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열릴 제4차 로잔대회, 어떤 결실 남길까

김신의 기자  sukim@chtoday.co.kr   |  

한국선교신학회, ‘로잔대회와 한국선교의 과제’ 논의

▲제2차 한국선교신학회 정기학술대회 기념사진.
▲제2차 한국선교신학회 정기학술대회 기념사진.

제2차 한국선교신학회 정기학술대회가 ‘로잔대회와 한국선교의 과제’를 주제로 15일 주안장로교회에서 개최됐다.

이날 대회는 전석재 교수(서울기독대학교)가 좌장을 맡고, 김은수 교수(전주대학교), 전사하 교수(감리교신학대학교)가 각각 ‘2024년 로잔 4차 총회와 한국교회의 과제’, ‘로잔운동과 세계기독교’를 발표했으며, 정기묵 교수(장로회신학대학교), 김아영 교수(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학교)가 논찬했다.

로잔운동의 신학적 특징과 발전:
청년 리더, 다중심적 선교 등이 제4차 대회 주요 주제
한국교회의 과제, 온 교회가 온전한 복음을 온 세상에

김은수 교수는 “1974년 스위스 로잔에서 세계복음화로잔위원회(The Lausanne Committee on World Evangelization: LCWE)가 처음 개최된 후, 1989년 필리핀 마닐라에서 2차 총회, 2010년 남아공 케이프타운에서 3차 총회가 열렸고, 로잔운동 50주년이 되는 2024년 대한민국 인천 송도컨벤시아 컨벤션센터에서 9월 22일부터 28일까지 희년대회로 4차 총회가 개최된다”며 “LCWE는 총회 때마다 선교문서를 채택해 왔다. 1차는 세계복음화에 초점을 맞추고 ‘로잔언약’(The Lausanne Covenant: LC)을 채택했고, 2차는 세계복음화를 위한 동반자 협력관계를 탄생시키며 ‘마닐라선언’(The Manila Manifesto: MM)을 선포했고, 3차는 ‘그리스도 안에서 세상과 화해하시는 하나님’을 주제로 ‘케이프타운 서약’(The Capetown Commitment: CTC)을 생산했다”고 했다.

김 교수는 “지금까지 총회 문서에 나타난 신학적 특징을 요약하면 네 가지로 나뉜다”며 그 대표적 특징을 ‘성경의 권위’(authority of the Bible), ‘그리스도의 유일성’(uniqueness), ‘영적전쟁’(spiritual warfare), ‘그리스도 재림’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성경의 해석에 있어서는 문화적 선교적 상황을 고려한 해석으로 발전했고, 최근 CTC 행동요청의 제C항에서는 타종교인들과의 대화를 선교의 일부로 받아들이며 유연한 선교전략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영적 전쟁은 피터 와그너와 오순절교회의 참여자로 인해 2차에서 더 강조됐는데, 영적전쟁을 인정하더라도 모든 책임을 사탄에게 전가하는 등 이원론적 사고는 배제되어야 한다. 과거 복음주의를 지배하던 후(後)천년설이 점점 쇠퇴하고 있어 로잔에서의 그리스도 재림의 빈도나 강조는 점차 약화되고 있지만, 그리스도의 재림은 복음전도에 박차를 가하게 하는 선교의 강력한 동기임에 틀림없다”고 했다.

김 교수는 “로잔운동의 출발은 당시 사회참여를 강조하던 에큐메니칼 선교에 도전하고 복음 전도를 회복하기 위함이었으나, 선교의 주체가 삼위일체 하나님이라는 ‘Missio Dei’의 본질을 수용함으로써 자연스럽게 도출된 것”이라며 “특히 선교는 사회적 책임을 포괄한다는 통전적 선교의 공통된 인식은 에큐메니칼 선교와 더욱 밀접한 협력의 기초를 놓았다. 또한 선교과제로 인식하는 주제에 있어서도 에큐메니칼 선교와의 협력과 일치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했다.

▲제2차 한국선교신학회 정기학술대회 현장.
▲제2차 한국선교신학회 정기학술대회 현장.

김 교수는 4차 총회에서 가장 이슈가 될 만한 주제 세 가지를 언급했다. 첫 번째는 ‘청년 리더 세대의 참여와 역할’로 그는 “로잔의 가장 큰 특징이자 새로운 변화는 젊은 세대의 참석과 역할의 확대에 힘을 기울이는 것이다. 이는 현재 YLG(Younger Leaders Gathering, 청년 리더 세대)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YLG의 핵심은 ‘세계 선교를 위해 영향력 있는 리더와 아이디어를 연결함으로 세상에 그리스도를 알리는 것’이며, 예수를 닮은 리더의 성품, 소명, 우정이라는 세 가지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며 “그동안 한국로잔이 많이 지적받아 온 문제점 가운데 하나인 새 리더십과 청년세대 리더의 적극적인 발굴과 참여가 2024년 로잔 4차 총회를 통해 새로운 전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두 번째 주요 주제로는 ‘다중심적 선교와 리더십’을 언급했다. 김 교수는 “선교학계에서 최근 이슈가 되는 용어 중 하나는 ‘다중심적’(polycentric)이다. 하나 이상의 중심을 갖는다는 개념이다. 기능과 능력은 다르지만, 모두가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이고 각 지체는 다른 지체들에게 속해 있다. 예수는 제자들이 하나 되기를 간절히 기도했다. 하모니의 열쇠는 획일성이 아닌 겸손이며, 다양한 은사와 관점을 인정하는 것”이라며 “다수의 리더십은 구약의 장로와 재판관, 제사장과 선지자 그리고 신약의 여러 교회에서 나타나듯이 다중심적이고 다(多)방향적이다. 선교리더는 다중심적 리더십으로 통합해야 한다”고 했다.

세 번째 주요 주제는 ‘교회와 선교에 대한 재고’다. 김 교수는 “이번 4차 로잔총회를 준비하기 위한 ‘아시아 2022대회’는 ‘교회와 선교에 대한 재고: 오늘날 하나님의 어젠다(agenda)’를 주제로 다뤘다”며 “로잔 4차 총회가 교회와 선교의 관계를 발전시켜 지역을 살리며 지역과 함께하는 선교적 교회로 나아가기를 희망한다. 하나님의 선교’에 근거한 선교적 교회는 교회의 본질을 찾고, 로잔이 추구하는 온 세상에 온 교회가 복음을 전하는 유익한 방안을 제공한다. 또한 교회 자신의 논리보다는 복음에 근거한 지역사회의 문화와 상황을 이해하고 우선하는 교회가 되게 해 준다. 이를 통해 서로의 다름을 받아들이고 격려하면서 다양한 형태의 선교적 교회를 지역마다 세워감으로써 세계선교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한국교회의 과제로 “유기성 목사가 제시한 ‘온전한 복음’, ‘온 교회’, 그리고 이재훈 목사가 제기한 ‘참여와 실천’을 한국교회의 과제로 살펴보고자 한다”고 했다.

그는 “CTC에서 온전한 복음은 타종교인들 속에서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기(C)와 세계복음화를 위한 그리스도의 뜻을 분별하기(D)로 구성된다. 한국교회는 로잔정신과 달리 교파와 종파가 다르다는 이유로 서로 적대시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웃은 물론 원수를 사랑하라고 한 의미를 잘 되새겨야 한다”며 “온 교회에 대해 CTC는 그리스도의 교회가 겸손과 정직과 단순성을 회복하기(E)와 선교의 하나 됨을 위해 그리스도의 몸 안에서 동역하기(F)로 기술한다. 온갖 탐욕과 우상들의 심각성을 깨닫고 물질뿐 아니라 영적인 복음의 통전적인(holistic) 시각을 가지고 가르치며 고백할 것을 요청한다”고 했다.

또 “선언에 머무르지 않고 참여하고 실천하는 과제는 로잔의 모토에서 마지막 키워드인 ‘온 세상’과 관련된다. CTC는 이 세상이 ‘다원주의’와 ‘세계화’로 인해 평화가 깨어지고 분열되고 있다고 진단한다”며 “이러한 세상에서 복음의 증인이 되려면 말로만이 아니라 ‘예수의 얼굴’이 되는 삶의 ‘행위’가 있어야 한다. 즉 그리스도인은 ‘삶 전체’로 하나님의 선교에 참여하는 ‘통전적 선교’(holistic mission)를 실천해야 한다. 이 세상과 저 세상, 신학과 과학의 이분법에서 벗어나 변화하는 환경 안에서 ‘상황화 선교’(contextualization mission)를 실천해야 한다”고 했다.

로잔운동 초기부터 나타난 사회적 책임
전도와 사회 참여, 모두 그리스도인의 의무
비서구권 신학계 영향, 세계 기독교 논의로

▲전사하 교수가 ‘로잔운동과 세계기독교’를 발표하고 있다.
▲전사하 교수가 ‘로잔운동과 세계기독교’를 발표하고 있다.

전사하 교수는 “로잔운동이 가장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은 복음전도의 우선성(The Primacy of Evangelism)으로, ‘세계복음화’라는 명백환 목표를 가지고 것이 예수 그리스도가 온 교회에게 위임하고 분부한 지상최대 명령, 즉 전도 명령임을 확인하고 이를 위해서 총력을 기울어야 함을 천명했다. 그리하여 선교운동의 모든 주제들이 이 한 가지 목표를 위해 다루어져야 함을 명확히 밝히고 있다. 복음전도와 영혼구원의 우선성을 강조하는 로잔운동의 신학은 하나님 이해, 그리스도 이해, 성령 이해, 성경 이해, 인간 이해, 구원 이해, 세상, 그리고 종말에 대해 에큐메니칼 선교와 분명한 차이를 가진다”고 했다.

전 교수는 “제1차 로잔대회는 빌리 그래함과 존 스토트라는 두 복음주의 지도자들에 의해서 주도되어 복음전도의 우선성을 강조하는 복음주의자들의 반-에큐메니칼 운동으로 여겨진다”며 “그러나 로잔 선언 속에는 일반적인 통념과는 달리 사회참여에 대한 깊은 관심과 언급이 이미 언급되고 있다. 존 스토트는 ‘우리는 전도와 사회-정치적 참여가 우리 그리스도인의 의무의 양면임을 인정한다’고 표현했다. 그는 로잔에서 그리스도인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적극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기독교인의 사회적 의무가 4가지 중요한 교리, 하나님에 대한 교리, 사람에 대한 교리, 구원에 대한 교리, 그리고 천국에 대한 교리로 인해 비롯된다고 설명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복음주의 운동의 큰 줄기로서 시작된 로잔운동이 그 시작부터 선언문 안에 사회책임에 대한 깊은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 실제적으로 복음주의자들 내에서도 사회적 책임을 적극적으로 수용해야 하는 의견들이 강하게 제시되었다”며 “라틴 아메리카 신학자들의 공헌으로 인해서 로잔대회의 성격은 대부분의 복음주의자들이 자신들의 정체성으로 내세우는 복음전도의 우선성을 대외적으로 천명하였지만 그 내부엔 사회참여라고 하는 선교운동의 또 다른 줄기가 로잔운동 안에 깊게 새겨지게 된 것”이라고 했다.

또 그는 구교형 목사와 김은수 교수, 박보경 교수, 김회권 교수 등의 주장을 통해 “복음주의 선교운동의 지형에서 복음전도와 사회책임의 우선성의 문제는 로잔 운동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문제로 여겨져 매우 활발한 논의가 국내에서도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가 있다”고 했다.

그는 “근래 30년 동안 기독교 역사와 선교를 보는 새로운 시각이 생겨나게 되었는데, 그것이 바로 세계기독교다.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아시아 기독교가 전체 기독교에서 차지하는 비율과 영향력이 급부상되었다는 것이 그 핵심”이라며 “세계기독교는 첫 교회사적 관점에서 기독교 역사 기술과 접근 방법론에 대한 큰 변화와 번역의 선교와 연관된 기독교의 지역성에 대한 새로운 자각을 가져오고 있으며, 근대사회에서 나타나는 종교화와 세속화의 상호 모순적 과정을 주목하고 있다. 또 탈종교 이후의 세계기독교를 신학적으로 어떻게 정초할 것인가 하는 주제가 새롭게 제기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기독교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세계 기독교는 과거의 다양한 신학적 사고와 단절을 통해 새로움을 추구하고 있다. 이 새로운 도전 앞에 로잔운동이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에 귀추가 주목된다”며 “로잔운동이 세계기독교의 도전에 적절히 반응할 때, 21세기 새로운 선교의 장을 여는 선교운동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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