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패밀리, ‘노인’ 호칭 설문조사 실시… ‘장청년’이 82%

김신의 기자  sukim@chtoday.co.kr   |  

2024년 1월 시니어 파트너스 발족 목표

노년 대신 ‘장청년(長靑年)’으로
노년은 노년(路年)·노인(路人)으로

현상공모 방식이 아닌 설문 통해
타인 아닌 당사자들에게 물었다

한국에서는 노인을 흔히 ‘어르신’으로 부른다. 한국사회복지협의회가 1998년 대체 호칭 현상 공모를 통해 선정한 말이다. 일본에서 들어온 말인 ‘실버’도 많이 쓰인다. 지난해 국회에서는 노인복지법의 ‘노인’이란 용어를 ‘시니어’로 바꾸는 개정안이 발의되 한글 단체의 거센 반발을 샀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4월 ‘고령자’ 명칭을 ‘장년’으로 바꾸는 고령자고용촉진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이 가운데 최근 하이패밀리가 시니어파트너스와 공동으로 노인 호칭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조사의 특징은 베이비부머(1955~1974년생, 베이비붐 세대는 1차(1955~1963년 출생)와 2차(1968~74년), 그리고 중간 4년(1964~67년) 출생자를 합친)를 대상으로 했다는 것이 특징이다. 내년이면 58년 개띠들이 노년세대에 편입되면서 노인 인구 1천만 시대를 맞이하게 된다.

지금까지 노년세대 호칭 논의는 많았다. 이번에는 당사자들에게 묻고 그들의 생각을 물었다. 조사 결과 노년이든 어르신이든 어떤 이름에도 호감을 주지 않은 채 외면당했음을 알았다. 거부감이 큰 만큼(79%) 대체용어인 ‘장청년(長靑年)’에 82%의 압도적 지지를 보였다.

‘장청년’에 10명 중 8명 이상이 호감을 보였다. ‘시니어’는 너무 외국어라 생소하고 ‘어르신’은 구태의연하다는 의견들이 압도적이었다. 유년-소년-청소년-청년-중년-장년에 이르는 생애발달 단계를 따라 자연스럽다는 의견도 매우 많은 편이었다.

각 나라마다 노년세대가 증가하면서 이들의 이름을 바꾸는 추세다. 유엔이 65세를 고령자 기준으로 정한 것이 1956년이다. 한국에선 1956년 당시 UN이 65세부터 노인이라고 지칭한 이래 지금까지 고령화를 가늠하는 척도가 됐다. 이때부터 기초연금, 장기요양보험, 지하철 경로우대, 등 주요 복지 제도가 65세를 기준으로 운용됐다.

도쿄 노인의학연구소가 2007년 87세 노인의 건강과 체력을 조사했더니 1977년 70세에 해당했다. 30년 사이 17세가 젊어졌다. 요즘엔 자기 나이에 0.7을 곱하면 아버지 세대의 신체·정신·사회적인 나이와 맞먹는다고 한다. 결국 내년에 노령인구에 편입되는 65세의 체·정신·사회적인 나이는 겨우 45세다. 그만큼 청년시대가 길어졌다고 봐야 한다. 따라서 그들을 노인인구로 취급해 내몰 것이 아니라 보다 활력 있게 살도록 도울 필요가 있다.

▲송길원 목사. ⓒ크투 DB

▲송길원 목사. ⓒ크투 DB
이번 조사와 함께 대체용어를 제안한 하이패밀리의 송길원 목사는 “우리도 공식적으로 사용할 대체 호칭을 만들 때가 됐다. 마침 서울시가 ‘노인’ ‘경로당’ 등의 호칭을 대신할 말을 공모한다고 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생각하면 대체 호칭보다 노인이 자기 역할을 하면서 ‘팔팔하게’ 살 수 있게 돕는 일이 더 중요하지 않나 싶다”고 했다.

베이비붐 세대는 1차(1955~1963년 출생)와 2차(1968~74년) 그리고 중간 4년(1964~67년) 출생자를 합쳐 모두 1700만명에 육박한다. 우리나라 총인구 3명 중 1명 꼴인데, 10년 후 이들의 비중은 45%로 높아진다.

올해 49세부터 68세까지에 해당하는 이들은 1955년 60달러 정도이던 우리나라의 1인당 소득을 1천 달러(1977년)→1만 달러(1995년)를 거쳐 3만 달러(2017년)로 끌어 올렸다. 1955년생의 경우 1000달러대에 직장생활을 시작해 40세에 1만 달러, 62세에 3만 달러 나라를 이뤘다.

이에 송 목사는 “이제는 100세 시대가 다가왔다. 그렇다면 100세가 된 어르신을 진정한 노년으로 받아들이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노인(老人)은 물론 노망(老妄), 노욕(老慾), 노파(老婆) 등 늙을 ‘노(老)’ 자가 들어간 말이 대부분 부정적 의미를 담고 있다”며 “그 ‘노’를 ‘늙을 노(老)’가 아닌 인생의 ‘길이 된’ 사람들이란 뜻에서 ‘길 로(路)’를 써서 ‘노년(路年)’, 또는 ‘노인(路人)’이라 부를 때 그들에 대한 존엄함을 인정하고 존경하는 문화를 만드는 길이 된다”고 했다.

한편 송 목사는 “내년부터 노령인구가 천만이 되어가는 것을 주목하면서 미국의 AARP(은퇴자 권익보호단체)처럼 우리도 시니어파트너스들의 교육과 재취업, 사회를 위한 공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세상의 ‘짐’이 되지 말고 ‘힘’이 되어야 한다”고도 했다.

고령인구가 천만이 되는 2024년 1월, 송길원 목사는 <시니어 파트너스>를 내년 1월 발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후 장청인 상을 제정하고 새 시대에 맞는 시니어 활동을 이끌어낼 계획이다.

시니어 파트너스는 미국의 미국 고령자 권익옹호 단체인 AARP(An Ally for Real Possibilities)를 모델로 해 한국의 고령화 사회에 대비한 사회연대 운동이다. 비영리기구로 운영되며 멤버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각종 활동(경제, 건강, 죽음⸱장례, 교육, 레저 등)을 지원하고 돕는다.

이를 위한 노년에 대한 인식개선 사업에서부터 새로운 창직을 돕고 사회변화의 엔진 역할을 하는 것이 목표다. 다음은 <시니어 파트너스>의 선언 전문.

시니어 파트너스의 선언

2024년, 베이비 부머의 상징인 ‘58년 개띠’가 65세 대열에 들어선다. 대한민국 고령층 인구가 1,000만명(1000만 8000명)을 돌파한다. 인구 다섯 명 중 한 명이 65세 이상인 ‘1000만 실버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1000만 실버 시대는 대한민국 경제 지형을 바꾸는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
늙는다는 것은 ‘신의 은총’이다. 젊음을 잃지 않는다는 것은 ‘삶의 기술’이라 한다. 신의 은총을 감사하며 삶의 기술을 익혀 인생의 절정을 누리자. 나아가 이 충만한 삶의 에너지로 새로운 미래를 창조하자.
우리는 말할 수 있다. “노병(老兵)은 사라졌다. 우리는 살아 있다. 나야 나!”

1. 커지는 장수 리스크(longevity risk)로 다음 세대의 ‘짐’이 되지 않고 ‘힘’이 되기 위한 지혜를 모으고 다음 세대에 자산이 된다.
‘힘 있는’ 사람이 아니라 ‘힘이 되어주는’ 사람이 되어 사회 변화의 엔진 역할을 하겠다.

2. 몰려드는 복지 쓰나미로 국가 경제와 가계에 주름이 잡히지 않도록 상⸱장례와 더불어 스스로의 노년 복지 환경을 만들어 낸다.
장묘와 상⸱장례의 대란이 눈앞에 있다. 상⸱장례의 거품을 제거하고 바른 장례모델을 찾아낸다.

3. 금융⸱경제학교 운영과 더불어 청년 상공인들의 경제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는 일에 적극 협력한다.
흔히 우리나라 노인빈곤율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는 부동산 같은 자산을 빼고 소득만 갖고 계산한 ‘통계 착시’다. 부동산까지 합칠 경우 60세 이상은 국내 순자산의 46%를 보유한 ‘파워 실버’다.

4. 가족과의 소통, 지역 간 화합, 분열을 넘어선 사회 통합으로 저출산 극복과 고독사 예방 등 사회 그늘진 곳을 보듬어 산다.
모든 인생은 ‘피보호자’로 태어난다. 보호자의 ‘보호와 돌봄’으로 자란 내가 어느 날 ‘보호자’가 된다. 이번에는 ‘피보호자’가 나의 돌봄으로 새로운 삶으로 피어난다.

홀로 선 나무는 숲을 이루지 못하고 한 개의 실로는 천을 짜지 못한다. 홀로가 아닌 ‘우리’는 사회 변화의 엔진이 될 수 있다.
‘나’를 있게 하는 ‘우리’
나우(NOW)
지금이다.

한편 (사)하이패밀리 대표 송길원 목사(동서대학교 석좌교수)는 30년간 가족생태계를 건강하게 세우는 일에 천착했다. 다문화가족이란 용어도 그에게서 시작되었고 시민연대를 통해 건강한 가정 세우기를 주도했다. 최근 들어 상⸱장례에 대한 국민이 동의하는 국가 표준모델을 만드는 데 온 힘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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