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리교 정체성 파괴 경고하는 일에 그치지 말고…”

김신의 기자  sukim@chtoday.co.kr   |  

감리회 거룩성 회복을 위한 제28차 기도회 및 세미나 개최

나 한 사람부터 바른 신학·믿음·결정 갖고 충성
성서·이성·체험·전통에 기반 둔 실천신학으로
직업 아닌 소명, 회중 요구가 아닌 하나님 뜻을

▲감리회 거룩성 회복을 위한 제28차 기도회 및 세미나 현장. 참가자들이 합심 기도하고 있다. ⓒ김신의 기자
▲감리회 거룩성 회복을 위한 제28차 기도회 및 세미나 현장. 참가자들이 합심 기도하고 있다. ⓒ김신의 기자

올해 첫 ‘감리회 거룩성 회복을 위한 기도회 및 세미나’가 24일 하늘빛교회에서 개최됐다. 2020년 7월 31일 시작된 이 기도회는 이날로 제28차를 맞았다. 이번 기도회는 감리회거룩성회복협의회(감거협), 감리교회바르게세우기연대(감바연), 웨슬리안성결운동본부(웨성본), 기감·기장·통합차별금지법반대목회자연대 4개 단체가 연합해 주최했다.

이날 최상윤 목사(실행위원)의 사회로 진행된 1부 예배에서 김진호 감독(전 감독회장)은 ‘나 한 사람이 중요합니다’(렘 5:1)를 제목으로 설교했다.

김진호 감독은 “나 한 사람이 중요하다. 우리는 스스로 나 한 사람을 아주 가볍게, 소홀하게 여기고 가치를 무시할 때가 있다. 그런데 성경을 보면 하나님께서는 한 사람을 대단히 중요시 여기셨다”며 “하나님께서 오죽하셨으면 예레미야를 통해, 바르게 믿는 한 사람만 있어도 이 성을 멸하지 않는다고 하신다. 열 사람 백 사람 천 사람도 다 귀하지만, 한 사람 한 사람을 귀하게 여기신다”고 했다.

▲김진호 감독(전 감독회장)이 설교하고 있다. ⓒ김신의 기자
▲김진호 감독(전 감독회장)이 설교하고 있다. ⓒ김신의 기자

그는 “두 달 전 시리아와 튀르키예에 지진이 났다. 건물이 폭삭 무너지고 엄청 많은 사람이 죽었다. 그런데 강진 속에 기적의 도시가 하나 있었다. 인구 4만 명이 있는 도시였다. 건물 붕괴나 사상자가 제로였다. 튀르키예 대부분이 불법 건물을 허가해 줬는데, 그 도시의 시장은 지진이 나도 무너지지 않을 건물만 허가를 내 줬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결코 낙심하지 않는 건 우리 하나님께서는 나 한 사람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계심을 믿기 때문”이라며 “나 한 사람이 바른 신학, 바른 믿음, 바른 결정으로, 맡겨진 교회가 크든 작든 최선을 다해 충성하는 종들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민돈원 목사(사무총장)의 진행으로 진행된 2부 세미나에서는 왕대일 목사(하늘빛교회, 전 감신대 구약학 교수, 한국구약학회 회장, 한국기독교학회 회장)가 ‘감리회 신학과 목회 현장의 정체성에 관한 한 신학자의 사색’을 제목으로 발제했다.

▲왕대일 목사가 발제하고 있다. ⓒ김신의 기자
▲왕대일 목사가 발제하고 있다. ⓒ김신의 기자

왕대일 목사는 “제가 생각하는 감리교회의 정체성은 웨슬리 복음주의와 에큐메니칼이다. 에큐메니칼은 케리그마의 차원보다 디아코니아의 차원에서 이루어진 교회일치운동”이라며 “그러나 지금 한국 감리교회는 웨슬리 복음주의에서나 에큐메니칼에서나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우리는 얍복나루 씨름에서 ‘너의 이름이 무엇이냐?’ 물으시는 하나님의 소리를 다시 들어야 한다”고 했다.

왕 목사는 “감리교 신학의 토대는 아우틀러(A. Outler)가 정리했던 성서·이성·체험·전통이라는 ‘사중주’에 기반을 둔 실천신학(실천을 위한 신학)이다. 이 토대 위에 감리교회 신학은 보편적인 구원(하나님은 온 세상을 사랑하신다)과 하나님의 선행 은총에서 시작하여, 회개·중생·성화·그리스도인의 완전(사랑의 완성)으로 나아가는 구원 체험을 신학의 얼개로 삼는다”며 “감리교회 신학은 발터 클라이버와 만프레드 마르쿠바르트의 책 제목대로, ‘삶으로 실천된 은혜’로 요약된다. 문제는 감리교회 신학에서 신학교육이 제대로 실행되지 않다는 데 있다. 신학이 학문이라는 교본에 갇히고 말았다. 신학이 학문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 감리교회 목회 현장이 감리교회 신학이라는 텍스트의 콘텍스트여야 한다”고 했다.

또 “레너드 스윗은 교회를 4M, 선교하는 교회(Mission Churches), 목회적 교회(Ministry Churches), 현상 유지 교회(Maintenance Churches), 박물관 교회(Museum, monument Churches)로 구분한 적이 있다. 세상을 위해 존재하던 교회가 자신만 돌보기 시작하면 정체되기 시작한다. 지난 3년간 코로나 시대는 교회의 존재 방식, 목회의 존재 양식을 근본에서부터 다시 점검하게 했다. 교회의 본질은 건물이 아니라 하나님을 믿고 따르는 성도(신앙공동체)다. 교회의 본질이 사람으로부터 건물로 바뀌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는 “목회자가 서 있는 자리는 하나님과 회중 사이다. 문제는 목회자가 하나님의 뜻보다 회중의 뜻에 휘둘리는 경우 일어난다. 그 전형적인 예가 출애굽기 32장이다. 아론의 실패를 반면의 교사로 삼아야 한다”며 “여론의 흐름, 다수결의 압박에서, 기다리고 되새기고 인내해야 하는 헌신을 잃어버릴 때가 있다. 하나님과 회중 사이에서 성경적 소명을 되찾아야 한다. 복음적 사명을 다시 확인해야 한다. 우리가 서 있는 자리는 회중의 요구가 아닌, 하나님의 뜻을 목회의 소명으로 끌어안아야 하는 지점”이라고 했다.

왕 목사는 “교회는 대부분으로 100명 미만의 작은 교회로 이루어져 있다. 대형교회보다 작은 교회 수가 훨씬 많다. 숲에는 큰 나무만 있지 않다. 공생·상생하며 숲의 생태계를 이룬다. 숲을 이루어야 한다”며 “미국 나사렛종교사회학자협회가 교단의 의뢰를 받아 수행한 작은 교회에 관한 연구 결과물을 소개하며 강연을 마치고자 한다. 이 책 속 잭 내쉬는 ‘작은 교회 생기 있게 유지하기’에서 첫째, 자신이 있는 곳을 사랑하라. 둘째, 하나님의 손에 맡기라. 셋째, 꿈을 키우라. 넷째, 장점을 바탕으로 이끌라고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감리교의 거룩함, 정체성을 파괴하는 일을 경고하는 일에 그치지 말고, 목회론·교회론을 다시 써 가는 그루터기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했다.

▲(위쪽 가운데부터 반시계방향으로) 민돈원 목사(감리회거룩성회복협의회 사무총장), 김창환 목사(기감·기장·통합차별금지법반대목회자연대 공동대표), 소기천 교수(기감·기장·통합차별금지법반대목회자연대 상임대표). ⓒ김신의 기자
▲(위쪽 가운데부터 반시계방향으로) 민돈원 목사(감리회거룩성회복협의회 사무총장), 김창환 목사(기감·기장·통합차별금지법반대목회자연대 공동대표), 소기천 교수(기감·기장·통합차별금지법반대목회자연대 상임대표). ⓒ김신의 기자

이후 이명재 목사(웨성본 대표, 실행위원)의 인도로 진행된 3부 합심 기도회에서는 최항재 목사가 “교회와 구성원들의 개인적인 거룩성 회복을 위해”, 소기천 교수(장신대, 상임대표)가 “동성애를 조장하는 온갖 악법이 철폐되도록”, 박해서 장로가 “감리회 3개 신학교(감신 목원 협성)을 위해”, 여봉호 목사가 “감리교회를 비롯한 6만여 한국교회를 위해”, 조기영 목사가 “다음 세대 희망인 우리 자녀를 위해”, 김창환 목사(기장, 공동대표)가 “이 나라와 민족을 위해” 각각 기도했다.

한편 감리회 거룩성 회복을 위한 기도회 모임은 목회 현장과 신학교에서 복음적 정통성을 결여한 자유주의 신학, 유행신학의 침투로 인해 성경과 복음이 위협받는 상황을 우려하고 감리회를 보호하고자 하는 뜻을 같이해 시작됐다. 이 모임은 존 웨슬리의 후예로 거룩한 성화로 복음의 본질에 충실한 감리회를 세워가고자 열망하는 목회자, 신학자, 평신도,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모인 연합체로, 현재 각 연회별로 12명의 실행위원을 두고 점점 확대해가고 있다.

▲감리회 거룩성 회복을 위한 기도회 및 세미나 기념 사진. ⓒ김신의 기자

▲감리회 거룩성 회복을 위한 기도회 및 세미나 기념 사진. ⓒ김신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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