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지역은 한국 기독교 뿌리… 주민들 신앙 위해 노력해야”

김신의 기자  sukim@chtoday.co.kr   |  

하광민 박사, 개혁신학회 학술대회에서 발표

▲하광민 박사가 발표하고 있다.

▲하광민 박사가 발표하고 있다.
하광민 박사(총신대 선교신학)가 최근 서울 종로구 승동교회(담임 최영태 목사)에서 ‘영적 각성과 교회 부흥’이라는 주제로 개최된 제39회 개혁신학회 학술대회에서 북한 인권 증진을 위한 기독교적 관점과 역할에 대해 역설했다.

먼저 하 박사는 “국제사회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자국민에 대한 인권 탄압을 지속하고 있으며, 코로나 봉쇄 기간을 지나면서 더욱 심해지고 있는 형국”이라며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서는 한국 정부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왔었지만, 이 문제에 관해서는 국제사회가 선제적으로 나섰으며, 지금도 선도적으로 인권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북한 내의 인권 문제는 오래된 일이지만, 1990년 중반 이후 북한이탈주민들이 등장함으로써 비로소 베일이 벗겨지고 있다. 이들의 증언으로 국제사회는 북한인권레짐을 구축하면서 책임규명까지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러한 상황에서 북한 인권 증진을 위해 기독교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고민이 아닐 수 없다. 북한 인권 문제는 사회 정치적인 문제인 동시에 종교의 자유 등 기독교가 안고 있는 자유의 문제와 밀접히 연결되는 사안”이라며 한국기독교가 어떻게 북한 인권을 바라볼지, 북한 주민의 인권 증진을 위한 역할은 무엇인지에 대해 전했다.

그는 “북한 인권 문제는 국제적인 관심에서 촉발됐다. 국제사회 안에서 인권의 보편성과 개별국가의 특수적 상황에 대한 논의가 있어 왔다. 특히 사회주의권 국가는 자신의 사상과 문화적 특수성을 내세워 인권의 보편성에 대한 이의를 제기했다. 북한 인권 문제는 자유권과 사회권을 포함하며 2차 세계대전 이후 냉전 체제를 지나면서 개인국가, 국제사회 등의 다양한 층위에서 형성된 문제”라고 했다.

이어 “UN도 이러한 다양한 층위에서 북한 인권 문제를 다루고 있다”며 “UN의 북한 인권 메커니즘은 세 개의 기둥으로 이루어진다. 첫째, 2008년부터 도입된 유엔인권이사회의 보편적인권검토(Universal Periodical Review, UPR)를 통한 북한 인권 점검, 둘째는 UN인권이사회가 창설한 ‘북한인권조사위원회’의 활동, 셋째는 UN총회 및 인권이사회를 통한 공동결의 및 보고서 채택을 통한 북한 인권 점검”이라고 했다.

그는 “UN 인권이사회에서 발표한 북한인권 조사위원회 보고서에 의하면 조사위원회는 식량권 침해, 정치범 수용소 관련 모든 인권침해사항, 고문 및 비인간적 대우, 자의적 체포 및 구금, 각종 차별, 특히 기본적 인권과 자유에 대한 조직적인 박탈 및 침해 속에 이루어진 차별, 표현의 자유 침해, 생명권 침해, 이동의 자유 침해, 외국인 납치를 포함한 강제실종 등 인권침해사실을 확인하고, 인도에 반한 죄가 성립되는 것으로 결론내리고 북한 인권실태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할 것과 보호책임원칙 적용, 과도기 정의에 대한 검토 필요성을 제기했다”고 했다.

이어 한국 정부의 북한인권 대응에 대해 “한국 정부는 북한인권 이슈를 주도적으로 제기하지 못한 채, 국제사회가 주도하는 만큼 한 발 뒤에서 따라는 형국이었다. COI의 보고서 발간 이후 한국정부는 UN이 주도하는 북한인권결의안에 동참하는 방식으로 인권문제에 대응해 왔지만, 이마저도 국내의 정치적 상황에 따라 적극 대응하지 못했다. 특히 진보 정권 시기 북한인권문제는 정치적인 이유로 가로막혀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며 “정부가 달라진다고 북한 인권 문제에 있어서 다른 태도를 보이는 것은 정책의 지속적인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또 “북한 인권 문제가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문제인 것은 이미 밝혔듯 미국에서는 2004년북한인권법안이 통과, 일본에서는 2006년 이와 비슷한 법률이 통과됐다. 국내는 2016년에서야 통과되었는데, 북한인권법안에 의거한 북한인권기록센터는 설치, 운영 중에 있는 반면 북한인권재단은 국내 정치상황으로 아직도 설치되지 못한 상태”라며 “북한인권 문제에 일관적이지 않은 태도로 인해 우리 정부는 국제무대에서 신뢰를 상실할 수 있으며, 북한에게는 자신의 입맛에 맞는 정부를 세워야 한다는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고 했다.

또 현 정부가 발간한 2023년 북한인권보고서에 대해 “첫째, 시민적 정치적 권리에 대해 다루며, 북한 주민은 자유권 규약에서 보장하는 자유와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생명권도 크게 위협받고 있다고 보고서는 평가했다. 둘째,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권리에서도 북한주민은 보호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량은 경제적 수준에 따라 접근이 이루어지고, 충분한 배급도 이루어지지 않았고, 건강권도 보장받지 못했고, 교육부분에 있어서도 교육기회 불평등이 매우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북한 내 여성, 아동, 장애인 등 취약계층 역시 보호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특별사안으로 정치범수용소의 수용자들과 국군포로, 납북자, 이산가족 인권을 다루며 이들이 받는 인권피해가 있는 것으로 보고했다”고 했다.

하 박사는 “북한인권은 인류의 보편적 관점이면서도 동시에 특수한 상황이라는 두 가지 양면이 존재한다”며 “진보진영에서는 한반도의 특수성을 강조하여 북한 인권 문제를 등한시하는 경향을 보인다. 국내 인권 문제에 있어서는 진보 진영의 논리가 주요한 인권 개선의 동력이었으나 북한 인권 문제에 있어서는 다른 논리를 펴고 있다. 이러한 두 가지 시각은 한국 사회 내에 엄연히 존재하고 정치세력을 이루고 있기에 양자 간에 팽팽한 신경전이 있다. 그것이 북한인권재단이 출범하지 못하고 있는 방증이기도 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인권문제를 다룸에 있어서 북한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경험해 보지 못한 특수한 체제임을 인식해야 한다. 북한식 사회주의, 소위 주체사상으로 세워진 수령중심의 체제로 말미암아 북한은 여타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볼 수 없는 형태로 발전해 왔다. 그 안에서 북한 주민들은 심각한 인권 유린을 당하고 있다”며 북한 인권 증진을 위한 기독교의 역할을 국내외적 층위에서 제시했다.

이에 대한 첫 번째 일로 국제사회와의 협업을 제시한 하 박사는 “국제사회는 특정 관여를 통해서 북한 인권 탄압의 책임 규명(accountability)을 강화하고 이를 담당할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 오고 있다.국제사회의 각각의 인권매커니즘에 대응하는 북한의 대응전략에 따라서 기독교계도 때로는 강하게 압박하고 때로는 북한이 인권을 개선할 수 있도록 유도할 부분이 있다”며 “북한인권 탄압에 대하여 기독교계는 국제사회와 함께 책임 규명을 위한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이를 위해서 국제사회에 활동하는 기독교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다. 기독교계는 북한의 인권탄압의 실상을 알리고 고통받는 주민들의 인권을 증진시키기 위해 국제적인 운동에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2017년 북한에 억류된 명의 한국인 석방을 위해 기독교계가 국제사회와 연대해야 한다”며 “국제사회도 이들의 억류 문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미 국무부는 ‘2021 국가별 인권보고서’에서 한국인 6명이 북한에 억류된 사실을 처음 언급하며 억류 사실 규명을 북한 정부에 요구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김정욱, 김국기, 최춘길, 김원호, 고현철, 함진우 씨가 북한에 억류돼 있고, 이 중 3명은 선교사로, 기독교계가 무관심할 수 없는 사안이다. 이들의 석방과 국내송환에 대해서 기독교계가 국제사회와 힘을 합쳐야 한다“고 했다.

또 “기독교계는 북한 정부가 수용할 수 있는 분야에서 북한 주민의 인권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북한은 2015년 UN이 제정한 ‘지속가능한 개발 목표들(SDGs)’에 대해 수용적 태도를 보였다. 기후변화, 기아, 물 문제 등 북한 역시 시급한 문제에 대해서 기독교 NGO들과 시민단체들은 북한당국과 협력할 수 있다”며 “이를 위해 UN 내의 기독교 정신을 가진 단체들과 협력하여 북한이 국제사회로 나올 수 있도록 견인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한국 기독교계는 국내에서만 머물 것이 아니라 기독교 민간통일 외교를 국제사회에 적극적으로 펼쳐나가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그는 “인권 개념에 관계권을 추가한다면 북한도 변화된 인권 개념에 발전적으로 대응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측해 본다. 그리고 향후 관계권론자들이 UN총회에 관계권을 포함한 인권개념 추가를 시도할 경우 기독교계가 북한인권에 이를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더 나아가 통일한국을 어떻게 건강하게 이룰 수 있는지를 연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또 그는 “북한에서 기독교 신자들은 신앙의 자유를 빼앗긴 채 숨죽여 살아가고 있다”며 “한국 기독교인은 북한의 인권 증진을 위해서 노력할 때 북한 주민들의 신앙의 자유를 위해서 가장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한국 기독교에서 북한 지역은 뿌리와 같은 지역이다. 1907년 평양대부흥 운동은 한국 기독교의 근원을 형성한 사건이었다. 그러한 곳이 지금은 기독교를 비롯한 신앙을 가장 철저하게 탄압하는 아이러니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기독교 내 북한과 통일에 관한 교육에 대해 “교회나 기독교 시민단체 등을 통해서 북한 관련 교육들이 많이 진행되고 있는데, 북한 인권에 관한 교육은 그다지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며 “특히 한국교회 내에서는 북한을 선교적 관점에서 바라보고 북한선교 또는 통일선교라는 이름으로 교육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대부분의 교육 내용은 북한의 정치 사회적 이해와 핵과 미사일 문제 등에 머물러 있다. 북한인권부분에 대한 교육은 거의 빠져 있거나 미미하다. 북한주민들의 인권부분을 기독교적 관점에서 재조명하고 해결하려면 정확한 정보제공과 바른 인식이 필요하다. 한국교회 안에서 북한 이해를 위해서 북한인권에 대한 교육이 활발히 전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하 박사는 “북한이탈주민을 돕는 것은 북한에 관여할 수 없는 현 상황에서 가장 실질적인 북한인권 개선 사업 중 하나”라며 “한국기독교는 북한이탈주민 돕기를 북한이탈주민 발생 초기부터 선도적으로 진행해 왔다. 다행히 북한이탈주민들이 국내에서 가장 신뢰하는 종교가 기독교로 나타났다. 한국 기독교는 북한이탈주민들이 계속해서 한국사회에 적응하고 정착하는 모든 과정에 지속적으로 관여하며 함께 해야 한다. 이들의 성공적인 정착은 북한에 있는 가족이나 친지들에게 희망의 소식이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끝으로 하 박사는 “북한 인권 문제 해결은 한반도를 넘어선 국제사회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는 사안이다. 세계 곳곳에서는 아직도 인권이 유린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고 북한의 인권상황은 세계 최악이라고 말할 수 있다. 북한 체제가 백두혈통의 순수성을 옹호하려고 하는 한 북한의 인권 탄압은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인권 메커니즘의 관여로 북한도 조금씩 제도적 개선을 하고 있다. 한 국가의 인권의 변화는 단기적 변화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으로 다가서야 한다”며 “북한인권의 증진을 위해 기독교계도 한국사회에서 장기적인 호흡을 가지고 국내외적인 활동을 지속적으로 벌여 나간다면 ‘기쁨으로 그 곡식 단을 거두는 날’이 올 것이다. 그날까지 낙망하지 말고 포기하지 말고 북한인권 증진을 위해 지속해 나가길 소망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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