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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 아래로
제임스 몽고메리 보이스·필립 라이큰 | 김태곤·이대은 역 | 생명의말씀사 | 280쪽 | 18,000원
1996년 미국 필라델피아 제10장로교회에서 오래된 사순절 전통을 되살려 매주 금요일 점심 12시 15분, 근처에서 일하는 직장인들, 교회 성도들, 초대받아 함께 온 친구들을 대상으로 일곱 차례 예배를 드렸다. 플루트나 피아노 연주자의 클래식한 음악 연주, 기도, 말씀 낭독, 15분 정도의 말씀 설교가 총 30분 안에 마무리되고, 사람들은 늦지 않게 직장으로 돌아갔다.
30년 간 제10장로교회를 섬긴 제임스 몽고메리 보이스와 후임 목사인 필립 라이큰은 이 특별한 예배를 통하여 예수님의 죽으심과 부활하심 그리고 그것을 증언하는 신약의 가르침을 각각 선포하였는데, 구체적으로는 예수 그리스도의 가상칠언, 부활 후 하신 말씀, 그리스도의 십자가에 관한 신약성경 증언을 가르쳤다.
외부 사역으로 바빴던 보이스(4편)를 대신하여 라이큰(17편)이 대부분 설교한 내용을 정리한 책이 바로 두 사람이 함께 쓴 <십자가 아래로>이다(14 Words from Jesus & Slavation by Crucifixion). 이 책은 각각 2014년, 2016년 생명의말씀사에서 출간된 <더 라스트 워즈>와 <십자가 복음>의 합본 서적이다.
제임스 몽고메리 보이스는 탁월한 강해설교가이며, 국제성경무오협의회 회장으로 10년간 섬겼다. 필립 라이큰은 보이스 목사 후임으로 필라델피아 제10장로교회를 섬기다 휘튼대학 총장으로 일하고 있다. 보이스의 설교문은 쉴만한물가에서 낸 요한복음 강해 시리즈, 개혁주의신학사에서 나온 <부활절 메시지>와 <성탄절 메시지> 등을 통해 만날 수 있다.
필립 라이큰은 갈라디아서 개혁주의 성경강해 주석의 저자이기도 하고(부흥과개혁사, 2017), <하나님을 위한 예술>(규장, 2021), <헛된 세상, 헛되지 않은 삶>(생명의말씀사, 2018) 등 성경을 기반으로 한 신앙 서적도 적지 않게 썼다.
이 책의 배경은 참 아름답다. 바쁜 일상 중에도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묵상하기 원했던 성도들, 그리고 그들을 위해 특별한 예배를 준비한 두 목사의 아름다운 마음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책은 일곱 개 메시지로 분류된 세 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첫 파트는 십자가의 7가지 의미, 두 번째 파트는 십자가 위 7가지 말씀, 세 번째 파트는 부활 후 7가지 말씀이다. 15분 정도 설교를 정리한 내용이기에 각 장 분량은 상대적으로 많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담고 있는 내용의 깊이, 예수님이 하신 말씀의 의미를 해석하여 설명하고 오늘날 적용을 도출하는 설득력 있는 메시지의 유익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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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x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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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하나뿐인 아들을 가장 수치스럽고 고통스러운 사형 틀에 매다는 것으로 누군가에게 사랑을 표현하는 신에게 정말 감동이 되는가? 경이롭고 존경스러운가? 십자가가 정말 사랑스럽고 자랑이 되려면, 하나님께서 우리 죄의 대가를 그만큼 큰 희생을 통해 찾으셔야 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그 대가를 죄인인 우리에게서가 아니라 죄 없는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께 찾으신 하나님 은혜의 풍성함을 헤아려야 한다. 심각한 죄 문제와 그에 대한 하나님의 공의, 하나님의 공의와 사랑이 완벽한 조화를 이룬 십자가를 묵상해야 한다.
보이스와 라이큰이 제대로 지적한 것 같이, 예수님의 마지막 말씀은 십자가 위에서 하신 일곱 마디가 아니라 부활하신 후 제자들에게 남기신 말씀이다. 십자가 위에서 남기신 말씀은 예수님께서 타의가 아니라 자기 의지로 굳게 하나님 아버지를 신뢰하고 아버지의 약속을 믿으며 붙들고 있었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부활 후 하신 말씀은 제자들에게 주님의 십자가와 부활이 가져다준 강력한 임재와 능력과 소망을 부여한다. 제자들은 이제 예수님이 하신 일을 이 땅에 남아서 하게 될 것이다.
오늘날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들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사도들로부터 전해진 십자가와 부활 복음을 받았다. 우리는 그 가운데 서 있다(고전 15:1). 사순절뿐 아니라 매 순간 우리에게 이 복음이 필요하다. 바울의 고백처럼 이제 우리가 사는 것은 우리를 “사랑하사” 우리를 “위하여 자기 자신을 버리신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 안에서 사는 것”이기 때문이다(갈 2:20).
십자가는 우리를 예수 그리스도께로 이끈다.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아버지께 받으신 그리스도께서는 세상 끝날까지 우리와 함께하시면서 우리로 하여금 복음 선포를 통해 그분을 증언하게 하실 것이다.
이 책 <십자가 아래로>가 독자를 그리스도께로 더욱 이끌어 그분의 능력과 지혜를 가지고 주변에 있는 이들까지 그리스도께로 이끌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구한다.
조정의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인
유평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