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전용사 노병 생활고 충격… 보훈 무너지면 호국 기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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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호국보훈의 달을 보내며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6월 15일 국가유공자 및 보훈가족 초청 오찬에서 경례하는 노병에게 인사하고 있다.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6월 15일 국가유공자 및 보훈가족 초청 오찬에서 경례하는 노병에게 인사하고 있다. ⓒ대통령실
얼마 전 6.25 전쟁에 참전한 노병이 생활고에 시달리다 마트에서 반찬을 훔친 혐의로 경찰에 잡혀 즉결심판을 받게 된 사연이 알려졌다.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며 생각했다. 만약 수고와 헌신으로 한 가정을 일으킨 부모가 자녀에게 모든 유산을 물려준 후 자녀의 무관심 속에 노숙인이 되었다면, 그 자녀는 어떤 평가를 받았을까. 틀림없이 불효자라 손가락질을 받았을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의 참전 유공자들이 이 같은 대우를 받고 있다. 자유대한민국은 국가를 위해 헌신한 참전 유공자를 짐스러워하는 듯하다.

지난 정부의 대북 정책은 햇볕정책이었다. 악인과 선인 구분 없이 따스한 햇빛을 비추면 두터운 갑옷을 벗게 하고 긴장을 완화시킬 수 있다는 원리에서다. 그러나 정작 햇빛을 받은 이들은 지금 핵무기로 세계의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 수 년간 숱한 군사적 도발과 위협에도 지난 정부는 도리어 화친을 주장하며 경제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헌신한 참전용사들 중에는 밥 한 그릇도 편안히 먹지 못할 정도로 생계가 녹록지 않은 이들도 있는데, 진정 무엇에 우선순위를 두었던 건지 묻고 싶다.

공로와 은혜에 보답하는 보훈의 정신이 무너지면, 나라를 지키는 호국을 기대할 수 없다. 그러나 올해 보훈처가 보훈부로 승격되며 보훈 정책에도 조금씩 변화가 보인다. 대통령께서 직접 6.25 참전용사에게 영웅 제복을 수여해 제대로 된 예우를 갖춘 것은 참 뜻깊은 일이다. 90세 넘은 참전용사가 새 제복을 입고 환하게 웃으며 자랑스러워하는 모습에 보는 모두가 행복했다.

그러나 문제는 속도다. 노병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6.25 참전용사는 100세를 산다 해도 몇 년 남지 않았고, 월남 참전용사도 모두 70세가 넘었다. 월남에서 목숨을 걸고 최전선을 지키고 대민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용사들 중 약 6만 명은 전역 후 이름 모를 병으로 50세를 못 넘기고 사망했다. 지금도 고엽제로 고통 속에 지내는 영웅들도 많이 있다.

현재 청춘을 나라에 바친 영웅들에게 주는 참전 수당은 월 39만 원이다. 지자체 중에는 민주화운동 경력자에겐 월 13만 원의 생계비를 지원하면서 전쟁 유공자에겐 3만 원을 지급하는 곳도 있다. 그런 와중에 가짜 독립 유공자 논란도 점점 더 거세져 사회적 갈등을 야기하고 있다.

국가보훈처는 더이상 가짜 유공자에 대한 의혹이 불거지지 않도록 속히 전수조사하고, 국가기록물을 통해 공훈을 객관적으로 심사해야 한다.

참전용사들은 그동안 나라가 잘 되기만을 묵묵히 기다렸다. 이제는 제복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고 예우해야 하며, 국가를 위해 일하는 이들은 국민을 주인으로 섬기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서로를 소중히 여기는 정책, 교육, 문화, 사회가 만들어지기를 소원한다.

대통령께 부탁드리기는, 건국절을 제정하기를 바란다. 건국의 날이 정해져야 자유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회복할 수 있고, 가짜를 분별하는 명확한 기준도 생긴다.

참전 유공자는 단순히 구제 대상이 아니다. 보훈은 단지 참전 명예수당 인상에 그쳐서는 안 된다. 참전 영웅들의 명예를 지킬 수 있도록 역사 기록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그것이 참전용사들을 위한 진정한 예우의 출발점이다.

초대 대통령 건국 역사박물관을 만들고, 한미동맹의 업적과 공로를 기억하고 기록해야 한다. 역대 대통령 업적도 계승해야 한다. 박정희 대통령의 새마을 운동 정신은 한강의 기적을 이루었고, 국군의 ‘한 종교 갖기’ 운동은 공산주의를 막아냈다. 전 국민 한 기술 갖기 운동은 세계적 기술 강국으로서의 DNA를 심었다. 이 정신을 계승하여 자유 대한민국을 지키고 발전시켜야 한다.

작금의 현실은 애국의 정신을 잃고, 민주주의와 공산주의를 구분하지 못하는 이들이 호국 보훈을 망치는 악법을 만들어내고 있다. 인간과 가정의 근간을 흔드는 차별금지법, 생활보호자법 뿐 아니라 종교까지 통제하는 종교인 과세도 입법해 시행하고 있다. 이는 성직자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자율성을 침해하는 법이다.

이 법이 제정될 당시에도 종교를 아편으로 여기고 부정하는 이들이 시민단체를 움직여 추진했다. 자유 대한민국 발전을 위해서는 성직자가 자율성을 가지고 국가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감당할 수 있도록 제도와 법률을 다시 검토하고 개선해야 한다.

자유 대한민국의 기초와 역사를 무시하고 사회주의 사상과 북한의 입장에서 기록된 교과서, 서적, 영상물과 지자체의 조례와 규칙, 각 분야를 대표하는 사회단체의 정관과 제도도 검토하고 바로잡아야 한다.

우리나라 건국 초기에 작성된 기록물을 참고해, 정치적 목적에 의해 뒤틀린 역사관을 바로잡아야 한다. 타국에서 건너와 정착한 다문화 가족들에게는 대한민국의 바른 역사와 애국정신을 교육함으로써 미래의 갈등을 최소화해야 한다.

국회가 입법권을 남용할 때, 대통령은 자유 대한민국의 행복을 저해하지 않는지 분별하여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 국민이 맡긴 주권을 국민을 위해 사용하고, 행정권의 수장이요 군 통수권자이자 국민의 대표자로서 입법 폭주를 막아내야 한다.

호국보훈의 달을 보내며, 참전 유공자로서 지난날의 기억을 떠올려본다. 전선도 없던 월남전에서 쉼 없이 헬기에 실려 오던 부상자와 전사자의 비참한 마지막 모습이 진한 잔상으로 남아 때로는 잠을 설친다. 매일 아침 부르던 애국가는 삶의 호흡이자 고국의 안녕을 위한 부르짖음이었다.

참전 영웅들의 피땀으로 하늘, 땅, 바다를 지키는 국군이 현대화를 이루고 대한민국의 경제 발전을 이룩한 것을 보며, 자유 대한민국을 지켜주신 하나님께 감사 기도를 올린다.

▲권태진 목사. ⓒ크투 DB

▲권태진 목사. ⓒ크투 DB
권태진 목사

군포제일교회 담임
월남 참전 유공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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