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오른쪽)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왼쪽). ⓒ조 바이든 페이스북
바이든 행정부가 공립학교 내 종교 표현에 대한 새 지침을 발표하자, 보수 법률 단체들이 종교 자유 침해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15일 미국 교육부는 “공립 초·중등학교에서 헌법상 보호된 기도 및 종교적 표현에 관한 안내”라는 새로운 지침의 세부 사항을 발표했다.

교육부는 이 지침이 “공립학교에서 헌법상 보호받는 기도와 종교 표현에 관한 현재의 법률의 상태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2003년과 2020년 ‘공립학교에서 헌법상 보호되는 기도에 대한 지침’과 1995년 클린턴 대통령이 발표한 지침과 유사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 기독교 법률단체 ‘퍼스트 리버티 인스티튜트’(First Liberty Institute)의 케이샤 러셀 변호사는 16일 CP에 보낸 성명에서 우려를 제기했다.

러셀은 우선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해 케네디 판결(Kennedy decision)에서 대법원이 선언한 대로 공립학교 직원의 중요한 종교적 자유 권리를 인정한 것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연방대법원은 2022년 6월 경기 후 경기장에서 기도했다는 이유로 해임됐던 미국 고등학교 풋볼 코치인 조셉 케네디의 손을 들어줬다.

러셀은 하지만 1971년 국교금지조항에 대한 연방대법원 판례인 ‘레몬 대 커츠만’(Lemon v. Kurtzman) 사건을 인용, “행정부의 새 지침은 뒤집힌 레몬 판결에서 파생된 오래된 명제에 의존한다”고 지적했다. 당시 대법원은 종교단체가 운영하는 초등학교에 재정적 지원을 하는 펜실베이니아 주정부의 정책을 위헌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정부의 종교에 대한 개입이 세속적 목적에 기여하고, 종교를 금지하거나 그 발전을 해치지 않고, 교회와 국가의 과도한 개입을 초래하지 않는 전제하에 허용했다.

반면 최근의 대법원 판례들은 1971년과 20세기 다른 판례에서 제시된 ‘레몬 테스트’ 기준과 거리를 뒀고, 연방대법원은 정부 소유지에서의 종교 표현이 앞서 언급한 세 가지 기준을 충족시킬 필요가 없다고 결정했다.

러셀은 “우리는 시대에 뒤떨어진 사례로 인해 종교 자유에 부과된 모든 제한이 수정헌법 제1조에서 요구한 범위까지 최대한 회복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독교 법률 단체 ‘자유수호연맹’(Alliance Defending Freedom)의 법률 고문인 그렉 차우펜은 CP에 “이번 지침의 상당 부분이 트럼프 행정부 말기에 발표된 이전 지침을 몇 가지 방식으로 바꿔 반복하지만, 이러한 변경이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차우펜은 일례로 “새 지침은 학교가 어떤 식으로든 학생들의 발언을 통제할 경우, 이는 발언에서 종교적 메시지를 제거하라고 암시하는 것”이라며 “학생과 교사의 권리를 보호했던 두 부분을 제거한다. 그 한 부분은 ‘학생들이 점심시간에 기도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이며, 학생이 자유 시간에 기도할 권리를 더 많이 침해할 것”이라고 했다.

또한 “지침은 학생 그룹이 그룹 사명에 동의하는 리더를 선택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또 다른 부분을 삭제한다. 이는 더 많은 학생과 교사들의 결사권 침해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반면 정교분리를 지지하는 진보단체들은 새지침을 환영했다. ‘교회와 국가 분리를 위한 미국인 연합’(Americans United for Separation of Church and State)의 회장 겸 CEO인 레이첼 레이저는 성명을 통해 “공립학교 학생들의 종교 자유를 중심으로 한 지침을 갱신한 바이든 행정부에 찬사를 보낸다. 행정부가 재확인한 바와 같이, 공립학교는 모든 종교의 학생에게 개방되고 포괄적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가장 중요한 점은, 교사와 코치를 포함한 공립학교 직원이 학생에게 기도를 강요해선 안 된다는 점”이라며 “케네디 대 브레머튼 학군에 대한 2022년 대법원 판결은 헌법이 공립학교의 기도 후원을 금지한다는 사실을 전혀 바꿀 수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