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그래함 50주년 기념대회 D-2
사람들 삶 목적과 의미 찾고자 해
교회에 직면한 도전… 복음 전파
한국교회에 가르치려 온 것 아냐
수천 명 선교사 보낸 훌륭한 교회
북한과 대화도 하지 않는 건 잘못

 빌리그래함 전도대회 50주년 기념대회 기자회견
▲프랭클램 그래함 목사가 빌리그래함 전도대회 50주년 기념대회를 앞두고 6월 1일 오후 1시 30분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송경호 기자

6월 3일 오후 3시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빌리그래함 전도대회 50주년 기념대회를 앞두고 주강사인 프랭클린 그래함 목사(Franklin Graham)가 1일 오전 입국한 가운데, 같은 날 오후 서울 중구 조선호텔에서 기자회견이 개최됐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방한한 프랭클린 그래함 목사와 아들 윌(Will) 그래함 목사, 50년 전 전도대회에서 통역을 맡았던 김장환 목사(극동방송 이사장), 기념대회 대표대회장 오정현 목사(사랑의교회), 통역 김하나 목사(명성교회) 등이 참석했다.

사무총장 박동찬 목사(일산광림교회) 사회로 열린 기자회견에서 프랭클린 그래함 목사는 “저는 단순한 메시지를 전할 것이다. 하나님께서 한국 사람들을 사랑하시고,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을 통해 당신과 깊은 관계를 맺기 원하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버지 빌리 그래함이 떠오르는 헤어 스타일로 등장한 프랭클린 그래함 목사는 “한국에 오기를 늘 기대해 왔다. (아버지의 전도대회 이후) 지난 50년 동안 한국은 큰 변화가 있었다. 전 세계도 마찬가지”라며 “변하지 않은 것이 한 가지 있다면, 인간의 마음(human heart)은 항상 무언가를 찾고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래함 목사는 “세속주의도, 공산주의도, 물질주의도, 성(性)이나 마약, 술도 인간 영혼 안에 있는 공간을 채울 수 없다”며 “하나님께서 이 세상을 사랑하사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이 땅에 보내셨다. 그리고 믿는 자마다 구원과 영생을 얻으리라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그는 “만약 우리가 죄에서 돌아서 하나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다면, 우리 마음 속에 들어오셔서 변화시키시고 설명할 수 없는 평안으로 우리 마음을 채워주실 것”며 “우리가 그토록 찾아 헤매던 모든 것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마무리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프랭클린 그래함 목사는 “세상은 빨리 변하고, 교회도 바뀐다. 그러나 하나님 말씀은 변하지 않는다”며 “교회가 부름을 받은 것은 복음을 전하기 위함이다. 바로 예수 그리스도께서 하나님 아들이시고, 그 분이 우리 죄를 사하시기 위해 이 땅에 오셨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래함 목사는 “사람들은 무언가를 찾고 있지만, 그것이 무엇인지 모른다. 그래서 마음에 공허가 있다. 그 공간은 오직 하나님만 채울 수 있다”며 “서구 교회는 사람이 줄고 있다. 하지만 복음을 전파하는 교회들은 오히려 성도가 늘고 있다. 사람들은 그저 좋은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가 아니라, 하나님 말씀을 듣기 위해 교회에 나가기 때문”이라고 했다.

 빌리그래함 전도대회 50주년 기념대회 기자회견
▲빌리그래함 전도대회 50주년 기념대회 기자회견이 진행되고 있다. 왼쪽부터 순서대로 빌리 그래함 목사의 손자 윌 그래함 목사, 기념대회 통역 김하나 목사(명성교회), 프랭클린 그래함 목사, 대표대회장 오정현 목사, 상임고문 김장환 목사, 사무총장 박동찬 목사. ⓒ송경호 기자

또 “한국은 부유한 국가가 됐다.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이 비즈니스를 위해 서울로 오고 있다. 서울은 세계적인 도시이고, 한국은 세계적 기술을 주도하고 있다”며 “그러나 아무리 많은 돈과 기술을 갖고 있어도, 그것들은 우리의 빈 공간을 채울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사람들은 내가 누구인지, 왜 여기 있는지 알기 원한다. 삶의 목적과 의미를 찾고자 한다. 이것이 교회가 직면한 도전”이라며 “그러므로 교회는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해야 한다. 하나님께서 그들을 위해 무엇을 행하셨는지를 알려야 한다.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을 가지라고 초청해야 한다”고 했다.

한국교회 분열상에 대한 질문에는 “이번 대회를 위해 6천 교회가 함께하는 것으로 아는데, 적지 않은 숫자라고 생각한다. 교회 안에는 항상 분열이 있었고, 심지어 성경 속 바울의 팀 내에서도 분열이 일어났다”며 “분열이 나쁜 것만도 아니다. 하나님께서는 때로 분열을 통해 우리를 다른 방향으로 인도하시기도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저는 한국교회에 뭔가를 가르치기 위해 이곳에 온 것이 아니다. 한국교회는 이미 훌륭한 교회이고, 전 세계에 수천 명의 선교사를 보내는 교회”라며 “한국교회 안에 분열도 문제도 있겠지만, 선교를 향한 마음을 가진 교회라는 점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래함 목사는 “전 세계에서 한국 선교사들을 만났다. 그들을 만날 때마다 마음에 큰 감동을 받는다. 그들은 세계에서 가장 어려운 곳에 있으면서, 신실하게 복음을 전하고 있다”며 “한국교회가 계속 선교사들을 보내길 바란다. 200년 전에는 영국교회가, 100년 전에는 미국교회가, 그리고 지금은 한국교회가 세계 선교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통 속에 있는 북한 주민들에 대한 메시지에 대해선 “아버지는 북한을 2번, 저는 4번 방문했다. 북한에서 구호와 치료를 많이 도왔고, 많은 프로젝트를 했다. 북한에 있는 사람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지만, 이번에는 한국민들에게 복음을 전하러 왔다”며 “북한 기독교인들을 만난 적이 있고, 그들의 어려운 삶을 이해하고 기도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지난 2년간 북한을 위해 아무런 일도 할 수 없었다. 코로나도 거의 끝났으니, 다시 문이 열리길 바라는 마음이다. 북한에서 일할 준비가 돼 있고, 그들을 아끼고 사랑한다”며 “트럼프 정부 때 북한에 대해 여러 차례 대화했다. 정부는 제 경험을 듣고 싶어했고, 협상하려는 마음도 있었다. 김정은 위원장과 만났을 때도 기뻤다”고 했다.

이에 대해 “미국이 계속 북한과 대화하길 원한다. 대화는 이어가야 한다. 대화도 하지 않는 것은 잘못 아닐까”라며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사이 결과물이 나오지 않아 아쉽지만, 시간이 좀 더 있었다면 달라지지 않았을까. 저는 평화를 원하고 대화를 원한다. 그러나 미국 현 정권이 북한과 대화하길 원하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빌리 그래함
▲50년 전인 1973년에 열린 빌리 그래함 서울 크루세이드 집회 전경. 총 3일간 집회에 연인원 약 300만 명이 모였다. ⓒ크투 DB

기념대회 전날 청소년 집회에서 메시지를 전하는 빌리 그래함 목사의 손자 윌 그래함 목사는 “훌륭한 아버지와 할아버지를 통해 복을 많이 받았다. 하나님께서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삶 가운데 하신 일이 자랑스럽고 기쁘다”며 “하지만 부모의 믿음이 좋다고 천국에 갈 수 있는 건 아니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저만의 정체성을 찾아야 했다. 다행히 5세 때 죄인임을 깨달았고, 이후 예수님께서 인도하시는 대로 따라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김장환 목사는 “죽지 않고 살아서, 이번 50주년 기념대회에 참석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가”라며 “그땐 한경직 목사님께서 대회장을 하셨는데, 저더러 통역을 하라고 하셔서 못한다고 했더니 당신은 가는 귀가 먹어서 안 된다고 하셨다. 그때 제가 39세였고, 지금은 89세”라고 소회를 전했다.

오정현 목사는 “한국교회가 회복을 넘어 부흥으로 가야 하는데, 플랫폼에 관심이 많다. 일회성 대회가 아니라, ‘사람에게는 진심으로, 하나님에게는 전심으로’ 행하는 진정성 있는 집회가 됐으면 좋겠다”며 “한국교회가 영혼 구원과 복음전도라는 타협할 수 없는 강력한 토대를 놓고 기도해야 한다”고 했다.

오 목사는 “성도님들이 차고 넘치게 대회에 찾아오실 것이다. 10만 명 이상이 이미 신청하셨고, 6천 교회 이상 동참하고 있다”며 “코로나 이후 전 세계 교회 가운데 이렇게 함께 힘을 모으는 일은 최초 아닐까. 미국 교회에서도 쉽지 않은 일이다. 이번 대회로 물꼬를 터서, 복음주의 교회가 힘있게 성장하는 은총의 통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한국 사회가 직면한 가장 심각한 문제가 저출산과 인구 절벽인데, 그래함 목사님 말씀처럼 복음이 사람들에게 들어가고 복음적 삶이 생활화되면 출산도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이라며 “미국 바이블 벨트 가정에는 자녀가 평균 서너 명이다. 자식을 키우는 것이 장관이 되는 것보다 낫다고들 한다. 불교와 천주교가 있지만, 출산 문제는 한국 복음주의 교회가 잘 감당할 수 있는 역할”이라고 자신했다.

박동찬 목사도 “일회성 집회가 아니다. 자원봉사자만 5천 명이고 찬양대는 1만 명이다. 이번 기념대회를 통해 교회가 세상의 소망이 되는 자리를 회복하길 바란다”며 “한국교회 여러 문제점들에 대해 질문하셨는데, 이번 대회를 통해 기도하면서 하나 되어 하나님의 선한 뜻을 찾아가는 자발적 흐름이 일어나길 바란다”고 정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