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풀라니, 이틀간 4개 마을 기독교인 46명 살해

뉴욕=김유진 기자     |  

당국, 가해자 신원 파악하고도 조치 없어

▲2023년 4월 나이지리아 베누에주의 이코비, 오투크포, 구마 지역에서 풀라니 목자들의 공격에 가족을 잃은 여인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TVC 뉴스 나이지리아 영상 캡쳐

▲2023년 4월 나이지리아 베누에주의 이코비, 오투크포, 구마 지역에서 풀라니 목자들의 공격에 가족을 잃은 여인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TVC 뉴스 나이지리아 영상 캡쳐

6월 3일과 4일에 나이지리아 남부 베누에주의 한 마을에 풀라니 무장세력이 침입해 46명의 기독교인들을 살해했다고 모닝스타뉴스가 보도했다.

시틸레발전협회(Shitile Development Association, SDA)의 새뮤얼 도어 회장과 에브라임 주아이 사무총장이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풀라니 무장세력은 3일 이른 아침 이만데 임바칸게 마을에 침입하여 28명의 기독교인을 살해했다. 다음날인 4일에는 미치헤, 아차메그, 음바게네 크파브 마을에서 각각 6명씩, 총 18명의 기독교인을 추가로 학살했다.

성명은 “우리 지역사회에 대한 이틀간의 공격으로 총 46명의 기독교인들이 테러범들에 의해 살해당했다”며 “가장 불안한 점은, 가해자들의 신원이 보안 기관과 나이지리아 정부에 알려졌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이 대학살을 끝내기 위해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라고 호소했다.

간신히 목숨을 건진 일부 주민들은 집과 농지를 버리고 이 지역을 탈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지도자는 성명에서 “주민들이 도망치는 동안 목자들은 이 지역을 점거하고 우리 농장에서 자유롭게 풀을 뜯고 있다”며 “전반적인 불안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정확한 통계를 얻기 위한 마을 간 이동은 어렵지만, 전국의 여러 마을에서 많은 생명이 참혹하게 사라져서 온 땅이 통곡과 애도에 빠져 있다”고 호소했다.

한편 카스티나-알라 지방 정부 구역의 의회 관계자인 알프레드 아테라는 언론 성명에서 “테러범들의 무의미한 살상은 비인간적이고 야만적”이라며 “모든 보안 기관들이 긴급한 문제로, 이러한 재발 공격에 대한 대응 노력을 두 배로 강화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베뉴주 경찰 사령부의 캐서린 아네 대변인은 “경찰이 카치나 알라 지방 정부로부터 ‘이 지역의 법과 질서가 무너진다’는 보고를 받았다”면서 “공격을 끝내기 위해 해당 지역에 경찰 인력과 다른 보안 요원들을 배치했다”고 했다.

2023년 오픈도어가 발표한 세계감시목록(WWL) 보고서에서 나이지리아는 기독교 박해 국가 중 6위에 올랐다. 이는 지난해 7위보다 한 계단 상승한, 역대 최고치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나이지리아에서 신앙을 이유로 살해된 기독교인은 5,014명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았다. 또한 기독교인을 대상으로 한 납치(4,726건) 및 성폭행, 괴롭힘, 강제 결혼, 신체적 또는 정신적 학대 등의 범죄도 가장 많았다.

나이지리아는 신앙을 이유로 가정과 기업들이 공격받은 사례도 세계 1위이며, 작년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교회 공격과 실향민이 발생했다.

보고서는 “풀라니, 보코하람, 이슬람국가 서아프리카주(ISWAP) 등이 몸값이나 성노예를 위해 기독교 공동체를 습격하여 살해, 훼손, 강간, 납치 등의 폭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올해도 이러한 폭력 사태가 기독교인들이 주로 거주하는 남부 지역으로 확산됐다”며 “나이지리아 정부가 종교적 박해 사실을 계속 부인하고 있어, 기독교인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가 처벌받지 않고 계속 벌어진다”고 했다.

국제자유신앙을 위한 영국 상하원 초당공동위원회(APPG)가 올해 발표한 보고서 따르면, 무슬림 풀라니족은 주로 나이지리아와 사헬 전역에 분포하며 수백만 명의 인구를 갖고 있다. 이들 풀라니족은 다양한 혈통의 수백 개의 부족으로 구성돼 있으며, 대다수는 극단주의적 견해를 갖지 않지만 일부는 폭력적이고 급진적인 이슬람 이념을 따르고 있다.

APPG 보고서는 “풀라니족이 보코하람·ISWAP와 유사한 전략을 채택하고 있으며, 기독교인과 기독교적 상징을 겨냥한 분명한 의도를 보여 주고 있다”고 언급했다. 나이지리아의 교회 지도자들은 풀라니족이 사막화로 인한 위기 해결책으로 미들 벨트 지역의 기독교 마을 땅을 점령하고 개종을 강요한다고 주장한다.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123 신앙과 삶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로잔 서울선언문

로잔 선언문과 복음주의신학회 선언문의 ‘동성애’ 비교 분석

차별금지법 강력히 반대하는 분명한 신앙고백 표명한 의미 로잔 선언문은 ‘신학 선언’, 법안 명칭 없다고 문제 삼는 건 기우 불과… 신학적 타당성 갖고 다음세대 살리는 운동하길 복음주의신학회 선언문에도 ‘차별금지법’에 대한 언급 없어 본질적 인식 동…

로잔 서울선언문

로잔 서울선언문 56-70항 쉬운 원문 해설(핵심 요약본)

로잔 서울선언문 56-70항(하나님의 형상과 인간의 섹슈얼리티)의 해석이 어렵다고 호소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한 단어, 한 문장에 어떤 음모가 숨어 있다고 하면서, 문맥의 의미를 말하지 않는 것은 의도적이든 아니든 의미의 왜곡을 가져옵니다. 참 아쉬운 부…

대한예수교장로회 분당중앙교회(담임 최종천 목사, 예장 합동)가 출연한 재산으로 설립(2023. 08. 25.)된 재단법인 <인류애실천 분중문화재단>은 국민일보(사장 김경호)와 공동 주최로 5일 오후 분당중앙교회 그레이스채플에서 ‘인류애실천 분중문화상’ 제2회 시상식을 가졌다.

기독문화예술계 최대 시상식 ‘분중문화상’, 제2회 대상에 박종호 장로

수상자, 가족 친지, 교인 등 축하객 5백여 명 참석 건국전쟁 감독 김덕영, 시각장애 피아니스트 유예은, 광야아트센터, 상금 각 2천만 원 수상 우수인재상, 인재지원상, 취약계층 대상 어울림상 등도 최종천 이사장 “약속대로, 정한대로, 끝까지 인물 양성” 일…

조전혁 정근식

조전혁-정근식 서울시교육감 후보, 학생인권조례 관련 입장은

학생인권조례, 조 ‘폐지’ 정 ‘존치’ 조 후보 “동성애·페미 교육 금지” 정 후보 “젠더 감수성 교육 강화” 오는 10월 16일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가 사실상 중도보수 진영의 조전혁(趙全赫) 후보와 진보좌파 진영 정근식(鄭根植) 후보의 2파전으로 굳어지…

지옥에서 온 판사

지옥에서 온 판사: 속은 추악하지만 겉은 아름다운 마귀·악마의 본질

저승 재판관과 최고신 수하 설정 기독교 가르침과 정면으로 상충 한국 저승 신화에는 잘 들어맞아 마귀와 악마에 대한 성경 가르침 반대로 비틀수록 작품 인기 높아 은연중에 악하지 않단 인식 확산 이번 주부터 박욱주 교수님의 칼럼은 SBS 금토 드라마 를 분…

운보 김기창 예수의 생애

해방 후 크리스천 미술가들의 작품 활동이 두드러졌던 이유

1. 일제 가혹한 탄압으로 활동 못해 2. 월남 미술인들 이주로 활기 생겨 3. 제헌 국회부터 신앙의 자유 공인 한국 크리스천 미술에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 것은 해방을 전후로 해서이며, 더 자세히는 6.25 전쟁을 전후해 크리스천 작가들이 급증하고 작품 발표도 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