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섭 칼럼] 의와 영생과 하나님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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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섭 목사. ⓒ크투 DB

▲이경섭 목사. ⓒ크투 DB

◈의와 영생

‘생명(生命)’은 ‘의(義)’와 직결돼 있다. 인간 ‘생명’의 실체는 ‘의’이다. ‘의’가 있는 곳에만 생명이 있고, ‘의’가 없는 곳엔 죽음뿐이다. ‘인간이 살았다’고 하는 것은 ‘그에게 의가 있다’는 말이다.

‘의가 없는 생명’은 ‘생명이 아닌 죽음’이다. ‘의 없이 사는 것’은 ‘생명을 사는 것’이 아닌 ‘죽음을 사는 것’이다. ‘(허물과 죄로) 죽었다(엡 2:1)’는 말은 ‘(허물과 죄로) 의를 상실했다’는 뜻이고, ‘(허물과 죄로 죽었던) 우리를 살렸다(엡 2:1)’는 말은 ‘(의가 없던 우리에게) 의를 주었다’는 뜻이다.

성경도 언제나 ‘의와 생명’, ‘죄와 죽음’을 연결 지었다. “의로운 길에 생명이 있나니 그 길에는 사망이 없느니라(잠 12:28)”, “한 사람의 ‘범죄’를 인하여 ‘사망’이 그 한 사람으로 말미암아 왕노릇 하였은즉… 그런즉 한 범죄로 많은 사람이 정죄에 이른 것 같이 의의 한 행동으로 말미암아 많은 사람이 ‘의롭다’ 하심을 받아 ‘생명’에 이르렀느니라(롬 5:17-18)”.

그리고 그 ‘의’는 ‘행위의 의(義)’가 아닌 ‘구속의 의(義)’이다. 죄인은 ‘자기의 행의(行義)’로 ‘자기 죄’를 속(贖)할 수 없다. ‘죄를 속하는 것’은 ‘행의(行義)’가 아닌 ‘완전한 죽음’이기 때문이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구속’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은혜로 값 없이 ‘의롭다’ 하심을 얻은 자 되었느니라(롬 3:24)”.

“여호와께서 그 종들의 영혼을 구속하시나니(redeems) 저에게 피하는 자는 다 죄를 받지 아니하리로다(be condemned, 시 34:22)”. 이를 신약적으로 표현하면, ‘그리스도께로 피하여 구속을 받으면(죄값을 지불하면) 의롭다 함을 받아 정죄를 받지 않는다’는 뜻이다.

죄인은 ‘죄의 구속’을 받지 않으면 그의 행위가 아무리 완전해도(사실 완전할 수도 없지만) 의롭다 함을 받지 못한다. 하나님은 ‘죄의 구속비용(죄삯)’으로 우리에게 ‘행의(行義)’가 아닌 ‘(그리스도의) 완전한 죽음’을 요구하셨다.

“너희가 알거니와 너희 조상의 유전한 망령된 행실에서 ‘구속’된 것은 ‘은이나 금’ 같이 없어질 것으로 한 것이 아니요 오직 흠 없고 점 없는 어린양 같은 ‘그리스도의 보배로운 피’로 한 것이니라(벧전 1:18-19)”.

여기서 ‘구속의 비용(money for the redemption, 속전)’을 ‘은금(銀金)’에 빗댄 것은 성경에서 ‘죄값 지불 수단’을 화폐(속전, money for the redemption)로 상정(想定)했기 때문이다. “그가 모든 사람을 위하여 자기를 속전(money for the redemption, 贖錢)으로 주셨으니 기약이 이르면 증거할 것이라(딤전 2:7)”.

그리고 그것을 은금(銀金)에 빗댄 또 하나의 이유는 당시 자신들의 ‘행의(行義)’를 그것(은금)처럼 중시한 율법주의자(바리새인)들을 염두에 둔 것이다. 실제로 예수님은 그들에게 ‘돈을 좋아하는 자(lovers of money, 눅 16:14)’라는 별명을 붙여 주셨다. 그들은 자신들이 은·금같이 여기는 ‘율법적 의’를 ‘속전’으로 지불하려고 했다.

그러나 죄인이 하나님께 지불할 유일한 ‘구속의 비용(속전)’은 ‘흠 없고 점 없는 어린양 같은 그리스도의 보배로운 피(벧전 1:18)’이다. 그것 외는 하나님께 ‘속전’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결론이다. ‘그리스도의 구속(redemption, 救贖)’이 죄인에게 ‘의(righteousness, 義)’를 갖다 주고, ‘그리스도의 구속의 의’가 그에게 ‘영생(eternal life, 永生)’을 갖다 준다.

“그런즉 한 범죄로 많은 사람이 정죄에 이른 것 같이 의의 한 행동으로 말미암아 많은 사람이 의롭다 하심을 받아 생명에 이르렀느니라(롬 5:18)“. 여기서 “의롭다 함을 받아 생명에 이르게 한 ‘의의 한 행동’”은 ‘속전(贖錢)으로서의 그리스도의 죽음’이다.

◈의와 하나님 나라

‘하나님 나라’는 오직 ‘의인’에게만 약속됐다. “그 때에 의인들은 자기 아버지 나라에서 해와 같이 빛나리라 귀 있는 자는 들으라(마 13:43)”, “거기 대로가 있어 그 길을 거룩한 길이라 일컫는바 되리니 깨끗지 못한 자는 지나지 못하겠고 오직 구속함을 입은 자들을 위하여 있게 된 것이라(사 35:8)”.

그리고 그의 ‘의인 됨’ 역시 ‘그리스도의 구속’으로 말미암았고, 그가 가진 ‘믿음의 의(정확히는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말미암은 하나님의 의, 롬 3:22)’가 하나님나라에 들어갈 자격을 준다.

“내 사랑하는 형제들아 들을찌어다 하나님이 세상에 대하여는 가난한 자를 택하사 ‘믿음’에 부요하게 하시고 또 자기를 사랑하는 자들에게 ‘약속하신 나라’를 유업으로 받게 아니하셨느냐(약 2:5)”.

“우리는 우리의 행한 일에 상당한 보응을 받는 것이니 이에 당연하거니와 ‘이 사람의 행한 것은 옳지 않은 것이 없느니라’ 하고 가로되 ‘예수여 당신의 나라에 임하실 때에 나를 생각하소서’ 하니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오늘 네가 나와 함께 ‘낙원’에 있으리라 하시니라(눅 23:41-43)”.

“세례 요한의 때부터 지금까지 천국은 침노를 당하나니 침노하는 자는 빼앗느니라(마 11:12)”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 역시, 흔히 생각하듯 세례 요한 때부터 ‘천국’이 인간의 ‘의지와 노력’으로 쟁취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 아닌, ‘믿음의 경륜’으로 된다는 것을 말한 것이다.

여기서 ‘천국을 침노하는 시작 점’을 신·구약(新舊約)의 경계점인 ‘세례 요한의 때’로 잡은 것은 그 때 이후로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의롭다함을 받는 믿음의 경륜’이 확연히 드러남으로 사람들로 하여금 담대히 천국을 침노할 수 있게 했기 때문이다.

그의 이전 곧, ‘믿음의 경륜’이 확연히 드러나기 전까진, 대다수의 사람들이 율법에 갇혀 (정죄의식에 사로잡힘으로) 담대하게 천국을 침노할 용기를 가질 수 없었다.

“성경이 모든 것을 죄 아래 가두었으니 이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말미암은 약속을 믿는 자들에게 주려 함이니라 믿음이 오기 전에 우리가 율법 아래 매인바 되고 계시될 믿음의 때까지 갇혔느니라(갈 3:22-23)”.

그러나 그리스도가 오셔서 십자가에 못 박히심으로 ‘예수 믿으면 구원얻는다’는 ‘믿음의 경륜’이 확연히 드러난 이후에도, 바리새인 같은 율법주의자들은 여전히 자신과 타인을 ‘그들의 율법적 의’에 근거해 천국으로 이끌려고 했다. 다음은 그것에 대한 예수님과 사도 바울의 책망이다.

“화 있을찐저 외식하는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여 너희는 천국 문을 사람들 앞에서 닫고 너희도 들어가지 않고 들어가려 하는 자도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도다(마 23:13)”, “어리석도다 갈라디아 사람들아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신 것이 너희 눈앞에 밝히 보이거늘 누가 너희를 꾀더냐 내가 너희에게 다만 이것을 알려 하노니 너희가 성령을 받은 것은 율법의 행위로냐 듣고 믿음으로냐(갈 3:1-2)”. 할렐루야!

이경섭 목사(인천반석교회, 개혁신학포럼 학술고문, https://blog.naver.com/PostList.nhn?blogId=byterian ) 저·역서: <이신칭의, 값싼 은혜가 아닙니다(CLC)>, <개혁주의 신학과 신앙(CLC)>, <개혁주의 영성체험(도서출판 예루살렘)>, <현대 칭의론 논쟁(CLC, 공저)>, <개혁주의 교육학(CLC)>, <신학의 역사(CLC)>, <기독교신학 묵상집(CLC, 근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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