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예루살렘에서 생명의 행진에 진행된 가운데 많은 이들이 참석했다.
▲23일 예루살렘에서 생명의 행진이 진행됐다. ⓒ주최측
독일 나치의 후손들 중 기독교인들이 최근 예루살렘에서 홀로코스트 생존자와 그들의 후손, 유대 민족에게 용서를 구하는 행사를 열었다.

CBN뉴스는 “이 움직임은 더 큰 일체감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관련 소식을 전했다. 이에 따르면, 약 30개국의 그리스도인들이 소위 ‘열방의 행진’(The March of the Nation)을 위해 예루살렘을 방문했다. 그들은 “홀로코스트에서 새 생명으로! 샬루 샬롬 예루샬라임(예루살렘의 평화를 위해 기도하라)”고 외쳤다.

예루살렘 부시장 플뢰르 하산-나훔(Fleur Hassan-Nahoum)은 CBN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저는 여러분 모두가 행진하는 모습을 봤고, 우리 도시가 예루살렘을 사랑하는 이들로 가득 찬 것을 보니 마음이 따뜻해졌다. 여기 와 주셔서 감사하다”며 환영의 인사를 전했다.

하산-나훔 부시장은 “이 행진의 주최자들은 본질적으로 나치의 후손들이다. 사람들이 이곳에 와서 ‘매우 끔찍한 일이 일어났었다’고 말할 수 있도록, 그리고 이를 바로잡고 보상할 수 있도록, 그리고 이러한 운동을 만들기 위해 행진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생명의행진(March of Life) 설립자이자 회장인 독일 튀빙겐 출신인 욥스트 비트너(Jobst Bittner)는 “저는 나치 가해자(친위대 살인범)가 교육과 훈련을 받은 대학이 있는 도시에서 왔다. 그리고 그들은 70만 명의 유대인의 죽음에 책임이 있었고, 그것이 우리가 우리 도시의 역사를 진정으로 조사하기 시작한 이유”라고 했다.

비트너는 “독일 가족들은 보통 나치 과거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다”면서 “우리가 과거에 대한 진실을 실제로 말할 용의가 있을 때에만 현재와 미래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래서 우리는 그 부르심을 열방에 전하고 수백 명의 사람들을 부르기로 결정한 것이다. 수천 명이 거리로 나와 ‘반유대주의’ 및 ‘유대인과 이스라엘에 대한 증오’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였다”고 했다.

생명의행진의 하인즈 루스(Heinz Reuss) 국제 이사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들에게 과거가 드러났다. 우리 중 많은 이들, 우리의 아버지, 증조부들이 나치였고, 학살의 일부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들은 강제수용소 경비원이었다. 그들은 나치 독일군이 소속이었다”고 설명했다.

루스 이사는 “우리는 유대인들을 향한 같은 침묵이 우리 자신의 마음속에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2007년, 우리는 독일 남부의 작은 마을인 튀빙겐 주변에 8개의 강제수용소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전쟁이 끝날 무렵에 다하우를 향해 죽음의 행진이 있었다. 그 후 우리는 이 ‘죽음의 행진’을 ‘생명의 행진’으로 바꾸는 게 어떻겠느냐는 주님의 음성을 들었다”고 말했다.

그들은 300km를 걸었고, 3일 동안 다른 경로를 따라 단계를 다시 추적했다. 그 결과는 강력했다고. 루스 이사는 “우리는 그 한가운데서 화해 모임을 가졌고, 나치와 생존자의 후손과 홀로코스트 생존자의 후손 사이의 아름다운 만남을 가졌다”고 말했다.

처음 일회성으로 보였던 이 행사는 이제는 전 세계적으로 확산됐으며, 25개국의 수백 개 도시에서 진행 중이다. 미국에서는 ‘추모의 행진’(March of Remembrance)으로 불린다.

예루살렘 행사를 앞두고 아츠하크 헤르초그(Yitzhak Herzog) 이스라엘 대통령은 어두운 과거를 직시한 이들의 용기에 찬사를 보내며 “여러분의 존재는 우리 국가와 국민에 대한 확고한 도덕적 지지를 보여주며, 이스라엘 국가는 두 팔을 벌려 여러분을 환영한다”고 했다.

전쟁으로 폐허가 된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온 참석자 니콜라이 가가르킨은 “우리는 이스라엘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우리는 전 세계 모든 나라의 유대 민족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오니스트 무브먼트(Global Zionist Movement) 지도자인 랍비 예후다 글릭(Rabbi Yehuda Glick)은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이스라엘을 방문하고 함께 서기를 바란다”며 행진자들을 환영했다.

또 “이스라엘 자손이 집으로 돌아와 우리나라를 세우고 예루살렘을 우리의 수도로 삼았으니, 이제는 하나님께서 택하신 시온에 하나님의 깃발을 세울 때다. 우리 유대 민족이 우리의 운명을 손에 쥐고 집으로 돌아온 것처럼, 이제 열방은 시온을 위해 일어서서 시온이 모든 민족을 위한 기도의 집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예루살렘 행진과 행사 참가자들은 이스라엘과 유대 민족에게 민수기에 기록된 아론의 축복을 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