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한 칼럼] 오병이어 기적(奇蹟)과 나사렛 예수의 정체(正體)(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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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예수 논구 시리즈

▲김영한 박사(기독교학술원 원장, 샬롬나비 상임대표, 숭실대 기독교학대학원 설립원장).

▲김영한 박사(기독교학술원 원장, 샬롬나비 상임대표, 숭실대 기독교학대학원 설립원장).
예수께서 열두 제자들을 보내어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전파하도록 하였을 때 당시 갈릴리에서 다스리던 유대 왕 헤롯 안티파스(Herot Antipas)는 이 소식을 듣고 당황해 한다. 그 이유는 예수의 복음 사역에 대하여 군중들이 열광하였기 때문이었다. 복음서 저자 누가는 다음같이 기록하고 있다: “어떤 사람은 요한이 죽은 자 가운데서 살아났다고도 하며, 어떤 사람은 엘리야가 나타났다고도 하며 어떤 사람은 옛 선지자 한 사람이 다시 살아났다고도 함이라“(눅 9:7-8). 헤롯 왕은 세례자 요한이 그를 향하여 동생 아내 헤로디아를 취하는 것이 옳지 않다(막 6:18)고 비판했을 때 두려워했다. 헤롯 왕은 세례자 요한을 참수(斬首)하여 그를 제거한 후 위협감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런데 이제 나사렛 출신의 젊은 랍비 예수가 나타나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전파하여 군중들이 열광적으로 그를 따르게 되었을 때 헤롯 왕은 새로운 위협을 느꼈다. 복음서 저자 누가는 헤롯의 말을 다음같이 기록하고 있다: “요한은 내가 목을 베었거늘 이제 이런 일이 들리니 이 사람이 누군가”(눅 9:9). 자신의 불윤 행위를 비판한 세례자 요한을 제거한 헤롯 왕은 그와 비슷한 운동을 일으키는 예수에 새로운 위협을 느껴 그를 요주의 인물로 주목하게 된다.

I. 오천명을 먹인 사건; 오병이어의 기적

사복음서 저자들은 모두 그들의 복음서(마 14:13-21, 막 6:30-44, 눅 9:10-17, 요 6:1-15)에 예수께서 갈릴리 바다 건너편에서 일어난 보리떡 5개와 물고기 2마리로 5천명을 먹인 기적의 사건을 기록하고 있다. 예수께서 디베랴의 갈릴리 바다 건너편으로 가시자(요 6:1), 거대한 군중들이 따랐다. 이는 이들이 예수가 병자들을 고치시는 표적을 보았기 때문이었다(요 6:2). 날이 저물어지자 열 두 제자들이 나아와 이들의 식사 문제 때문에 예수에게 말한다: “무리를 보내어 두루 마을과 촌으로 가서 유하며 먹을 것을 얻게 하소서. 우리가 있는 여기는 빈들이니이다”(눅 9:12).

예수께서 말씀하신다: “너희가 먹을 것을 주라”(눅 9:13a). 이에 제자들은 대답한다: “우리에게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밖에 없으니 이 모든 사람을 위하여 먹을 것을 사지 아니하고서는 할 수 없사옵나이다”(눅 9:13b). 그 곳은 빈들이었고 “남자가 한 오천 명 되었다”(눅 9:14a). 예수는 제자들에게 이르신다: “떼를 지어 한 오십 명씩 앉히라”(눅 9:14b). 제자들은 이런 방식으로 군중들을 다 앉힌다(눅 9:15). 그런 후에 예수는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지사 하늘을 우러러 축사하시고 떼어 제자들에게 주어 군중들에게 나누어 주게 하신다”(눅 9:16). 예수께서 축사(祝辭)하시자 떡 5조각과 물고기 2마리는 5천명이 먹을 수 있을만큼 부풀어진다.

예수의 축사를 통하여 예수 속에 내재한 로고스(말씀)의 창조 능력이 나타난 것이다. 사도 요한은 그의 복음서 1장에서 예수에 대하여 태초의 말씀이었다고 증언하고 있다: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 이 말씀이 하나님과 함께 계셨으니 이 말씀은 곧 하나님이시니라. 그가 태초에 하나님과 함께 계셨고, 만물이 그로 말미암아 지은 바 되었으니 지은 것이 하나도 그가 없이는 된 것이 없느니라“(요 1:1-3). “우리가 다 그의 충만한 데서 받으니 은혜 위에 은혜러라”(요 1:16). 누가는 다음같이 기록하고 있다: “먹고 다 배불렀더라. 그 남은 조각을 열 두 바구니에 거두니라”(눅 9:17).

II. 예수를 왕으로 만들려는 군중: 영광의 메시아를 추구

복음서 저자 요한은 오병이어의 기적을 일으킨 예수에 대한 군중들의 오도된 상(像)에 관하여 기록하고 있다. 군중들은 예수께서 행하신 이 표적을 보고 말한다: “이는 참으로 세상에 오실 그 선지자라 하더라”(요 6:14b). 군중들은 “예수를 임금으로 삼으려고””(요 6:15a) 몰려온다. 유대인들은 옛적 모세가 이끈 출애굽 시에 경험한 만나(manna) 기적이 다시 일어난 것이요, 이것은 메시아 시대의 도래를 알리는 것으로 생각했다. 유대인들은 만나(manna) 기적이 일어난 산(山)(요 6:3)을 하나님 계시의 장소로서 시내산을 생각하고 있으며, 예수를 모세와 같은 선지자로 생각하였다. 군중들은 예수를 정치적 메시아로 생각하고 왕으로 추대하려고 하였다. 당시 로마의 식민 통치 아래 있었던 유대인들은 자기들을 로마의 지배에서 해방시키고 다윗 왕권을 회복할 영광의 메시아를 기대하고 있었다. 이들은 예수가 이러한 영광의 메시아인 줄로 착각하고 예수를 왕으로 추대하려고 한 것이다.

III. 산으로 피신하는 예수: 정치적 메시아 되기를 거부

복음서 저자 요한은 군중들의 이러한 왕 추대에 대한 예수의 거부 태도를 다음같이 기록하고 있다: “그들이 와서 자기를 억지로 붙들어 임금으로 삼으려는 줄 아시고, 다시 혼자 산으로 떠나 가시니라”(요 6:15). 예수는 군중들에 의하여 자신이 억지로 왕으로 추대되는 것은 하나님의 뜻이 아니며, 자신의 선교 사명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예수는 군중들의 열광과 환호에 미혹되지 아니하셨다. 이것을 수락하는 것은 일시적 현상으로 나타나는 대중영합주의(populism)에 말려드는 것이다. 요한복음의 이 구절에서 우리는 나사렛 예수의 복음 사역은 민중신학이나 해방신학이 말하는 민중이나 무산자 계급을 충동(衝動)시켜 사회의 기존 질서를 뒤엎는 폭력이나 정치운동이 아니라는 것을 명료히 말할 수 있다. 영국의 신학자 다드(C. H. Dodd)도 만일 예수가 민중 혁명가였더라면 자기를 왕으로 추대하려는 이 민중들을 이끌고 로마의 빌라도 정권을 타도하러 예루살렘으로 올라갔을 것이라고 말한다.

군중들의 감정은 수시로 변한다. 이 대중영합주의는 나중에 예수가 예루살렘에서 체포되었을 때 돌변하여 “예수를 십자가에 못박아라”고 절규하는 목소리(요 19:15)가 된다. 예수는 군중들이 자신을 왕으로 추대하는 것을 거절하고 자신의 고독한 길, 십자가 고난과 죽음의 길을 선택한다. 이 길은 구약성경이 메시아에 관해 예언한 고난의 종이 가는 길이다.

그러므로 요한은 그의 복음서에 세례자 요한이 예수가 자기에게 나아오심을 보고 증언한 것을 기록하고 있다: “보라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 양이로다”(요 1:29b). 그리고 요한은 그의 계시록에서 하나님의 보좌에서 경배와 찬송을 받으시는 일찍 죽임을 당한 어린양에 관하여 증언하고 있다: “내가 또 보니 보좌와 네 생물과 장로들 사이에 한 어린 양이 서 있는데 일찍이 죽임을 당한 것 같더라 그에게 일곱 뿔과 일곱 눈이 있으니 이 눈들은 온 땅에 보내심을 받은 하나님의 일곱 영이더라”(계 5:6). “큰 음성으로 이르되 죽임을 당하신 어린 양은 능력과 부와 지혜와 힘과 존귀와 영광과 찬송을 받으시기에 합당하도다 하더라”(계 5:12). 계시록에서 언급된 “일찍 죽임을 당한 어린양”은 십자가에 달리시게 되실 나사렛 예수를 가리킨다.

IV. 생명의 떡

예수께서 광야에서 군중들에게 이병오어의 기적을 일으키신 것은 단지 육신의 허기를 면케하여 주고자 함이 아니라 이들에게 하나님이 주시는 생명의 떡을 먹어야 한다는 영적 가르침을 주시기 위해서였다. 예수는 가버나움 회당에서(요 6:59) 오병이어 기적의 진정한 의미를 군중들에게 가르치신다: “썩을 양식을 위하여 일하지 말고 영생하도록 있는 양식을 위하여 하라 이 양식은 인자가 너희에게 주리니 인자는 아버지 하나님께서 인치신 자니라”(요 6:27). “나는 생명의 떡이니 내게 오는 자는 결코 주리지 아니할 터이요 나를 믿는 자는 영원히 목마르지 아니하리라”(요 6:35).

나사렛 예수는 그의 본성에 있어서 태초의 말씀(요 1:1)이었다. 이 말씀은 생명의 말씀이요, 사람들의 영혼이 매일 먹고 살아야 하는 영적 말씀이다. 그러므로 예수는 자신이 “생명의 떡”(ὁ ἄρτος th/j zωh/j, bread of life)이라고 말하신 것이다. 여기서 생명은 물리적 생명(bios)이 아니라 영적 생명이다. 물리적 생명은 어느 순간 배터리(battery)처럼 그 능력을 상실하고 쇠퇴하고 사라지나 영적 생명(zoe, spiritual life)은 하나님에 의존함으로써 지속적으로 존재하는 영원한 생명이다. 예수는 창세기가 증언하는 에덴 동산에서 하나님이 아담과 하와더러 임의로 따먹으라고 허락하신 생명나무 실과이다. 이 생명나무는 인간의 타락과 함께 없어졌다가 요한계시록 22장에 새 하늘과 새 땅이 이루어지면서 다시 나타난다: “또 그가 수정 같이 맑은 생명수의 강을 내게 보이니 하나님과 및 어린 양의 보좌로부터 나와서, 길 가운데로 흐르더라. 강 좌우에 생명나무가 있어 열 두 가지 열매를 맺되 달마다 그 열매를 맺고 그 나무 잎사귀들은 만국을 치료하기 위하여 있더라”(계 22:1-2). 요한이 본 생명수 강(the river of water of life)은 영생하시는 하나님과 어린 양의 보좌로부터 나온다. 하나님, 성자 예수 그리고 성령이 영원한 생명이시니 그의 보좌로부터 나오는 생명수는 마시는 자마다 영생을 얻는 생명수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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