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법원 “낙태 클리닉 인근 기도 금지는 위법”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생명을 위한 40일’ 측 승소 판결

▲파비카 보이노비치(Pavica Vojnović) 대표가 독일의 낙태 시술소 인근에서 기도를 하고 있다.  ⓒADF International

▲파비카 보이노비치(Pavica Vojnović) 대표가 독일의 낙태 시술소 인근에서 기도를 하고 있다. ⓒADF International
독일 법원이 낙태 시술소 인근에서 이뤄지는 조용한 기도 모임을 금지하는 것은 집회의 자유에 대한 헌법상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판결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라이프치히 연방행정법원은 최근 파비카 보이노비치(Pavica Vojnović)가 이끄는 ‘생명을 위한 40일’(40 Days for Life)에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인권 단체인 국제 자유수호연맹(ADF International)이 그녀를 법적으로 지원했다.

국제 ADF의 펠릭스 발만(Felix Böllmann) 대표는 “법원은 평화적인 기도 집회를 금지할 수 없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분명히 했다”며 “법원의 명확한 판결을 고려할 때, 연방 정부는 낙태 단체 주변에서 기본권을 대규모로 제한하려는 계획을 포기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 했다.

지난 8월 지방법원은 단체의 평화로운 집회에 대한 권리를 인정했으나, 포르츠하임시에서 이의를 제기했다. 앞서 연방 가족부 리사 파우스(Lisa Paus) 장관은 독일 전역의 낙태 시술소 주변에서 기도 및 철야 기도 등의 활동을 금지했으며, 비평가들은 이를 ‘검열 구역’이라고 지적해 왔다.

보이노비치 대표는 “정말 안심이 된다. 많은 여성들이 우리에게 계속해서 말한 것처럼, 우리의 기도는 정말 도움이 된다. 철야 기도를 계속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모든 인간의 생명은 소중하고 보호받을 자격이 있다”고 했다.

‘생명을 위한 40일’은 역사적으로 1년에 두 번 ‘프로 파밀리아’(Pro Familia, 가족계획연맹 독일 지부) 시설 앞에 모여 침묵 기도 집회를 열었다.

2019년 포르츠하임시는 프로파밀리아 건물과 기도회 장소가 4차선 도로로 나뉘어 있음에 불구하고, 이들이 건물이 보이는 곳에서 기도하는 것을 금지했다. 이에 보이노비치는 집회의 자유에 대한 권리를 침해했다고 주장하며 이의를 제기했다.

앞서 보이노비치는 “난 우리가 취약한 여성들과 태아를 기도로 지원하지 못한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공공장소에서의 침묵 기도가 지역 당국에 의해 제한된다는 소식을 듣고 실망했다. 우리 사회는 어려운 상황에 처한 어머니들에게 더 나은 지원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체의 대변인인 토미슬라프 쿠노비치(Tomislav Cunovic)는 성명에서 “단순한 주장에 근거해 기도 집회를 포괄적으로 금지한 것은 기본권에 위배된다”며 “법원도 이를 인정했다”고 했다.

발만 대표는 “프로파밀리아와 같은 단체의 경제적 이익이 독일 시민의 집회 및 표현의 자유에 대한 기본권보다 우선할 수 없다”며 “가장 최근의 판결은 자유롭고 민주적인 국가에서는 취약한 상황에 처한 여성을 위한 평화적 철야 기도에 대한 전면적인 금지가 설 자리가 없다는 분명한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했다.

법원의 판결은 정부가 낙태 시술소 근처에서 열리는 철야 기도를 금지하려는 의도와 극명하게 대조된다. 파우스 장관은 낙태 시술소 인근에서 법적 조치를 통해 기도와 지원 서비스를 제한하는 방안을 도입하겠다는 의사를 거듭 밝히는 한편, 낙태를 규제하는 독일 형법 218조의 폐지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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