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소와 무기력 사회 병폐 극복을
작은 일부터, 지금부터, 나부터
가정·일터·교회, 정직 실천의 장

미래목회포럼
▲기념촬영 모습. 왼쪽부터 박경배·김봉준·이동규 목사, 윤희숙 전 의원, 오정호·장이규 목사. ⓒ이대웅 기자
미래목회포럼 제19-2차 포럼이 ‘신앙인이 보는 정직한 국민, 행복한 나라’를 주제로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매화홀에서 개최됐다.

강신승 목사(지구촌순복음교회)의 개회기도 후 인사를 전한 이사장 이상대 목사(서광성결교회)는 “포럼 주제가 너무 좋다. 정직한 국민이 돼야 행복한 나라가 될 것”이라며 “이번 포럼을 통해 정직운동이 일어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큰 기대를 갖는다”고 말했다.

첫 주제발표에 나선 윤희숙 전 의원은 “어릴 때 정신학교를 나와 기독교 문화를 일찍 접했는데도 하나님을 만나진 못했지만, 미국 유학 시절 개인사로 정신적으로 무너졌을 때 지인들이 몰래 참가비를 내서 유학생 수련회(코스타)에 끌고 갔다. 거기서 폭포처럼 내리는 은혜를 받았다”며 “모든 국민을 대해야 하는 정치인이기에 신앙을 잘 드러내진 않지만, 마음 속에 신앙을 갖고 있다”고 운을 뗐다.

윤희숙 전 의원은 “자살률과 출산율만 봐도, 우리가 지금 행복하지 않다는 건 확실하다. 젊은이들이 미래에 희망을 가지지 못하고 있다”며 “1인당 명품 소비액 세계 1위, 성형수술 세계 1위에 더 눈길이 간다. 17개국 조사에서 유일하게 ‘가장 중요한 것’을 돈이라고 답했다. 다른 나라들은 가족·직업 등을 골랐다. 사람을 귀하게 여기지 않는 문화는 어떤 식으로든 본인의 불행으로 그치지 않고, 사회 전체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기성 세대가 상당 부분 책임져야 할 몫”이라고 진단했다.

윤 전 의원은 “아프리카 콩고·가나와 경제 규모가 비슷하던 우리나라가 박정희라는 걸출한 지도자를 통해 무기력과 냉소를 극복하고 경제개발에 성공해, 그때부터 이미 ‘기적의 나라’라는 이야기를 듣기 시작했고, 1990년 중진국에 올라섰다”며 “그때부터는 창조적 능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중진국 함정’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대부분 중진국에 머무르는데, 우리는 거기서도 한걸음 점프했다. 이렇게 두 번이나 점프를 해낸 국가는 우리나라뿐이다. 이제는 BTS 등 문화적 자산까지 쌓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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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숙 전 의원이 발표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그는 디트리히 본회퍼의 “한 사회의 도덕성은 그 사회가 아이들에게 무엇을 해주는가를 보면 알 수 있다”, <한국의 행동 원리>를 쓴 오구라 기조 교수의 “일본인은 법을 중시하지만, 한국인은 도덕성을 중시한다. 한국에선 도덕이 적을 무찌르는 무기다”, 마르틴 루터의 “내가 여기 있습니다. 이것 외에 다른 이야기를 할 수 없습니다” 등을 인용하고 C. S. 루이스의 <순전한 기독교>를 필독도서로 꼽으면서 논의를 이어갔다.

그러면서 “우리는 지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남에게 지적하고 적을 찌르는 도구로 도덕성을 사용한다. 정치인들이 늘상 거짓말을 하지만, 그들은 원래 그렇다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정직을 기치로 삼고 있다면, 입만 열면 거짓을 말하는 사람들이 4-5번씩 국회의원을 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우리나라 사람들은 정직한 사람들이 아니다. 너무 빨리 발전하는 데 올인하느라, 정직을 주된 가치로 삼지 못했다”며 “그래서 언행불일치를 별다르게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의 빛나는 성취와 함께 이런 아픔까지 감싸안으면서 가치 지향을 다르게 해내야 한다”고 제안했다.

윤희숙 전 의원은 “누구나 마음 속에 옳고 그름을 구분하지만, 그것이 본능적으로 우리를 지배하지 못한다. 우리는 선택해야 한다”며 “보다 옳은 길로 가려고 자발적 연합을 했을 때 큰 행복이 찾아오는데, 그 선택을 지지하고 그런 선택을 하도록 만들어주는 사회가 좋은 사회”라고 강조했다.

또 “내가 어려울 때 누군가 손 내밀어주길 바란다면, 내가 어렵지 않을 때 누군가에게 손을 내밀어야 한다. 이것이 황금률 아닌가”라며 “말만 하고 행동하지 않는 것은 본인을 특별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옳음을 선택하지 않는 사회 병폐적 냉소와 무기력이 퍼져 있다. 이런 교육을 시도하면 대놓고 반대하는 부모들도 있다. 우리가 이러한 병폐를 개선하고 가치 회복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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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호 목사(오른쪽)가 발표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두 번째로 이사 오정호 목사(새로남교회, 예장 합동 부총회장)는 ‘정직이 축복이 되는 대한민국’ 발표에서 “우리 조국 대한민국이 정직한 나라의 표상이 되길 원하지만, 요즘 정치권과 사회 전반에서 정직이 실종된 것 같아 목회자로서 부끄러움을 느낀다”며 “목회자의 사명이 영혼의 가치를 새롭게 하는 것이라면, 그리스도인들이나 목회자들이 얼마나 신뢰받고 있을까? 무신불립(無信不立)이라면 유신성립(有信成立)일텐데, 목회자들이 복음의 은혜로 지역주의 같은 각종 갈등 극복에 공헌하고 있는가”라고 자성했다.

오정호 목사는 “작년에 교단 부총회장 선거를 치르면서, ‘신념도 좋은데 일단 이기고 보자’는 권유를 주변에서 많이 받았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자는 것이었는데, 그렇게 하면 세상과 무슨 차이가 있는가”라며 “그래서 선거 문화를 새롭게 하겠다고 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제 존재 가치가 증명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하나님께서 종을 불쌍히 여기셔서 총회에 입성할 수 있었다. 신뢰의 표상으로 쓰임받고 싶다”고 말했다.

오 목사는 “우리 대한민국이 정직이 축복 되는 나라로 우뚝 서려면 우리 그리스도인부터, 작은 일부터, 바로 지금부터 삶의 현장인 가정과 일터와 교회를 정직 실천의 장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정직은 신앙적으로도 가장 소중한 핵심 가치이다. 하나님께서 모든 크리스천들에게 양심이 살아 움직이는 복 중의 복을 주셔서 열방의 모범으로 아름답게 세워지길 소원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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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준 목사(왼쪽)가 발표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동규 대표. ⓒ이대웅 기자
세 번째로 지도위원 김봉준 목사(아홉길사랑교회)는 “퀴어 행사를 서울광장에서 개최하는 문제에 대해 서울시장에게 여러 번 공문을 보냈다. 시청에서는 시장에게 권한이 없다고 했지만, 조례를 보면 거부권 행사가 가능하다”며 “이에 대해 거론했더니 더 이상 말을 하지 하더라. 퀴어 행사는 민주당이 시장으로 있는 춘천시에서도 불허됐는데, 서울시장은 가만히 있었다”고 비판했다.

김봉준 목사는 “코로나로 19명만 예배드리던 시절, 서울시 목회자들을 대표해 서울시장과 면담한 적이 있었다. 오세훈 시장은 당시 애로사항을 토로했다”며 “이야기를 마치고 나왔는데, 공무원 한 사람이 ‘녹음해도 소용 없다’고 하더라. 녹음이 안 되도록 방해 전파를 쐈다는 것이다. 서울시장에게 호감을 느꼈는데, 그 말을 듣는 순간 심한 배신감을 느꼈다. 같이 갔던 목회자들이 신뢰 못할 분들이 아니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목사는 “지금 야당 대표는 전과 4범이다. 상습범이라는 이야기”라며 “그들은 합법이라고 한다. 그러나 지도자는 합법이 아니라 적법을 따져야 한다. 윤리와 도덕의 문제”라고 전했다.

또 “교통질서 같은 기본 질서부터 지켜야 한다. 노란 불 들어오면 브레이크 밟아야 한다. 적당히 넘어가고 양심적이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이 시대에 필요한 설교 본문은 ‘행함 있는 믿음’을 말하는 야고보서이다. 믿음은 뿌리이고, 행함은 줄기와 가지와 열매가 돼야 한다. 전과자는 국회의원도 되지 못하도록 하는 법이 만들어지길 바란다. 고지식하고 순전하게 사는 것이 좋다”고 했다.

패널토론에서 이사 박경배 목사(송촌장로교회)는 “제가 정직운동을 하는 것은 누구의 잘못을 지적하기 위함이 아니라, 살리기 위해서”라며 “‘나부터 정직’이라고 하니, 공감하면서도 부담을 느낀다. 우리나라의 암적인 병이 거짓과 저출산이다. 이러다 스스로 무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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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배 목사(왼쪽)가 발표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박경배 목사는 “통일보다도 정직이 중요하다. 아무리 지금 통일되고 경제가 더 성장해도, 정직하지 못하면 엄청난 사회적 비용이 초래된다. 지도자가 정직하지 못하면 제2의 히틀러나 푸틴이 나올 수 있다”며 “인권이 얼마나 좋은 말인가. 하지만 세력화시켜서 밥벌이를 하려는 거짓일 뿐”이라고 일갈했다.

박 목사는 “정치·경제·교육·문화 등 모든 부분과 교회까지 총체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이 책임은 다른 누가 아닌, 예수 믿는 사람들에게 있다. 교회가 거짓되고 바르게 살지 못하니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지 못하고 사회가 썩어가는 것”이라며 “목회자들부터 바르게 서야 한다. 새마을 운동이나 저축장려 운동처럼, 국가적으로 정직 운동이 일어나야 한다. 이대로 가면 행복해지기 힘들다”고 역설했다.

실행위원 장이규 목사(천호제일교회)는 “신앙인들이 바라봐야 할 나라는 무엇인가. 하나님 나라이다. 예수님의 첫 설교도, 제자 파송 설교도, 부활 후 말씀도 바로 하나님 나라”라며 “우리에게 먹든지 마시든지 모든 것의 목적은 이 땅에서 하나님 나라를 회복하기 위함이다. 그 실천 방안이자 목표는 바로 거룩한 삶”이라고 전했다.

총평에서 대표 이동규 목사(청주순복음교회)는 “구약에는 복이라는 말이 참 많이 나오는데, ‘복의 근원이 될지라’에서의 복은 블레싱(blessing)이고, ‘복 있는 사람은’에서의 복은 해피니스(happiness)이다. 블레싱에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지만, 해피니스는 ‘오만한 자의 자리에 서지 않고 죄인의 길에 가지 않아야 하는’ 등, 수고하고 애쓰고 힘쓴 대로 받는 복”이라며 “한국 사회와 교회가 과거 블레싱의 복에 매달려 왔다면, 이제는 우리가 나서서 수고하고 애쓰고 힘쓰는 해피니스의 복으로 옮겨가야 하지 않을까”라고 정리했다.

이날 포럼은 정책자문위원 추태화 교수(안양대)의 마침기도와 사무총장 박병득 목사(예수기쁨교회)의 광고로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