 주께서 멸시하지 아니하시리이다...그 때에 주께서 의로운 제사와 번제와 온전한 번제를 기뻐하시리니 그 때에 그들이 수소를 주의 제단에 드리리이다”(시 51:16-19). 예수는 성전 제사의 정신이란 하나님에 대한 신앙과 헌신과 회개에 기반해야 하는 것이요, 각종 성전 제사란 이의 가시적 표현이어야 한다. 그리고 예수는 자신이 안식일의 주인이라고 전대미문의 결정적인 권위를 표명하신다. 인자가 안식일의 주인이라는 것은 안식일을 제정하신 메시아인 자신이 바로 안식일의 주인공으로서 안식일의 진정한 의미를 충족시키신다는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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