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본철 교수(성결대 역사신학)_200
▲배본철 성령의삶 코스 대표(성결대학교 명예교수).

18세기의 존 웨슬리 사상을 배경으로 한 웨슬리안 성결운동의 복음주의자들은 지속적으로 크리스천의 삶에 있어서 성령 사역에 중요성을 두고 있다. 존 웨슬리는 1766년 그의 <그리스도인의 완전에 대한 명백한 설명>(Plain Account of Christian Perfection)에서 ‘완전’이란 온전히 성화되는 것; 하나님의 사랑으로 온전히 불타는 영혼을 지니는 것... 지속적으로 모든 생각, 말, 행동을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께서 받으심직한 영적 제사로 드리는 것이라고 강조하였다.

아우틀러(Albert Autler)가 지적했듯이, 웨슬리의 완전주의는 절대적인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차라리 그것은 의식적 의지와 고의적 행위에 관한 한, 하나님을 모든 것보다 그리고 모든 것을 하나님 안에서 사랑하려는 믿음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이다.

이 같은 크리스천 영성의 중심으로서의 성화된 삶에 대한 강조는 19세기 전반의 미국 감리교의 선두에 도래하였다. 팔머(Phoebe Palmer)는 온전한 성결이나 성령세례 개념을 대중화하는 데 도구 역할을 하였다. 크리스천의 완전이 하나의 역동적인 과정이라고 가르친 웨슬리와는 다르게, 팔머는 성결을 믿음에 의해 순간적으로 얻게 되는 구원과는 별개의 은총의 단계로 보았다. 남북전쟁의 말기에 이르기까지, 상당수의 성결 분파들이 감리교 내부에 형성되었다. 마침내 이 그룹은 미국 감리교 내에 분리된 성결 파와 오순절 파 교단들을 구성하게 되었다.

그런가 하면 비록 연계되어 있긴 하지만, 감리교적인 성결과는 다른 교훈들은 마한(Asa Mahan)과 피니(Charles Finney)의 오벌린 완전주의(Oberlin Perfectionism), 보드맨(William Boardman)의 더 깊은 삶(The Higher Life) 운동, 그리고 케즈윅(Keswick) 운동 등으로 발전해갔다.

발머(Randall Balmer)는 1980년대에 플로리다의 피츠버그에 있는 캠프 프리덤(Camp Freedom) 수양관을 방문하여 성결운동에 대해 조사하였다. 그때 발머는 성결 전통의 특색으로서 구원 경험 이후에 따라오는 성결 즉 성령의 제 이차적 축복에 대한 강조를 들었다; 성령의 은사들이나 신유에 대한 확신, 그리고 생동감 있는 예배에 대한 확증 등은 교회 내에 여전히 활동적이었다. 개인적 거룩함에 대한 압도적인 강조는 참된 크리스천이라면 불신세계에 팽배한 조류로부터 분리되어야만 한다는 점이었다.

발머는 이렇게 말했다. “최근에 들어서 무언가 느슨해 진 듯 할지라도, 도덕적으로 비난하는 것과 행위상의 금기는 동일한 것이다. 춤, 카드놀이, 음주, 영화 그리고 세상적인 음악은 성결 파 계통에서는 비난당하는 일들이다. 그것들은 자기도 모르게 죄와 방탕과 호색함으로 빠져들도록 유혹하는 마귀의 오락들이다.”

현대 미국의 성결운동은 19세기 초기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는 사회적 개혁의 오랜 전통을 지니고 있다. 이 개혁의 추진력은 웨슬리안 감리교의 노예폐지 연설에서, 장로교 목회자로서 성결 파 영성에 크게 감동을 받아 뉴욕 시의 빈민들을 목회하기 위해 1887년 기독교연합선교회(Christian & Missionary Alliance)를 조직한 심프슨(A. B. Simpson)에게서, 그리고 성결 사역에 더욱 큰 역할을 감당한 여성들에게서 나타난다.

이 중에서 후자의 뚜렷한 예는 20세기 전환기의 우드워드에터(Maria B. Woodworth-Etter)의 순회부흥운동을 들 수 있다. 그러나 발머는 그의 조사에서, 현대에 있어서는 사회적 관심에 대한 약간의 증거들을 발견할 뿐이라고 했다. 그보다는 압도적인 강조점으로서 개인적 성결과 넓은 세상성으로부터의 분리를 꼽는다.

데이톤(Donald Dayton)은 이러한 대역전(great reversal)이 성결운동에 대한 세대주의적 전천년설주의의 영향에 대항한 탓으로 돌린다. 그리고 자유주의적 사회복음운동으로부터 스스로 분리되려는 성결 파 근거의 부분에 대한 열망, 그리고 인간이 은혜로부터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유혹과 악으로부터 지속적으로 분리되고 자기성찰을 필요로 한다는 웨슬리안적인 신념에 근거한 것이라고 본다. 비록 복음적 영성의 역사 안에 하나의 세력으로서 현저하게 존재하긴 할지라도, 현대 성결운동은 19세기 후반에 비해서 활력이 훨씬 쇠약해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의 웨슬리안 성결운동은 인간의 삶속에 형성되는 영적 공허함과 인격적 결함과 체계적 갈등과 같은 문제 속에 ‘그리스도 닮기’(Christlikeness)를 적용시키는 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므로 “21세기를 위한 웨슬리안/성결 그룹의 협의사항(agenda)은 성결이란 곧 세계 속에서 ‘그리스도 닮기’의 활성화(operationaizing)를 철저하게 선포하는 일이어야 한다.” 이처럼 율법의 완성으로서의 사랑과 하나님의 형상을 향해 자라가는 ‘그리스도 닮기’를 강조하는 웨슬리안 성결운동은 포스트모던적인 영적 갈망에 대한 적절한 응답으로서 작용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