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래 칼럼] 재난과 기독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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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래 목사.

▲조성래 목사.
예수님께서 말세에 지구촌에서 일어날 재난에 대해 말씀하셨습니다(마 24:1~14). 필자가 칠십 평생을 살면서 전에 없었던 재난들이 근자에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지난 주간은 인재와 천재지변으로 온 국민들의 마음이 너무나 아팠습니다. 이런 말세의 현상들을 통해 기독교인들은 믿음과 신앙을 더욱 무장할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서기 2002년 8월 한반도에 상륙했던 태풍 ‘루사’를 필자는 평생 잊을 수가 없습니다. 당시 강원도 양양에서 특수 사역을 하고 있었습니다. 새벽에 눈을 떠 보니 도로는 물론 마을과 도시가 초토화가 되었습니다. 노아의 홍수가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대한민국 건국 이래에 이런 재난은 처음 있는 일이라고 연일 보도됐습니다. 온 가족이 강원도 고성부터 활기리까지 구호 활동에 앞장섰습니다. 그리고 1년 뒤 또 태풍 ‘매미’가 상륙해 강원도 일대는 아비규환이었습니다. 차마 말로는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처참했습니다. 생활보호대상자와 장애인 등 34가구를 선정해 사랑의 집짓기와 구호 활동에 2년간 매달리게 되었습니다. 목회자로서 많은 것을 체험했습니다.

강원도 봉사가 마무리될 무렵 2004년 12월에 인도양에서 ‘쓰나미’가 발생했습니다. 온 가족이 인도네시아 아체주로 갔습니다. 재난 현장에 도착해 보니 거리는 물론 건물 속에는 사람의 사체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습니다. 일주일 동안 울고 또 울었습니다. 공식 집계로 약 16만 정도가 죽었다고 합니다. 약 9개월간 이재민 생필품 전달과 방역, 그 외 약 300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보육원 건축 등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 후 미국 허리케인 ‘카트리나’, 파키스탄 지진, 일본 쓰나미, 네팔 지진 등 세계 각처에서 발생한 재난과 이재민을 도우려고 아들과 함께 늘 현장에 있었습니다. 재난은 말 그대로 속수무책이며, 아비규환입니다. 비록 말은 안 통하지만 그들의 손을 붙잡아 주고, 구호 물품을 전달해 주고, 전염병 예방을 위해 방역을 해주는 등, 수 개월 동안 그들과 함께 생활하다 보면 많은 것을 경험하게 됩니다. 이슬람 국가인 그들이 한국 목사들의 자원봉사를 보면서 여러 사람이 기독교로 개종을 하였습니다.

재난 현장에서 살아온 필자가 지난해 수해를 당했습니다. 칠십 평생 2번의 침수를 겪었습니다. 1987년도에는 반지하 주택이 침수됐습니다. 온 교인들의 협조로 쉽게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그 후 36년 만에 필자가 운영하는(음악실) 지하가 침수되어 물바다가 되었습니다. 온 가족이 밤새도록 유입되는 물을 지켜보면서 말 그대로 속수무책(束手無策)이었습니다. 아침에 지하에 잠긴 물을 양수기 2대로 5시간 가까이 퍼냈습니다. 음악실에 있는 각종 악기와 가구, 장비가 산에서 떠내려 온 진흙과 쓰레기가 뒤엉켜 아비규환이었습니다. 온 가족이 넋을 잃고 쳐다만 보고 있었습니다. 그날 지인들이 모여와 자원봉사를 해주었습니다. 각종 전자 장비와 가구 등 쓰레기로 버린 물품만 트럭으로 한 차 정도였습니다. 필자는 현장에 서서 눈물로 하나님께 감사를 드렸습니다. 화가 변하여 영육 간에 많은 복을 주셨습니다. 무엇보다 재난 전문기관인인 필자에게 큰 교훈을 준 일이었습니다. 1년이 지난 지금도 봉사에 참여해 준 분들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냥 곁에 있어 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했습니다.

강원도 재난 때 양양에서 어느 아주머니가 제 손을 꼭 붙들고 엉엉 울면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선생님, 제 곁에 이렇게 있어 주는 그것만으로도 위로가 됩니다.” 그 말을 19년이 지난 작년에 절실히 체험했습니다. 그동안 국내외 재난 현장을 수없이 다녔습니다. 그러나 막상 필자가 어려움을 겪고 보니 그 아주머니의 말을 가슴 깊이 또 새기게 되었습니다. 재난은 너무나 무섭습니다. 어떤 분들은 평생 쌓아 올린 재산을 한순간에 송두리채 앗아가기도 합니다. 그런 분들의 마음이 얼마나 참담하겠습니까? 예수님처럼 그들의 손을 잡아주는 것이 기독교인의 사랑입니다.

결론

인도네시아 쓰나미 때 경험한 일입니다. 한 마을에 결혼한 부부 중 여자가 113명, 남자가 111명 정도가 살았다고 합니다. 쓰나미 후 남자들은 100% 생존했고, 여자들은 100% 죽었다고 합니다. 한국에서 자원봉사를 위해 온 사모님 한 분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남자들은 자신들만 살기 위해 다 도망쳤고, 여자들은 가족들을 살리기 위해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 말을 듣는 필자는 마음이 너무나 괴로웠습니다. 그 중에 살아남은 대학생이 이런 말을 하였습니다. “쓰나미 발생 소식을 듣고 오토바이에 동생 3명과 어머니를 태우고 달렸습니다. 맨 뒤에 탄 어머니가 갑자기 뛰어내리시면서 “빨리 가거라. 내가 뒤에 타고 있으면 무거워서 너희들도 다 죽는다.” 결국 어머니는 밀려 온 쓰나미에 죽었고, 지금까지 어머니 시체를 찾을 수가 없습니다.” 이런 증언들을 한국에서 봉사하러 온 약 30명의 목사님이 매일 저녁 이재민들에게서 들었습니다. 그리고 목사님들께서 봉사 후 돌아갈 때는 신발과 옷 가방까지 모두 다 이재민들에게 주고, 몸만 떠나는 분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캠프가 있던 마을은 코리아타운이 되었습니다. 9개월 후 떠나는 날 온 마을 사람들이 다 나와 버스 앞을 가로막고 떠나지 못하게 하였습니다. 서로 부둥켜 안고 울고 또 울었습니다. 19년이 지난 지금도 그날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재난 현장에 가보면 심각합니다. 참담할 정도입니다. 이런 분들의 손을 사랑으로 잡아 줄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태풍 ‘루사’ 때 교회에서 보내온 물품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전달을 위해 마을회관에 구호품들을 쌓아 놓았습니다. 불교연합회 여신도 회장을 마을회관에서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분은 물품들을 보면서 “이것도 교회, 저것도 교회, 모두가 교회서 보낸 구호품이네! 도대체 스님들은 무엇을 하는 분들입니까?” 그 후 그분은 개종하여 기독교 신자가 되었습니다. 전도는 말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가장 어려울 때 그들의 손을 잡아 주면 슬픔은 절반이 된다고 합니다. 재난을 당한 이재민들이 평생 잊을 수 없도록 기독교인들의 흔적을 교회마다 남길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재난은 원자탄 전도를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입니다.

국제구호 개발기구 한국재난구호
이사장 조성래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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