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식사 제공 ‘사랑의 빨간 밥차’
쌀 지원 ‘지구촌 사랑의 쌀독’ 운영
예수님처럼, 굶주린 자들 먹일 것

이선구
▲이선구 목사는 중증장애아동 치료 전문병원 설립운동도 펼치고 있다.
“지구상에 밥 안 먹고 사는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밥이 생명입니다. 주님께서도 이 땅에 오셔서 배고프고 굶주린 자들을 먹이셨습니다. 주님의 사역처럼, 굶주린 자들을 먹이고 아픈 자들을 치료하는 것이 우리 사역의 핵심입니다.”

이선구 목사는 지난 2007년 이러한 마음으로 (사)사랑의쌀나눔운동본부(이하 쌀나눔본부)를 설립하고 취약계층에 무료식사를 제공하는 ‘사랑의 빨간 밥차’, 극빈 가정과 노약자들에게 쌀을 지원하는 ‘지구촌 사랑의 쌀독’, 경로당과 복지시설 등에서 기탁받은 식자재를 공급하는 ‘나눔이동 푸드마켓’ 등을 국내외에서 진행하고 있다.

서울역 광장과 인천 주안역·부평역 등 수도권 400곳 이상의 지역에서 끼니를 굶는 이들에게 매주 1-2회 따뜻한 밥을 제공하고 있으며, 그 범위를 전국으로 늘리고 있다. 무료급식 봉사에 참여한 자원봉사자도 1천여 명에 이른다.

뿐만 아니라 모델하우스 개관, 결혼식 및 사무실 이전이나 개업식 등 행사에서 한 번 잠시 사용했다 버려지는 화환 대신 ‘쌀화환’을 받아 해당 지역 중증장애아동, 독거노인 시설, 결식아동 등에 전달해 밥을 먹이자는 ‘쌀화환 나눔운동’도 펼치고 있다. 최근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정서영 대표회장 취임 감사예배에서도 ‘쌀화환’을 받아 화제가 됐다.

지난 4월 27일 인천 서구 한신성결교회(담임 김정봉 목사)에서 열린 (사)지구촌사랑의쌀나눔재단 서울·인천·경기·강원 지부장 지역대회에서 만난 이선구 목사는 “각 교회에 ‘사랑의 쌀독’을 놓고 밥을 굶는 누구나 가져갈 수 있도록 하는 사역을 13년 정도 했다”며 “처음 6-7년은 쌀독을 하고 싶다고 하면 어느 교회든 할 수 있도록 했는데, 도움을 주기보단 지원을 받고 싶어하는 일부 임대교회들의 욕심으로 시행착오도 겪었다”고 말했다.

이선구 목사는 “일부 임대 교회들이 형편이 어려워져 이사를 가면서 ‘사랑의 쌀독’의 행방을 찾기가 힘들어졌고, 쌀독을 위한 구제헌금을 받아 임대료를 내다 교회 내부에서 문제가 생기기도 했다”며 “쌀독이 있는 교회들이 너무 붙다 보니, 이 교회 저 교회 가서 쌀을 가져가는 ‘쌀 장사들’이 등장해 정작 필요한 사람들은 가져가지 못하는 일이 벌어졌다”고 밝혔다.

이 목사는 “쌀독 앞에 ‘누구든 가져가세요’라고 붙여놨는데, 쌀이 없는 것이다. KBS 뉴스에서 양심불량 사건으로 보도한 적도 있었다”며 “거동이 힘든 분들, 중증장애인들이 힘들게 찾아왔다가 쌀이 없으니 허탈해하셨다. 그래서 쌀독을 설치하는 교회들 사이 거리를 2km 정도로 두기로 했다. 쌀독을 두길 원하는 교회들이 참여하지 못하는 경우도 생겼지만, 부작용을 막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고 전했다.

또 한 가지 강화된 규칙은 쌀을 수시로 채워넣을 운영·후원이사를 50명 이상 세우도록 한 것이다. “선한 영향력을 끼치면서 선교하자는 목적으로 ‘천사교회’ 현판도 달아드리는데, 쌀독에 쌀이 비어 있으면 곤란하다”는 것이다.

이 목사는 “‘사랑의 쌀독’이 있는 천사교회들은 지역 택시 기사들이 자발적으로 홍보할 정도로 지역사회와 더불어 상생하게 된다”며 “그렇게 선한 영향력을 주는 교회가 되면, 부흥이 안 될 수 없다. 후원이사들이 많을수록,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교회에도 신바람이 난다. 코로나19로 성도들이 줄어든다는데, 쌀독을 둔 교회들은 조금씩이나마 늘고 있다”고 소개했다.

사랑의쌀
▲한신성결교회 입구에 놓여 있는 ‘사랑의 쌀독’.
잘 알려져 있듯, 이선구 목사는 잘나가던 건설회사 CEO였다. 업계에서 무려 13개 대표이사 직함을 갖고 있을 정도로 35년 간 승승장구하다, 1997년 IMF로 무너졌다. 당시 돈으로 연대보증을 섰다가 수백억 원의 빚을 감당하지 못해 회사가 차례로 무너졌다.

1998년 5월, 수면제를 몇십 알 모아 자살까지 시도했지만, 다행히 아내가 발견해 살아남았다. 그는 “하나님께서 저를 쓰시려고 살리셨다. 그리고 주의 종이 되게 하셨다. 전혀 예상 못한 길이었다”고 회고한다.

“술 좋아하고 놀기 좋아하던 저를 목회자 되게 하셔서, 서울역 노숙자 사역을 시작하게 하셨습니다. 죽다 살아나니, 세상이 달리 보였어요. 신학교에서 공부하며 버림받은 사람들, 길거리 노인들을 위해 일생을 바치겠다고 결심했습니다.”

CEO 시절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부회장으로서 ‘사랑의 밥차’ 심사위원장이었던 그가 본격적으로 ‘사랑의 쌀’ 나눔 운동에 뛰어든 것이다.

이선구 목사는 지역 주민들에게 쌀과 생필품 등을 지원하는 ‘사랑의 쌀독’을 전 세계 1,004곳까지 두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금은 교회뿐 아니라 지하철역, 단체시설 등 총 107곳까지 늘어난 상태다.

해외에도 아프리카 11개국을 비롯해 남미 콜롬비아와 파라과이 유럽, 중국, 동아시아 사할린, 키르기스스탄, 이스라엘 등에서 사역하고 있다. 이스라엘에선 광야 유목민들을, 스리랑카에서는 고아와 과부, 파라과이는 미혼모와 고아 등 나라별 대상도 다르다. 네팔 히말라야 지역에는 학교와 병원, 교회를 건립하고 있다. 한국 초기 선교사들처럼 해외에도 학교·병원·교회를 세워 선교하는 것이 목표다.

“이 운동에 동참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깊이 감사드립니다. 우리가 조금만 이웃을 생각하며 베풀고 나누면, 정말 아름다운 세상이 될 것입니다. 더 열심히 사랑의 쌀을 모아 도움이 필요한 곳에 전달하여 생명을 구하고 취약계층을 일으켜 세우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작은 물방울이 모여 바다를 이루듯, 여러분의 아주 작은 정성이라도 좋습니다. 가진 것을 조금씩 나눔으로써 모두에게 배고픔과 고통이 없는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 나가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