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훈 목사 “목사는 헌신의 자리”

여의도순복음교회
▲안수받는 여성 목사들이 헌신을 다짐하고 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5월 25일 오전 여의도순복음교회(담임 이영훈 목사)에서 목사 안수식이 진행된 가운데, 이들 중 여성이 47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여의도순복음교회는 가장 많은 여성 목회자를 보유한 단일 교회가 됐다.

여전히 여성 목사 안수에 부정적인 한국교회 정서 속에서, 한 교회가 이렇듯 대규모로 여성 목사를 세우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이날 남성 2명도 안수를 받아, 총 49명이 목사로 새출발했다.

이영훈 목사는 ‘주 예수님께 받은 사명’이라는 설교에서 사도 바울의 순교와 30년을 강원도 산골 오지에서 헌신한 노(老)목사를 사례로 들며 충성하는 목회자 상을 당부했다.

이 목사는 “제가 이 자리에 서 있는 것을 보면, (모르는 사람은) 이 자리를 영광의 자리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쓰라린 자리”라며 “영광을 받으실 분은 첫째도 예수님, 둘째도 예수님, 셋째도 예수님이다. 우리는 모두 주님의 종으로 이 자리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 목사는 “양화진 묘역에는 수많은 선교사들 무덤이 있다. 루비 캔드릭 선교사의 경우 조선에 온 지 8개월 만에 병으로 돌아가셨다”며 “이 분은 ‘만약 천 개의 생명이 있다면 모든 생명을 조선을 위해 쓰겠다’고 하셨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저희 어머니께서도 ‘교회에 대해 불평하지 말고 하나님만 바라보라’고 하셨다”며 “목회자에게 평생 가장 중요한 것은 교회를 잘 섬기는 것이다. 교회는 예수님의 머리요 몸”이라고 조언했다.

이날 임직자 대표로 나선 전호윤 목사는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성령 충만의 역사다. 우리 49명의 임직자는 우리에게 맡겨진 자리에서 충성을 다하겠다”며 “눈물 흘리며 아파하는 이들을 위해 목회함으로써 하나님과 세상 앞에서 부끄럽지 않은 주의 종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이날 여성 목사들이 대거 배출된 것은 여의도순복음교회 소속 교단인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에서 최근 교단 헌법을 개정해 목사 안수 자격을 대폭 완화한 데 따른 것이다.

과거에는 교회에서 전도사로 15년 이상 활동한 후 교회의 허락을 받아야 안수를 받을 수 있었으나, 그 기간을 10년으로 줄였고 이번에 5년으로 더 단축했다. 뿐만 아니라 여성 목회자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면서, 여전도사 47명이 한꺼번에 안수를 받게 됐다.

이날 안수식은 김천수 여의도순복음교회 장로회장의 대표기도, 고영용 부목사(기하성 여의도지방회 회장)의 공포, 총회장 정동균 목사의 격려사, 김호성 부목사(여의도지역총연합회장)의 권면 등으로 진행됐다.

이날 안수받은 김명심 목사는 “하나님께서 기회를 주셔서 감사드린다”며 “이영훈 목사님께서 세대를 뛰어넘는 미래 안목으로 여성 목사들이 세워지도록 배려해주신 것도 감사하다”고 전했다.

김 목사는 “17년간 장애인 특수 목회로 수화 통역과 설교를 하며 장애인 성도들과 신앙생활을 해왔는데, 앞으로 성도들을 더 많이 사랑하고 기도도 더 많이 하겠다”며 “장차 하나님 앞에 섰을 때 칭찬받을 수 있도록 매일 하나님께 물어보면서 사역하는 주의 종이 되겠다”고 밝혔다.

이광순 목사도 “목사 안수를 받게 돼 부담도 많았지만, 하나님과 이영훈 목사님, 성도님들의 사랑으로 목사의 길을 걷게 됐다”며 “주님 종으로 사역한지 26년째”라고 전했다.

이 목사는 “고령화가 진행되는 시대에 교회와 사회에 돌봄이 필요하신 어르신들을 많이 목격한다. 이 분들을 사랑으로 섬길 수 있는 목회자가 되고 싶다”며 “또 다음 세대를 이끌 장년과 청년 성도들이 영적으로 충분히 채워져 은혜로 행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