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 총회, 동사목사 ‘되고’ 이중직은 ‘안 돼’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117년차 총회 안건 심의 결과

120주년 기념준비위원회 승인
신사참배 문제, 1년간 더 연구
‘이단’, ‘이단성’, ‘사이비’ 구분

▲신길교회에서 제117년차 총회가 진행되고 있다. ⓒ총회

▲신길교회에서 제117년차 총회가 진행되고 있다. ⓒ총회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제117년차 총회가 지난 5월 23-25일 서울 영등포구 신길교회(담임 이기용 목사)에서 열린 가운데, 둘째날인 24일 상정된 헌법 및 시행세칙 개정안 15건 중 12건이 통과됐다.

먼저 관심을 모았던 목회자 이중직을 허용하자는 헌법개정안은 찬반 발언이 팽팽했으나, 재석 601명 중 173명 찬성에 그쳤다.

구체적으로는 헌법 제43조 2항 ‘목사의 자격’ 중 현행 “다른 직업을 겸하지 않고 전적으로 헌신한 자”에, “단, 미자립교회의 경우 직종, 근무지, 근무시간 등 감찰회의 승인을 받으면 다른 직업을 겸할 수 있다”는 단서를 붙이자는 청원이었다.

총회에서는 미자립교회 중 이미 다른 직업을 겸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해, 법을 지키지 않는 목사를 양산하지 말자는 취지에 공감하는 대의원들이 많았다.

그러나 ‘미자립교회’ 기준 모호성, 이중직 장려 분위기 우려, 목회에 대한 집중력 분산 등의 우려도 함께 나오면서 헌법개정 기준인 대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표를 얻지는 못했다.

또 담임목사 사임시 같은 교회에 시무 중인 부목사를 담임으로 청빙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번 개정은 사실상 ‘동사목사’ 제도를 법적으로 허용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헌법 시행세칙 제8조 3항 나호 “부목사는 담임목사 사임시 자동 사임하며 해 지교회의 담임목사로 2년 이내에 청빙될 수 없다”는 내용에 “단, 담임목사가 정년 은퇴 시는 예외로 한다”는 단서조항을 첨가하자는 개정안이 재석 561명 중 343명 찬성으로 과반수를 넘겨 통과된 것.

당초 투표 시에는 재석 수의 2/3을 넘지 못했다며 부결 처리했으나, 헌법이 아닌 시행세칙 개정안은 과반수 통과임을 뒤늦게 발견하고 김주헌 전 총회장의 공포에 의해 ‘가결’로 수정했다.

해당 개정안을 제안한 청주지방회는 “일부 타교단에서 부목사가 담임목사 은퇴 후 적법한 절차에 의해 담임목사로 사역하는 경우를 쉽게 찾을 수 있고, 우리 교단에서도 이 기간을 지나 담임목사로 청빙된 경우를 찾을 수 있다”며 “그러므로 단서조항을 두어 부목사에게도 기회를 주는 것이 타당하다”고 했다.

▲임석웅 총회장이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총회

▲임석웅 총회장이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총회
◈만 나이 시행과 목사·장로 정년

총회 마지막 날 기타토의 시간에는 정부의 ‘만 나이’ 시행이 교단에 어떻게 적용되느냐는 질의도 나왔다.

6월 28일부터 ‘만 나이 통일법’이라고 불리는 민법 개정안과 행정기본법 일부 개정법률이 시행된다. 이에 올해 초 헌법연구위원회에서 목사와 장로 시무 정년을 법 개정에 따라 ‘만 71세가 되기 전날까지’로 적용할 수 있다고 유권해석했는데, 총회장이 개교회가 혼란스러워한다며 ‘현행법을 유지하라’고 전국 교회에 공지했기 때문.

직전 총회장 김주헌 목사와 직전 헌법연구위원장 박도훈 목사는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대의원들의 궁금증을 해소했다. 박도훈 목사는 “만 나이 개선법에서는 70세가 되는 첫날부터 71세가 되기 전날까지 365일 간 70세가 된다”며 “6월 28일부터 대한민국 국민은 누구나 만 나이가 적용된다. 이것은 국가시행령이기 때문에 토론사항도 아니고 헌법개정 사항도 아니다”고 설명했다.

신사참배 관련 청원도 상정됐다. 경기중앙지방회(회장 조정민 목사)는 ‘총회가 신사참배를 공식 결의한 적이 없음을 공포해 역사를 바로잡아 달라’고 청원했다. 이에 총회 대의원들은 역사적 검증은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1년 더 연구하기로 결정했다.

경기중앙지방회는 “우리 교단은 일제의 탄압을 받고 해산까지 당하는 등, 총회에서 신사참배를 결의한 사실이 없고 단체로 신사참배를 했다는 기록을 찾을 수 없다”며 “그럼에도 일부 신문 지면과 인터넷 게시물에 우리 교단이 신사참배를 결의한 것처럼 잘못 알려진 부분이 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특히 “타 교단 일부 신학자들이 우리 교단이 신사참배를 결의한 것처럼 주장하는 등, 성결교회가 공식적으로 신사참배를 한 것처럼 해석해 성결교회의 정체성과 자긍심을 심각하게 훼손하며 성결교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의원들은 “과거 개인적으로 신사참배를 한 목회자는 있지만 총회 차원에서 신사참배를 결의한 사실이 없는 만큼, 총회에서 결의를 통해 이 문제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옹호했다.

그러나 임원회 및 역사편찬위원회에서 1년 더 신중한 검토와 연구를 거쳐 교단의 신사참배 역사적 왜곡을 해결하기로 했다.

▲기성 제117년차 총회 기념촬영. ⓒ총회

▲기성 제117년차 총회 기념촬영. ⓒ총회
◈D-3년, 창립 120주년 준비위 설치

이와 함께 오는 2027년 교단 창립 120주년을 준비하고 더 나은 교단으로 도약하기 위한 중장기 정책을 연구·실행하는 ‘교단창립120주년준비위원회’ 설치의 건은 통과됐다.

120주년기념준비위는 120주년인 2027년까지 4년간 활동하게 된다. ‘역사박물관추진특별위원회 3년 연장’ 청원도 통과됐다. 추진위는 역사자료 수집과 실제 건립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지난해에 이어 총회 장소를 제공한 신길교회에는 총회장 감사패가 수여됐다.

또 115년차 총회에서 결의된 BCM 공과교재 무상보급은 이번 총회에서 유상보급 청원안이 통과되면서 2년 만에 종료됐다.

116년차 총회교육부는 당초 유상보급 청원과 함께 경상비 기준 100대 교회의 공과교재 의무 사용안까지 청원했으나, 지교회 목회의 자율성을 존중하자는 주장이 제기돼 유상보급만 허락됐다.

한국성결신문을 총회 ‘협의기관’에서 ‘소속기관’으로 바꾸고, 공천부가 운영위원과 감사를 공천하자는 내용의 헌법개정안은 기타토의 시간에 표결을 통해 발의됐다. 신문 운영규정 개정위원회 설치의 건은 부결됐다.

유지재단 이사 파송과 관련한 제76조(총회의 회무) 7항 다호에 “총회는 본 교회에 소속한 사회사업유지재단의 정관에 의한 이사 과반수를 파송한다”를 신설하고 기존 10항에 있던 문구는 삭제하는 안도 ‘법인설립의 주최가 교단이 아니다’ 등의 이유로 재석 562명 중 찬성 11명으로 ‘부결’됐다.

나머지 통과된 안건들은 대부분 단순 용어 수정 등이었다. 이와 함께 징계법 제5조 3항 면직에 “교단 탈퇴 시 자동 면직”을 삽입하는 안도 통과돼 즉시 적용된다. 포상규정 2조에는 ‘목사 장로는 30년 이상, 근속 교사는 40년’을 명시하기로 했다.

이단사이비대책특별법 제3조 1-3항 이단 규정을 ‘이단’, ‘이단성’, ‘사이비’로 구분하는 개정안도 통과됐다. ‘이단’은 성경에 근거해 왜곡된 성경 해석과 교리를 가르치는 경우, ‘이단성’은 이단적 요소를 충분히 갖고 있으나 조사와 연구가 더 필요한 경우, ‘사이비’는 보편적 종교의 가르침을 벗어나 종교의 이름으로 거짓, 속임, 위장, 사기 등으로 인륜과 사회질서를 파괴할 때 각각 규정하게 된다.

또 총회교육원 운영규정 13조에 지방회 교육원 위원 임기를 3년으로 명시하는 안도 통과됐으며, 서울신대 정관 1조(목적)에 ‘부칙 예배와 공동체 성경읽기’를 추가하는 개정안도 토론 끝에 ‘허락’했다.

제117년차 총회에 상정된 헌법 및 시행세칙 개정안은 총 83건으로, 법제부와 헌법연구위원회에서 1년 간 연구해 타당성 여부를 검토한 후 내년 총회에 상정된다. 이와 관련, 타당하다고 판단된 안건만 총회에서 다루는 것에 대한 논의도 벌어져, 타당하지 않아 기각된 안건에 대해서도 내년부터 내용과 이유를 첨부하기로 결의했다.

▲임석웅 신임 총회장과 김주헌 전임 총회장. ⓒ총회

▲임석웅 신임 총회장과 김주헌 전임 총회장. ⓒ총회
◈총회장 이·취임식

5월 24일(수) 저녁 시간에는 총회장 이·취임식이 개최됐다. 취임사에서 신임 총회장 임석웅 목사는 “코로나로 잃어버린 영혼을 다시 찾아야 한다”며 “교단은 올 한해 ‘전도’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천명했다.

임석웅 총회장은 “회복을 넘어 부흥으로 가야 한다. 성결교회의 목적은 영혼 구원임을 기억하자. 교회는 유람선이 아닌 구조선이 돼야 한다”며 “모든 역량을 전도에 쏟아, 교단 창립 120주년에 배가 성장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보급하겠다”고 강조했다.

신임 부총회장 김정호 장로는 “기도해 주신 성도님들과 안수해 주신 목사님께 감사하다”며 “시골교회 부교역자 수급 문제와 다음 세대를 키우는 일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직전 총회장 김주헌 목사는 이임사에서 “정직한 목사가 되기 위해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고, 대과 없이 임기를 마칠 수 있었다”며 “든든한 117년 차 임원들 때문에 ‘시원섭섭’하지 않고 ‘시원’하다”고 말했다.

이·취임식에서는 직전 총회장 김주헌 목사가 신임 총회장 임석웅 목사에게 스톨을 인계했으며, 직전 부총회장 유승국 장로는 신임 부총회장 김정호 장로에게 성경을 선물했다. 임석웅 총회장은 직전 임원들에게 공로패를 증정했고, 총회본부 직원들은 꽃다발을 전달했다.

전 총회장 박현모 목사는 “후퇴 없이 차근차근 일 잘하신 직전 총회장”이라며 김주헌 목사를 박수로 격려한 후, 신임 총회장에게 “다윗처럼 섬세한 분별력, 과감한 결단력, 강력한 추진력, 뜨거운 친화력, 놀라운 창의력을 가진 리더십으로 교단을 이끄는 수장이 되시라”고 주문했다.

축사를 전한 전 부총회장단 회장 김춘식 장로는 “목사 되기도 어렵지만, 목사직을 정년까지 잘 감당하기는 더 어렵다”며 “그보다 열 배 어려운 총회장을 감당하면서 존경받는 총회장이 되시라”고 당부했다.

국민의힘 여의도연구원장 박수영 국회의원(대연성결교회 집사)은 “그리스도인의 성결성을 회복하는 소금과 빛의 역할을 하는 성결교단의 임석웅 목사님은 교단에 꼭 필요한 리더십”이라며 “주님의 선하신 뜻 아래 다 이뤄지길 응원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신임 총회장과 총회 임원들을 위해 다같 이 합심 기도한 후 전 총회장단 회장 조일래 목사의 축도로 마쳤다.

이·취임식에 앞서 드린 교단 창립 기념 감사 예식은 신임 총회장 임석웅 목사 집례로 전 부총회장 장광래 장로의 기도, 직전 회계 임진수 장로의 성경봉독, 카라엘 앙상블의 찬양, 전 총회장 지형은 목사의 설교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설교 후 ‘사중복음의 노래’를 제창하고, 교단 총무 문창국 목사가 교단 약사를 낭독했다. 신임 서기 한용규 목사가 교단 발전과 교회, 사역자, 해외선교지 및 국가를 위한 합심기도 인도 후 축하 케이크를 자르며 1부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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