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 저 집 나왔어요. 가출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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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들 5] 다음 세대와 어떻게 소통할 것인가? (1)

장기 결석 고1 남학생 꾸준히 연락
마음 열었지만, 교회 계속 안 나와
햄버거 사주고 데려다주니 출석해

▲예수님처럼 정직하고, 이타적이며, 분명하고, 때에 맞는 소통을. ⓒ픽사베이

▲예수님처럼 정직하고, 이타적이며, 분명하고, 때에 맞는 소통을. ⓒ픽사베이
매년 새 학기가 시작될 무렵 많은 교사와 교역자들이 학생들을 만나러 다닌다. 이유는 하나다. 학생들과 관계를 맺기 위해서다.

필자도 올해 새 학기가 시작되었을 때, 고등부 학생들을 많이 만나러 다녔다. 필자가 특히 심혈을 기울인 아이들이 있었는데, 바로 중등부에서 고등부로 새롭게 올라온 고1들이었다.

고1들과 친해져야 했던 이유는 3월이 되면 고1들이 새롭게 고등학교에 등교하기 때문이었다. 고등학교를 가면 여러 이유로 예배에 불참할 수 있기 때문에, 1월부터 아이들과 관계를 맺기 위해 열심히 만나러 다녔다.

그중에서 새롭게 친해진 장기 결석자 고1 남학생이 있었다. 필자가 그 남학생과 친해졌던 이유는 필자의 꾸준한 관심 때문이었다.

필자는 중등부에서 그 남학생의 연락처를 받자마자, 꾸준히 그 남학생에게 연락했다. 처음 그 남학생은 필자의 연락에 아무런 응답이 없었는데, 필자가 꾸준히 연락하니 어느 순간 필자에게 마음을 열게 되었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 남학생이 마음을 열기는 열었는데, 교회는 계속 나오지 않았다는 점이다. 코로나 때 교회를 안 나오는 게 습관이 되어버린 것이다. 한 번은 그 남학생을 만나 햄버거를 사주고 집으로 데려다 주었다. 그리고 그때부터 그 남학생은 늦게라도 예배에 참석했다.

엄마랑 심하게 싸워 가출 감행해
집에 가라고 혼내고 달래기보다
공감해 주고 말 들어주면 변화돼

그런데 어느 날 예배 때 그 남학생이 보이지 않았다. 예배를 마치자마자 필자는 그 남학생에게 연락을 했다. 잠시 뒤 그 남학생에게 답장이 왔는데 엄청 놀라운 말을 했다.

“목사님, 저 집 나왔어요. 가출했어요!”

그 남학생이 가출을 했던 것이다. 필자는 깜짝 놀라서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물어보았다. 그러자 그 남학생은 엄마랑 심하게 싸웠다고 말했다. 그럼 어디서 자고 있냐고 물어보니까, 친구 집에서 자고 있다고 했다. 참고로 그 남학생의 부모님은 교회를 다니지 않는 분들이었다.

필자는 그 남학생의 가출 소식을 듣고 이틀 뒤에 그 남학생을 만났다. 그 남학생이 학교 마치는 시간에 맞춰 학교 앞으로 갔다. 그 남학생이 학교에서 나오는 것을 보고 그대로 차에 태웠다.

자, 여기서 한 가지 물어보겠다. 필자가 그 남학생을 학교 앞에서 만났을 때, 제일 먼저 뭐라고 말했을까?

“엄마가 얼마나 힘들어하시겠니? 집에 들어가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을까? 아니면 “집 나오면 고생이야. 너를 위해서 하는 말이야. 가서 엄마한테 무릎 꿇고 싹싹 빌어”라고 말했을까?

둘 다 아니다. 필자는 그 남학생을 차에 태우고선 이렇게 말했다.

“엄마가 널 얼마나 속상하게 했으면 네가 가출할 생각까지 했을까. 네 마음이 무척 힘들겠네”라고 말했다.

필자는 그 남학생을 만났을 때, “가출하면 너만 고생이라고 빨리 들어가”라고 말할 수 있었다. “너 왜 그렇게 철이 없니? 엄마가 얼마나 걱정하시겠어. 집에 빨리 들어가자”라고 말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필자는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

필자가 그렇게 말하면, 그 남학생이 다시는 필자를 만나주지 않을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필자는 먼저 그 남학생의 속상한 마음부터 공감해 줘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필자는 그가 얼마나 속상할지, 남학생 편에서 이야기를 해줬던 것이다.

아이들과의 소통 시작, 바로 공감
노력하지만 공감 가능 교사 적어
어른들과 시대 달라 공감 어려워

어른이 아이들과 소통할 때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 알고 있는가? 바로 아이들에게 공감하는 것이다. 공감할 때 아이들이 변화된다. 공감할 때 아이들이 마음의 문을 연다.

지금 우리가 맡은 아이들이 침묵하고 있는 이유는 자기들에게 공감해 줄 수 있는 어른을 만나지 못해, 마음을 열지 않고 있을 확률이 크다.

하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아이들의 마음 문을 열기 위해 노력을 안 하는 건 아니다. 아이들과 관계를 쌓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가?

먼저 자기 사비를 들여가면서 음식점에 가서 맛있는 걸 사준다. 평일에는 전화해서 잘 지내는지 안부도 묻는다. 반 모임 시간에는 열정을 다해 말씀을 가르친다.

아이들이 예수님을 믿고 변화되길 원하는 마음에, 내 시간과 물질을 아낌없이 투자한다. 그렇지 않은가? 그럼에도 아이들은 쉽게 마음 문을 열지 않는다. 왜냐하면 공감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주일학교 사역을 하면서 지금까지 많은 교사들을 봐왔지만, 아이들을 공감하는 교사를 본 적이 손에 꼽힐 정도이다.

우리는 알아야 한다. 아무리 아이들에게 비싸고 맛있는 것을 사줘도, 공감하지 않으면 아이들은 선생님을 따르지 않는다.

그렇다면 왜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공감하지 못할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어른들 시대와 지금 아이들이 살아가는 시대가 너무 다르기 때문이다.

어른들은 청소년 시절에 어땠는가? 공감이 웬 말인가? 어른 말이면 무조건 따라야 했다. 선생님이 하라고 하면 무조건 순종해야 했다. 반항이라는 것은 생각도 못할 시대를 살아왔다. 어른 말에 대꾸라도 하면 버릇없는 아이로 낙인찍히는 시대를 살아왔다. 선생님 말을 듣지 않으면 어김없이 매질을 당하는 시대를 살아왔다. 그게 당연한 거라고 생각하는 시대를 살아온 것이다.

지금의 어른들이 아이들을 공감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지금껏 공감을 받아본 적도 없고, 어떻게 공감을 해야 하는지 배우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이들과 소통하고 싶은데 공감을 못하니까, 아이들과 전혀 소통이 안되고 있는 것이다.

선생님은 혼자서 열심히 말하고 있는데, 아이들 눈빛은 죽어있고 무미건조하게 반응한다. 그런데 공감하는 게 무엇인지 감을 잡으면 달리질 수 있다. 그렇다면 공감이란 무슨 뜻일까?

공감,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이해
공감하면, 아이들과 소통 가능해

공감의 사전적 의미는 남의 감정, 의견, 주장 따위에 대해 자기도 그렇게 느끼는 것이다. 쉽게 말해 공감은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하고 이해하려는 것이다.

아까 가출했다는 남학생이 기억나는가? 필자는 이후에도 가출한 그 남학생을 2번 더 직접 만났다. 필자는 그 남학생을 만날 때마다, 가출에 대해 한 번도 말하지 않았다. 다만 그 남학생이 가출을 하기까지 얼마나 속상했을지 공감해 주었다. 그리고 세 번째 그 남학생을 만났을 때, 왜 엄마랑 싸우게 되었는지 물어보았다.

그러자 남학생이 이유를 말해주었다. 아침에 엄마가 출근할 때 따뜻하게 해주려고 차에 시동을 켜놓고 학교로 갔다고 한다. 그로 인해 차는 고장이 났고, 차 수리비가 200만 원이 넘게 들었던 것이다.

엄마는 무척 화가 났고 그 남학생에게 혼을 냈다. 그 남학생은 자기가 잘못한 건 알지만 그래도 엄마를 생각해서 한 일인데, 너무 서럽고 억울해서 엄마한테 대들고 집을 가출했던 것이다.

필자는 그 말을 다 듣고 딱 한마디만 했다. “OO아, 엄마와의 관계가 이대로 멀어지면 나중에 되돌리기 힘들 수 있어. 목사님은 지금 네가 먼저 가서 엄마에게 용서를 구하고 잘 지냈으면 좋겠다”고 말이다.

다음 날 그 남학생에게 전화가 왔다. 그 남학생은 엄마랑 화해했고 집에 들어갔다고 말해주었다. 엄마에게 용기를 내서 전화를 했고 용서를 구했더니, 엄마도 잘못했다면서 사과를 했다고 말해주었다.

필자가 처음부터 그 학생을 닥달했거나 잔소리를 했다면, 그 학생은 필자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 남학생의 마음을 먼저 공감하고 이해해 주려 하니까, 그 남학생도 필자에게 마음을 연 것이다.

우리도 공감해야 한다. 공감하면 아이들과 소통할 수 있다. 공감이란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하고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우리 함께 힘을 내서 공감해 보자!

▲청소년들과 함께하고 있는 김맥 목사.

▲청소년들과 함께하고 있는 김맥 목사.
김맥 목사

고신대학교 신학과 졸업
총신대학원 M.div 졸업

전) 참사랑교회 청소년부, 성동교회 중등부, 부광교회 청소년부, 성일교회 중등부, 화원교회 고등부 전임목사 및 주일학교 디렉터
현) 초량교회 교구담당 및 고등부 담당 주일학교 디렉터

저서 <얘들아! 하나님 감성이 뭔지 아니?>, <하나님! 저도 쓰임 받을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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