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비혼·비출산에 대한 찬반은 혐오표현인가

김신의 기자  sukim@chtoday.co.kr   |  

‘제4차 NAP 초안, 무엇이 문제인가?’ 세미나서 낙태 문제 논의

자유시장에 맡겨야 할 가치 문제
소수-다수집단 사이 갈등만 조장
‘다수자 역차별’ 독재적 전체주의
‘낙태약 사용지원’, 현행법에 반해
출생 전 아동의 인권으로 다뤄야

▲‘제4차 NAP(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 초안, 무엇이 문제인가?’ 세미나 기념사진. ⓒ주최측
▲‘제4차 NAP(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 초안, 무엇이 문제인가?’ 세미나 기념사진. ⓒ주최측

최근 각계에서 국회와 정부에 낙태죄 관련 법안 개정을 독촉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1일 복음법률가회와 동성애동성혼합법반대국민연합(동반연)이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제4차 NAP(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 초안, 무엇이 문제인가?’ 세미나에서 ‘낙태’ 문제를 다뤘다.

이날 지영준 법무법인 저스티스 대표변호사는 ‘혐오표현에 대한 대응과 표현의 자유-낙태·비혼·비출산에 대한 찬반은 혐오표현인가’를 제목으로 한 발표에서 “법무부는 제4차 NAP에 ‘혐오표현 확산방지 및 인식개선’등을 추진 과제로 포함시키고 있는데, 이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를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제4차 NAP’의 혐오표현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지 변호사는 “‘혐오표현’이 평등권을 침해하는 ‘차별의 문제’인가,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자유의 문제’인가”라고 물은 뒤, “이에 대해서는 제4차 인권 NAP 정책과제를 권고하고 있는 국가인권위원회의 자료나 결정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법에 의하면, 성별 등을 이유로 ‘우대’하거나 ‘분리·구별’하는 것도 ‘차별’행위에 포함될 수 있다. 특이한 점은 사회적 약자·소수집단에 대한 것으로 ‘차별’의 문제라고 하면서, 사회적 강자나 다수자에게 혐오감을 표출하는 것은 혐오표현으로 보기 어렵다고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는 역차별·독재적인 전체주의적 요소”라고 비판했다.

또 “위와 같이 ‘혐오표현’은 ‘특정 속성을 이유로 차별을 받아온 사회적 소수자 또는 소수집단’에 대한 것이라고 한다면, 사회적 약자나 소수자/집단과 사회적 강자와 다수자/집단의 구별이 문제된다. 만약 사회적 약자 또는 소수자의 구별기준이 불명확하다면 ‘집단’간의 갈등만 부추길 위험이 있다”며 “나아가 혐오표현은 사회적 약자나 소수집단에 대한 것이고 사회적 강자나 다수자에게 혐오감을 표출하는 것은 혐오표현으로 보기 어렵다고 한다면, 결국 ‘혐오 표현’이라는 것은 사회적 소수자만을 위하여 다수자를 역차별하는 독재적·전체주의적 요소가 있는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이에 대해 우리 헌법은 여자와 연소자, 청소년과 노인, 신체장애자, 생활능력이 없는 국민을 사회적 약자로 열거하고 있다”며 “반면, 성소수자가 ‘사회적 약자·소수자’라는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렇듯 사회적 약자나 소수자/집단의 판단기준이 분명하지 않다고 한다면, 혐오표현 규제는 필연적으로 사회적 약자와 강자, 소수자와 다수자를 구별하며 갈등을 조장하는 도구 개념이 될 것임이 자명하다”며 “더욱이 국가인권위원회는 성별 등을 이유로 한 ‘우대·분리·구별’도 ‘차별’의 개념에 포함된다고 한다. 이러한 논리에 따르면 낙태, 비혼·비출산에 대한 옹호도 태아와 모성, 임신과 출산을 이유로 한 차별 또는 혐오표현에 해당될 수 있다. 사상의 자유시장에 맡겨져야 할 가치(價値)의 문제가 차별(差別)의 문제로 포장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표현의 자유는 최대한 보장되어야 한다. 더욱이 헌법재판소는 혐오표현이나 차별적 언사나 행동도 헌법 제21조가 규정하는 표현의 자유의 보호 영역에 해당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다만 헌법 제37조 제2항에 따라 법률로 제한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그러므로 차별적 언사나 혐오표현을 규제하기 위해선 법률에 근거해야 하는데, 우리 헌법과 국제인권규범은 혐오표현 금지를 명시하고 있지 않다. 다만,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자유권규약) 제20조, 제27조는 종족적, 언어적, 종교적 소수자를 열거하고 있을 뿐”이라고 했다.

또 “무엇보다도 민주주의를 지키고 발전시켜 나가기 위하여 표현의 자유의 우월적 지위는 반드시 보장되어야 한다. 좋아하고 사랑할 자유를 보장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싫어하고 혐오할 자유도 최대한 보장해야 한다. 헌법재판소도 ‘혐연권이 흡연권보다 상위의 기본권’이라고 한다”며 “요컨대, 헌법상 ‘양심적 혐오표현’도 표현의 자유로서 보호되어야 하고, 표현의 자유는 명확한 법률에 의하여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이 존재하는 경우 최소한의 제한만이 허용된다. 그러므로 평등 또는 소수자 보호라는 구호 아래 애매모호한 ‘차별적 언사 또는 혐오표현’이라는 선동은 법무부 제4차 인권NAP에서 삭제되어야 한다”고 했다.

‘제4차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 中 형법 낙태죄 관련한 문제점’을 발제한 연취현 법률사무소 와이 대표변호사는 사회적 약자 및 소수자의 인권보호 강화 중 ‘여성 부문’에 들어간 ‘인공임신중절 관련 법·제도 정비, 임신중절의약품의 안전한 사용지원’을 문제 삼았다.

연 변호사는 “낙태는 여성의 자기결정권의 문제에 앞서 국가의 미래 세대의 양성 문제 및 생명인식에 대한 인권 기초적 관점의 문제, 국가의 국민 생명보호의무가 어느 범위에까지 미친다고 볼 것인지의 문제, 출생전의 생명권은 아동의 인권으로 볼 수 있는가의 문제 등 전국민적 관점에서 조망이 가능한 인권의 문제”라며 “제4차 NAP의 인공임신 중절 약품의 안전한 사용지원은 현행법체계에 반한다”고 했다.

이어 “형법 제269조 제1항과 제270조 제1항 헌법 불합치 결정이 이루어진 헌법재판소 2017헌바127 결정 역시 ‘모든 인간은 헌법상 생명권의 주체가 되며, 형성 중의 생명인 태아에게도 생명에 대한 권리가 인정되어야 한다. 태아가 비록 그 생명의 유지를 위하여 모(母)에게 의존해야 하지만, 그 자체로 모(母)와 별개의 생명체이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인간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태아도 헌법상 생명권의 주체가 되며, 국가는 헌법 제10조 제2문에 따라 태아의 생명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고 설시하였는데,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는 헌법 제10조 제2문이 ’태아의 생명권‘을 보호하는 규정임을 명시적으로 확인하였다고 할 것”이라고 했다.

또 “뿐만 아니라 <세계인권선언> 제3조는 ‘모든 사람은 생명을 가질 권리’가 있음을 선언하고 있고,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제6조는 ‘사형선고는...... 임산부에 대하여 집행되어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아니라, <아동권리선언>에서는 ‘아동은 정신적으로 미성숙하므로 출생전후 모두 적절한 법적 보호를 비롯해 특별한 보호와 돌봄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아동권리 협약>에서는 ‘태아나기 이전뿐만 아니라 태어난 이후에도 적절한 법적 보호를 포함하여 특별한 보호와 권리를 받아야 한다.’는 내용을 명시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에 비추어 본다면 낙태(인공임신중절)의 문제는 여성의 인권이기에 앞서 국민전체에 미치는 중대한 인권의 쟁점이고, 최근 빈번히 침해가 이루어지고 보호가 논의되는 아동인권의 관점에서 출생전 아동의 인권으로서 논의되어야 할 것임에도, 여성의 자기결정권에 따른 부수적 문제로 다루고 있는 것은 우리 인권정책 당국의 근시안적 시각을 대변해 주는 것이라고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법안을 국회에 제출한 법무부는 태아의 인권을 고려하고 보호할 국가기관임에도, 낙태의 문제를 양성평등기본계획 이행의 관점에서, 여성의 인권에 있어서 부수적인 쟁점 중 하나라고 바라보고 있음은 제4차 인권정책 기본계획의 큰 문제”라며 “더욱이 형법개정안이 정비되지 않는 한, 약물에 의한 낙태 역시 입법공백의 상태일 뿐 ‘합법’이라고 보기 어렵다. 또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발현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건강을 해할 수 있는 불법 의약품에 대한 관리에 나서야 할 법무부의 현실인식이 국민을 불법으로 몰아넣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묻게 된다”고 했다.

연 변호사는 “인권은 천부성과 보편성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인권은 절대 사람의 시기별로 또는 지위나 상황에 따라 분절적일 수 없기에 생명을 가지는 그 순간부터 본질적으로 존재한다. 태아의 생명권은 인간의 가진 가장 연약하지만 가장 강력하고 가장 보호받아야 할 본질적 인권”이라며 “그러나 현재 대한민국은 이 가장 본질적인 인권에 대한 보호가 전혀 미치지 못하고 있다. 제4차 NAP에 이 문제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방안이 명시됨으로써 가장 기본적 인권의 보호가 가장 기초적인 단계에서부터 시작되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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