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폐쇄와 폭격 긴장 속… 한인교회들, 전쟁 후 첫 예배

송경호 기자  7twins@naver.com   |  

안식일 맞아 대체 장소 혹은 온라인으로 모여 평화 위해 기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각 편에서 비난 말고,
갈라진 틈을 예수님의 사랑으로 중재하기를”

▲황성훈 목사가 담임하는 예루살렘샬롬교회는 평소 필란드루터란교회선교센터(FELM)를 예배 처소로 삼아 왔지만, 사태 직후 폐쇄됐다. 이번 사태 발생 후 맞이한 첫 안식일 예배를 긴장감 속에 별도의 교회 센터에서 드리고 있다. ⓒ황성훈 목사 제공
▲황성훈 목사가 담임하는 예루살렘샬롬교회는 평소 필란드루터란교회선교센터(FELM)를 예배 처소로 삼아 왔지만, 사태 직후 폐쇄됐다. 이번 사태 발생 후 맞이한 첫 안식일 예배를 긴장감 속에 별도의 교회 센터에서 드리고 있다. ⓒ황성훈 목사 제공

테러를 자행한 하마스에 대한 이스라엘의 반격으로 양측 간 전쟁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 한인교회들이 이번 사태 발발 직후 첫 안식일 예배를 드렸다. 전쟁 여파로 필수 생활시설을 제외한 시설들이 폐쇄되거나 사용이 제한되는 상황에서, 교인들은 별도의 장소에서 혹은 온라인으로 예배드리며 평화를 위해 기도의 손을 모았다.

예루살렘, 예배당 폐쇄로 센터에서 모여

이스라엘의 안식일(Shabath)은 금요일 일몰부터 토요일 일몰까지다. 이곳에서 주일은 일을 시작하는 첫날이기에, 기독교인들은 안식일에 해당되는 토요일에 예배를 드린다. 황성훈 목사가 담임하는 예루살렘샬롬교회는 평소 필란드루터란교회선교센터(FELM)를 예배 처소로 삼아왔지만 이는 사태 직후 폐쇄됐고, 전쟁의 긴장감 속에 14일 교회 센터에서 예배를 드렸다. 황 목사는 “한국을 방문 중인 성도를 제외하면 모두가 모였다”고 했다.

지난달부터 산상수훈 강해를 해 왔던 이 교회의 이번 주 설교 주제는 공교롭게도 ‘살인하지 말라(마 5:21~26)’였다. 그는 “물리적으로 뿐만 아니라 말로도 살인할 수 있다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다시 기억하며, 이스라엘 편에서 팔레스타인을, 팔레스타인 편에서 이스라엘을 비난하기보다, 갈라진 틈에서 우리가 만나는 이곳 사람들에게 예수님의 사랑으로 중재하는 삶이 되자고 당부했다”고 했다. 예배 후 이스라엘 땅을 위해 기도회를 진행했다.

황 목사와 감요한 목사(이스라엘팔레스타인선교협회장)에 따르면, 예루살렘에서는 시내를 제외한 일반 주거지는 일상을 회복해 가고 있다. 전쟁 초기 생필품 대란이 일었지만 빠르게 회복됐고 ‘사재기’와 같은 모습은 없었다고 했다.

레바논·이란 등 인접 국가와의 확전 우려 속에서 긴장감은 계속됐다. 황 목사는 “예루살렘 시내와 올드시티 주변에는 소규모 테러 시도가 있었고, 진압 과정에서 사망자가 부상자가 나오기도 했다. 예루살렘의 한인들은 사람들이 밀집한 곳에는 가급적 다니지 않는다”고 했다.

초·중·고등학교는 사태 직후 현장 수업을 전면 중단하고 온라인으로 전환했다. 당초 10월 15일로 예정됐던 대학교 개강은 11월 5일로 연기된 상태라고 한다. 감 목사는 “직장의 경우 방공호가 있는 곳은 출퇴근이 가능하지만, 그렇지 않는 곳은 출근 자체가 불가하다”고 덧붙였다.

브엘세바, 극도의 긴장감 속 온라인 예배

▲하마스의 공격이 시작된 7일 이른 아침(현지시각). 브엘세바에서 사역 중인 목회자가 11층인 자택 발코니에서 바라본 시가지(왼쪽). 바로 옆집에 로켓이 떨어졌고, 이웃은 병원에 후송됐지만 이후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한다(오른쪽).
▲하마스의 공격이 시작된 7일 이른 아침(현지시각). 브엘세바에서 사역 중인 목회자가 11층인 자택 발코니에서 바라본 시가지(왼쪽). 바로 옆집에 로켓이 떨어졌고, 이웃은 병원에 후송됐지만 이후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한다(오른쪽).

가자지구와 30km 거리로 하마스의 직접적인 표적이었던 브엘세바(베르셰바)는 긴장감이 훨씬 컸다. 이곳에서 사역 중인 한인 목사는 “전쟁의 영향권이라 긴장 속에 살아가고 있다. 줌(ZOOM)으로 예배할 수밖에 없었고, 전쟁 속에 기도할 바를 함께 나누고 중보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했다.

그는 “하루종일 폭격에 노출되어 있어 마음이 심히 어렵다”고 토로했다. 며칠 전 첫 번째 인터뷰를 한 직후에도 밤새 자택 바로 인근과 옆 마을에 로켓이 떨어졌다며 위기 상황을 전했다. 그는 “일부 가정은 예루살렘으로 피신했지만, 저희는 이곳에 있어야 할 이유가 있기에 이곳에서의 사역에 집중하고 있다”고 답했다. 외국인 학생들을 벤구리온 공항으로 호송하고, 그의 자택과 마주하고 있는 남부 이스라엘의 거점 소로카 병원에서 의료진들을 돕고 있지만, 선교지 특성상 자세한 상황을 나누진 못했다.

각자 자리서 도움 요청에 응답

한인 목회자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한인 혹은 현지인들에게 위험한 상황을 대처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한인 교민들이 정부 운항 항공기에 안전하게 탑승할 수 있도록 여러 루트를 제공했으며, 한 목회자는 아슈켈론 등 하마스로부터 피격을 받고 예루살렘으로 피신한 메시아닉 쥬(예수를 믿는 유대인) 목회자에게 거처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기도 했다.

▲브엘세바 A목사 집 바로 인근에 위치한 소로카 종합병원에서 A목사의 자녀와 현지 교인들이 의료진을 도와 구호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 병원은 벤구리온 대학교의 의과대학으로 남부 이스라엘 거점 병원이다. ⓒA목사 제공
▲브엘세바 A목사 집 바로 인근에 위치한 소로카 종합병원에서 A목사의 자녀와 현지 교인들이 의료진을 도와 구호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 병원은 벤구리온 대학교의 의과대학으로 남부 이스라엘 거점 병원이다. ⓒA목사 제공

가자지구 주민들의 대규모 피난 행렬이 이어지는 상황. 언론 보도에 의하면, 그곳에도 소수의 한인들이 거주하고 있던 것으로 전해진다. 다국적 인권단체들도 부분적으로 활동하지만, 현지 한인 목회자는 “NGO라도 공식적인 활동은 법적으로 금지되기 때문에 확인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한국교회에 요청할 기도제목으로 황성훈 목사는 “전쟁의 양상이 과열되고 있고 확전의 가능성이 있다. 전쟁이 속히 종식되고 평소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하나님의 완전한 평화를 고대한다”며 “이스라엘 정부가 전쟁의 열쇠를 쥐고 있는 만큼, 지혜롭게 잘 판단함으로 전쟁이 마무리되고 국민들에게 지지를 얻는 올바른 정치를 펼칠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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