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 율법-역사서-시가서-선지서,
신약 복음서-역사서-서신-계시록
말씀선포-역사전개-실천-예언 순

신약 배열 구성
▲신약 성경 27권의 구조.

3. 신약의 구조적 특징

 1) 신약의 구성

구약과는 달리 신약은 처음부터 다시 구성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다만 중요한 점은 신약의 구성에 있어 구약의 구조가 그대로 반영되었다는 점입니다. 즉 모세오경-역사서-시가서-선지서의 순서가, 신약 구성에도 사복음서-역사서-서신-계시록의 구조를 가지도록 영향을 끼쳤습니다.

신약이 이러한 구조를 가진 것은 구약의 구조를 반영한 것입니다. 먼저 모세오경에는 이스라엘을 향한 하나님의 언약 말씀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역사서에는 이 하나님 말씀이 이스라엘 역사에서 전개되는 과정이 그려져 있고, 시가서에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개인 삶에서 하나님 말씀이 성취되는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한 계시의 말씀이 각종 선지자의 입을 통하여 기록된 책들이 배치된 것입니다.

즉 이 흐름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하나님 말씀의 선포→ 말씀의 역사적 전개→ 말씀의 개인적 실천→ 앞으로 일어날 일.

사복음서, 예수님 새 언약의 말씀
사도행전, 말씀 전파 역사적 과정
서신서들, 각자 삶에 이뤄진 모습
계시록, 재림 재난과 징조를 예언

신약도 이와 같은 구조로 배치되어 있는데, 먼저 예수님이 가져오신 새 언약의 말씀이 기록된 것이 바로 사복음서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 새 언약의 말씀이 이스라엘을 넘어 땅끝까지 전파되는 역사적 과정이 기록된 것이 유일한 역사서인 사도행전에 기록되어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새 언약의 말씀이 그리스도인 각자의 삶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모습을 기록한 것이 바로 바울서신과 일반서신입니다. 이 서신들은 대부분 디모데나 디도 같은 개인 혹은 고린도 교회나 데살로니가 교회처럼 각 교회 교인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들을 해결하고, 또 어떻게 하는 것이 새 언약에 따라 사는 삶인지 가르쳐주는 바울과 사도들의 조언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예수님이 다시 오실 때 일어날 각종 징조와 재난들이 요한계시록에 기록되어 있는데, 이는 구약이 메시아를 기다리는 것으로 마무리짓는 것과 마찬가지로 신약도 그리스도의 재림을 기다리는 것으로 마무리를 하고 있습니다. 이를 도표로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구약 신약 구조
▲구약과 신약의 평행 구조.

이런 점에서 누가가 쓴 누가복음과 사도행전이 왜 나누어져 있는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원래는 이 두 편지가 “처음부터 우리 중에 이루어진 모든 일을 근원부터 자세히 살핀 다음 데오빌로 각하에게 차례로 써 보내고자 하여” 누가가 연속으로 쓴 편지이지만, 초대 기독교 지도자들은 이를 분리하여 누가복음은 사복음서 중 하나로, 사도행전은 유일한 역사서로 나누어 놓은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누가복음과 사도행전을 읽을 때 이 점을 고려하여 읽어야 합니다. 대체로 복음서들은 예수님의 탄생 그리고 공생애로부터 부활 승천까지의 과정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누가복음도 이 중 하나이며, 사도행전은 이후 새 언약이 로마까지 전파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사도행전은 누가복음의 연장선상에서, 또 그리스도의 새 언약이 전파되는 과정을 그린 역사서로서 두 가지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알고 읽어야 합니다.

신약, 구약처럼 기록된 순서 무시
갈라디아서부터 디모데후서까지
바울서신·일반서신, 공관복음 순
가장 마지막에 요한 기록물 추가

2) 기록된 순서

신약의 구성은 구약과 마찬가지로 기록된 순서를 무시하고 있습니다. 쓰여진 순서대로 구성된 타낙을 무시하고 구약을 재구성한 초대 기독교 지도자들의 의도는 그리스도를 구약의 완성으로 오신 분임을 강조하기 위한 것입니다.

신약도 마찬가지로 기록된 순서를 무시하고 새 언약의 말씀→ 전체 역사 속에서 이루어지는 말씀→ 개인의 삶 속에서 이루어지는 말씀→ 앞으로 이루어질 예언이라는 순서로 기록된 것입니다. 즉 쓰여진 순서가 아니라, 그리스도 중심의 구속사적 관점이 초대교회 지도자들에게는 더 중요했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신약의 책들은 어떤 순서로 쓰여졌을까요? 이는 주후 1세기 시대 흐름을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합니다.

가장 먼저 쓰여진 것은 바울서신입니다. 책으로 묶여진 바울서신이 존재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베드로후서 3장 15-16절에 나오는 ‘바울의 모든 편지’입니다.

바울
▲바울의 얼굴을 상상한 그림.

A.D. 49년 예루살렘 공의회가 끝난 다음 갈라디아에 편지를 보낸 이후 66년 네로 황제에 의하여 순교당하기 직전 쓴 디모데후서에 이르기까지, 바울의 편지는 버려지지 아니하고 모아져 책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이 책은 많은 인기를 끌었는데, 베드로가 바로 이 편지들을 함부로 해석하지 말 것을 경고하고 있는 것입니다.

바울의 편지가 이렇게 인기가 있었던 것은 바울 자신이 고린도후서 11장 6절에서 “말에는 부족하나 지식에는 그렇지 아니하니”라고 말하는 것처럼, 많은 교회의 교인들이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명쾌하게 설명하여 주는 바울의 편지들을 버리지 않고 모아서 두고두고 읽고 싶어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바울의 모든 서신이 다 모아진 것은 아니었습니다(예: 고린도후서 2장 1-4절). 이처럼 책으로 모아진 바울의 편지들이 신약이 만들어지는 기초가 되었으며, 바울 외 다른 사도들이 썼던 편지들은 따로 모아져 ‘일반서신’이라는 이름으로 편집되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일반서신은 그 기록 연대와 기록 장소가 분명하지 않기 때문에, 성경에 편입된 시기를 정확히 구별하여 말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이렇게 서신들이 모아져 책으로 만들어진 다음 이에 덧붙여진 것은 공관복음서(Synoptic Gospels: 마태-마가-누가 복음)입니다.

대체로 비슷한 관점에서 예수님의 생애를 시간 순서에 따라 기록된 공관복음의 저작 연대에 대하여는 많은 논쟁들이 있으나, 대체로 A.D. 60년대 중후반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 시기를 부정하는 자유주의 신학자들의 논거는 공관복음에 나오는 예루살렘 멸망에 관한 예언이 예루살렘이 멸망한 A.D. 70년 이후에나 가능한 것이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미래를 보는 예수님의 예언 능력을 부정하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성경에 추가된 것은 사도 요한이 쓴 문서들(요한복음, 요한 1·2·3서, 요한계시록)입니다. 다른 사도들과 다르게 순교하지 않은 요한은, 제1차 유대-로마 전쟁 때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를 에베소로 모시고 갑니다(요 19:26-27, 21:20-23). 지금도 에베소에는 요한이 목회하던 교회의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요한복음이 기록된 것은 공관복음서로부터 거의 한 세대가 지난 뒤인 A.D. 85년 경이고, 요한계시록은 A.D. 95년 경 에베소 항구 근처에 있는 밧모섬에서 기록된 것입니다. 요한 1·2·3서는 요한복음과 요한계시록이 쓰여진 시기 사이에 기록된 것으로 보이며, 이때는 초기 영지주의(Gnosticism)가 기독교를 침투하던 시기였습니다.

구약 문화 배경사 류관석
▲류관석 교수.

류관석 교수
대한신대 신약신학
서울대 철학과(B.A.), 서강대 언론대학원(M.A.), 미국 Reformed Theological Seminary(M. Div.), Trinity Evangelical Divinity School (Th. M. 구약 / M. A. 수료), Loyola University Chicago(Ph. D., 신약학)
미국에서 Loyola University Chicago 외 다수 대학 외래 교수
저서 <구약성경 문화 배경사>, <산상강화(마태복음 5-7장)>, <기적의 장(마태복음 8-9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