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광장 ‘퀴어축제 불허’ 속기록 공개… ‘공공성 저해’ 만장일치

송경호 기자  7twins@naver.com   |  

지난 5월 열린광장심의위, 선정성·유해물 판매 지적

광장 허가 조건 및 청소년보호법 위배
시민의 건강한 여가생활 최우선 돼야
표현의 자유만큼 거부할 자유도 존중
청소년 바른 성문화 교육에도 부정적

▲2000년도 국내에서 퀴어축제가 시작된 이래 20여 년간 청소년 유해물 판매, 선정적 퍼포먼스 등으로 시민의 건강한 여가생활과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계속돼 왔다. 사진은 그 동안 국내 퀴어축제에서 자위 기구 등을 판매하던 모습. ⓒ대구퀴어반대대책본부 김영환 사무총장 제공
▲2000년도 국내에서 퀴어축제가 시작된 이래 20여 년간 청소년 유해물 판매, 선정적 퍼포먼스 등으로 시민의 건강한 여가생활과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계속돼 왔다. 사진은 그 동안 국내 퀴어축제에서 자위 기구 등을 판매하던 모습. ⓒ대구퀴어반대대책본부 김영환 사무총장 제공

서울시가 서울퀴어문화축제(SQCF)의 유해성을 심각하게 지적하며, 시청 앞 서울광장 사용 불허를 만장일치로 합의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6월 29일 한 시민단체에 의해 알려진 ‘2024년 제4차 열린광장운영시민위원회 속기록’에 의하면, 지난 5월 3일 위원회 참석자들은 퀴어축제의 서울광장 개최 타당성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음란물 전시’ 등으로 서울광장의 공공성을 심각하게 저해했다고 지적했다.

퀴어축제 측은 서울광장 사용이 불허되자 오는 7월 1일(토) 을지로2가 일대에서 대규모 행사와 퍼레이드를 개최하기로 계획을 변경했으나, 을지로2가 역시 서울광장과 인접해 있을 뿐 아니라 수많은 시민들의 발길이 오가는 곳이기에 여전히 타당성에 대한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이날 위원회는 퀴어축제와 CTS 문화재단의 ‘청소년·청년 회복콘서트’ 두 개의 행사가 같은 날 신고됐고, 이에 양측의 조정을 시도했으나 무산되자 서울광장 운영 취지의 부합성을 따져 심사하기 위해 마련됐다

12명 위원 중 과반수 참석, 반대 의견 없어

위원장 윤기창 변호사를 비롯한 12명의 위원 중 과반수가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위원회는, 안건의 내용을 묻고 각 위원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이를 종합해 결의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먼저 한 위원은 “민원사항에 의하면 음란물, 자위행위 기구, 유해 물건들을 전시한 내용이 있다. 실제로 주최측과 연관성 있는 업체가 유해기구를 전시했다”며 “지난해 서울광장 사용 조건(신체 과다 노출 금지, 청소년보호법 금지 유해 음란물 판매·전시)을 이행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고, 청소년법 위반에도 해당된다”고 했다.

그는 “조례의 목적 중 제일 중요한 것은 시민의 건전한 여가선용과 문화활동, 공익적 행사와 집회 시위로 결국 공공성인데, 시민들에게 열려 있지만 공공성을 저해하거나 단체의 특별한 어떤 목적을 위해 이뤄지는 것은 문제가 있다. 청소년·청년 회복콘서트가 훨씬 공공성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시민단체들이 음란물 판매와 과도한 노출 등 지난 퀴어축제의 실체를 폭로하고 있다. ⓒ크투 DB
▲시민단체들이 음란물 판매와 과도한 노출 등 지난 퀴어축제의 실체를 폭로하고 있다. ⓒ크투 DB

이에 다른 위원은 “축제와 단체의 성격 이전에 신뢰의 문제다. (퀴어축제 주최측이) 약속을 어겼다면 도대체 저희가 왜 여기 있는지(이 문제를 논의해야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사진으로 봐도 상의 탈의 등 청소년법에 위배된다. 매년 그냥 그렇게 넘어가자는 건데, 약속을 어긴 것에 대한 본인들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또 다른 위원은 “광장을 사용하는 목적은 시민의 건강한 여가생활이다. 공익성 다음이 자유다. 자유만 이야기하기 때문에 많은 시민이 피해를 입는다”며 “행사는 3~4일로 끝나지만, 전후 상황을 알고 있다. 더 많은 시민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고 청소년들이 바른 성문화에 대한 인식 등 교육적인 부분에서도 좋지 않다”고 했다.

이어 다른 위원은 “(중점은) 광장의 조성 목적에 맞느냐다. 청소년 유해물건, 성기구를 판매하거나 전시해서는 안 되는데, 어겼다”고 불허 이유를 설명했다.

또 한 위원은 “어떤 것이 더 공공을 위한 이익인가를 체크했을 때 결국은 청소년, 청년 회복콘서트다. 작년에 조건부를 어긴 것은 가장 큰 대전제이고, 갈등을 유발할 요소가 어디에 더 있나. 청소년 유해물건이 전시될 확률이 어디가 높은가. 시민이 봤을 때 어디가 더 불편할 수 있나(를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성소수자들의 표현들을 존중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본인들의 자유를 표현할 권리도 있지만 다수 시민의 보고 싶지 않을 권리도 있다. 청소년·청년 회복콘서트를 진행하는 것이 맞다”고 했다.

한 위원은 퀴어축제 측이 ‘본인들이 직접 판매한 건 아니고, 판매를 단속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는 취지의 항변을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위원회는 결국 별다른 반대 의견 없이 청소년·청년 회복콘서트의 서울광장 사용신고 수리로 의결했다.

“누적된 문제들의 결과… 이번에도 반복될 것”

서울시에 정보공개를 청구한 대구퀴어반대대책본부 김영환 사무총장은 “시민들에게 불편함을 주는 음란성, 청소년 유해물품의 판매 등은 퀴어축제가 시작된 직후부터 계속돼 왔다. 이번 서울시 결의는 이러한 문제 제기가 누적돼 온 것들의 판단일 것”이라며 “이번 퀴어축제에서도 그러한 점이 지켜질 것이라고 보는 이들은 많지 않다”고 했다.

그는 “홍준표 시장으로 이슈가 됐지만, 대구 퀴어축제 역시 공공성·선정성 논란이 매년 제기됐고, 불법 상행위, 도로 무단 점용에 의한 버스 노선 우회 등으로 인한 행정적 낭비와 시민들의 불편이 지속되고 있다”고 했다.

한편 퀴어축제가 열리는 7월 1일, 서울시의회 앞에서는 한국교회가 함께하는 거룩한방파제 통합국민대회, 시청 서울광장에서는 ‘청소년·청년 회복콘서트’가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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