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어 죽으면 예수 만난다” 케냐 사이비 종교 사망자 90명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현지 경찰, 시신 수색 작업 계속

▲수색팀이 땅에 묻힌 시신을 발굴해 수습하고 있다.  ⓒYTN 보도화면 캡쳐

▲수색팀이 땅에 묻힌 시신을 발굴해 수습하고 있다. ⓒYTN 보도화면 캡쳐

케냐 동부 항구도시 말린디 인근 샤카홀라 숲에서 “굶어 죽으면 천국에 간다”고 믿은 사이비 종교의 신도들이 집단 사망했다. 현재까지 발견된 시신은 총 90구에 이른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에 따르면, 최근 기쁜소식국제교회(Good News International Church) 폴 매켄지 은텡게(Paul Mackenzie Nthenge) 목사가 교인들에게 “예수를 만나기 위해 죽을 때까지 금식하고 기도하라”고 종용해 4명의 아사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케냐의 온 국민이 충격과 분노에 휩싸이고 있다.

은텡게 목사와 일부 교인들은 사망자들을 동부의 말린디 인근 800에이커 규모의 목장인 ‘샤카홀라’에 매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곳과 인접한 몸바사의 은퇴한 율리우스 칼루(Julius Kalu) 성공회 주교에 의하면, 샤카홀라는 ‘문제를 치유하는 장소’를 의미한다. 칼루 주교는 릴리전뉴스서비스(Religion News Service)와의 인터뷰에서 “은텡게 목사가 이곳에 땅을 살 때, 사람들에게 농사를 짓고 싶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칼루 주교는 “이 사건이 우리를 놀라게 했다. 은텡게 목사가 어디서 이런 종류의 신학을 했는지 알 수 없다. 기독교인들은 기도하고 금식하지만 이를 죽을 때까지 하지는 않는다. 대부분의 희생자가 오지 사람들이기 때문에 이를 감지하지 못한 것 같다. 이 지역도 인구 밀도가 낮다”고 했다.

지난 24일 목장에서 26구의 새로운 시신이 발굴됐다. 현지 경찰은 진행 중인 수색을 통해 더 많은 시신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4월 24일 말린디 교구의 로마가톨릭 주교 윌리바드 키토고 라고(Wilybard Kitogho Lagho) 신부는 “수많은 간절하고 순수한 케냐인들이 여러 명의 가짜 목사와 종교 지도자들에 의해 영적인 위협을 받거나 사기당하고 있다. 이를 지켜보는 것은 참으로 고통스럽다. 무엇이 종교를 복잡하게 만드는가? 이단의 추종자들이 그들의 종교, 종파 또는 지도자가 항상 옳을 뿐 아니라 ‘진리’를 알 수 있는 독점적인 수단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 것”이라고 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 14일 일부 사람들이 굶어 죽었다는 제보를 받은 경찰이 은텡게 목사의 건물을 급습하며 알려지게 됐다. 경찰은 이후 4명의 사망자를 포함해 15명의 수척한 생존자들을 찾아냈다. 생존자들은 예수님을 만나기 위해 굶어 죽으라는 목사의 지시를 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은텡게 목사는 15일 기소 및 구금됐으며 내달 2일 법정 심리를 앞두고 있다.

케냐 적십자사는 지역 병원에 설치한 추적 및 상담 데스크에 200명 이상의 실종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윌리엄 사모에이 루토 케냐 대통령은 “테러리스트들이 종교를 이용해 극악무도한 행동을 한다. 목장에서 발생한 사건이 ’테러와 유사하다’”며 “매켄지와 같은 이들이 종교를 이용해 정확히 그렇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종교 지도자들과 인권운동가들은 예배 자유를 남용한 은텡게 목사의 행동을 비판했다. 케냐는 인구 대다수가 기독교인으로 전체 약 5,300만 명 중 85%가 기독교인이고, 10%가 무슬림이다.

킨디키 키투레(Kindiki Kithure) 내무장관은 “국가는 여전히 종교의 자유를 존중하지만, 비양심적인 이러한 병폐는 가장 가혹한 처벌을 받아야 뿐만 아니라 앞으로 모든 교회, 모스크, 사원 또는 회당에 대한 더 엄격한 규제로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 학자들은 이 같은 행동과 가르침이 아프리카에서 급증하고 있는 이단 기독교 신학의 한 예라고 강조한다. 올아프리카콘퍼런스오브처치스(All Africa Conference of Churches)의 깁슨 에즈키엘 레스모어(Gibson Ezekiel Lesmore) 목사는 “이러한 관행은 기독교의 가르침에서 발생하지만, 그리스도의 우월성과 충분성을 무시하거나 하나님의 신성한 주권에 도전하거나 이를 그릇되게 표현한다”고 했다.

그는 “이는 사람들을 오도하는 종교의 한 예시다. 그러나 또한 악마적이다. 그는 치명적인 범죄자로 취급돼야 한다”고 말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은텡게 목사는역동적이고 카리스마 넘치는 설교가이자 기독교인의 삶과 영성을 다룬 책의 저자이기도 하다. 그는 2003년 말린디에서 교회를 시작했다가 2015년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종교적 가르침에 논란이 생겨 마을에서 쫓겨났다. 그때 그는 숲에 정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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