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대법원장, 재판 현장 바로 잡아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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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태 칼럼] 고전 한 토막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SBS 캡쳐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SBS 캡쳐
시대를 관통하는 지혜로써 고전의 이해는 생각의 깊이를 더해주고 세상사를 조명하는 폭을 넓혀준다. 물론 우리의 이상(理想)을 더욱 높게하여 인격의 넓이와 높이와 깊이를 크게 확장시켜 준다.

사람은 기껏해야 100년을 살다 간다. 그가 직접 몸으로 체험하는 내용은 극히 제한적이다. 동시에 두 곳에 있을 수 없기에, 그가 경험한 시간과 공간은 매우 협소할 수밖에 없다.

그것을 시간적으로 공간적으로 확장해 간접경험을 높이기 위해선 옛사람들의 글과 지혜를 배워 시간적으로 확장하고 외국에서 살았던 사람들의 글과 체험을 들어 공간적으로 확대해야 한다.

그런 이유에서 시간의 확장을 위해 나보다 먼저 살다간 사람들의 지혜를 배워보자.

①외유내강(外柔內剛): 중국 당(唐)나라 때 노탄(盧坦)이란 사람이 황제가 절도사로 임명한 요남중(姚南仲) 인물평을 할 때 ‘외유증강’이란 말을 했는데 이것이 외유내강의 의미로 전해오고 있다. 또 중국 고전인 <주역(周易)>의 천지비(天地否) 괘에도 “안은 음이고 밖은 양이며 안에는 유하고 밖에는 강하다”는 말이 나온다.

우리나라 조선 선조 때 영의정을 지낸 신흠(申欽)이 세상을 떠나자 이수광(李睟光)이 “신흠은 명문가 출신이고, 성품은 외유내강하여 나라의 보배였다”고 평한 일이 있다. 이로써 외유내강은 ‘겉으로는 부드럽지만, 속마음은 심지가 곧고 강직하다’는 말로 인물평에선 큰 칭찬의 말이 된다.

②군계일학(群鷄一鶴): 닭의 무리 속에 한 마리 학이 있어 돋보인다는 뜻이다. 요즘 국회의원들의 무한대립 난맥상을 볼 때 만나보고 싶은 인물이다. 그러나 어디 그리 쉽겠는가? 이전투구(泥田鬪狗)하는 모습을 보면 누가 옳고 누가 그른지 분별이 안된다. 모두 물갈이 해야 할 것 같다.

③교각살우(矯角殺牛): 소의 뿔을 바로 잡으려다 소를 잡는다는 뜻이다.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운다. 생쥐 한 마리 잡으려다 장독을 깬다는 말도 같은 뜻이다. 모든 일에는 장점과 단점이 있기 마련인데, 약점을 고치려다 장점까지 망가뜨리는 경우를 말한다.

옛날 중국에서 제사에 사용할 소의 뿔이 조금 비뚤어져 있어 좀 반듯하게 고치려다 뿔이 빠져 소까지 죽게 됐다는 데서 유래한 것이다. 야당이 당을 혁신한다고 하다, 혁신은 고사하고 당 전체가 큰 낭패를 보게 된 것도 한 예가 될 것 같다. 사람 한 명이 온통 나라를 시끄럽게 하니, 이 또한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웅덩이를 탁하게 만들었다(一魚濁水).

④읍참마속(泣斬馬謖): 원칙과 공정을 위해 아끼는 사람을 처벌한다는 뜻이다. 대의를 위해, 전체를 위해 누군가 희생양을 삼는다는 경우다. 중국 촉(蜀)나라의 제갈량이 군령을 어겨 전쟁에 패하자, 그가 아끼는 부하 마속을 어쩔 수 없이 울면서 목을 베어 전체 기강을 바로 잡은데서 유래한다.

사사로운 감정과 인정을 앞세우지 않고, 더 큰 목적과 사회의 기강을 바로잡기 위해 자기가 아끼는 사람이라도 엄정하게 법을 적용해 처벌함으로써 국가 질서를 세워나가는 경우를 말한다.

요즘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 하여 ‘내로남불’이란 한국적 정치계의 고질병이 비웃는 의미로 전 세계에 퍼져나갔다. 매우 부끄러운 일이다. 진영 논리에 따라 사슴 가죽에 가로 왈(曰)자처럼 되고,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가 되는 일이 우리나라의 정치현실이다.

가장 엄정하여 눈을 감고 저울을 달아야 할 사법부의 재판까지 내 편과 네 편에 따라 재판을 지연시키고 편파적 판결을 내려 세계인의 눈에 믿을 수 없는 나라로 보이게 됐으니 매우 부끄러운 일이다.

성경에도 재판과 도량형을 속이거나 굽게 하면 하늘이 벌을 내릴거라고 경고하고 있다(레 19:36, 잠 11:1, 20:10, 20:23, 겔 45:10, 호 12:7, 잠 17:23, 렘 5:28, 눅 18:6).

새로 임명 제청된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는 전임 김명수 대법원장이 흩어놓은 재판 현장을 바로 잡아주기 바란다. 사법 방해, 재판 지연, 협박과 회유 등 재판 질서의 혼란을 빨리 시정하여 국민들로부터 사법부 신뢰를 회복해주기 바란다. 벌을 받는 사람이 이해하고 수용하지 못한다면 그 자체가 이제 잘못된 사법이기 때문이다.

김형태 박사
한남대학교 14-15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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