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 하나님의 사랑의 질서 깨어진 상태”

김신의 기자  sukim@chtoday.co.kr   |  

김규보 박사, 중독에 대한 성경적 고찰 발표

▲김규보 박사(총신대학교 실천신학, 가운데)가 ‘중독에 대한 성경적 고찰’을 발표했다. ⓒ주최측 제공

▲김규보 박사(총신대학교 실천신학, 가운데)가 ‘중독에 대한 성경적 고찰’을 발표했다. ⓒ주최측 제공
배우 유아인의 마약 사건으로 인해 마약 등 중독에 대한 문제가 국가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8일 분당우리교회(담임 이찬수 목사)에서 개최된 제38차 개혁신학회(회장 박응규 교수) 학술대회에서 ‘중독에 대한 성경적 고찰’ 발표가 있었다.

김규보 박사(총신대학교 실천신학)는 “중독은 하나님께서 세우신 사랑의 질서가 깨어진 상태다. 중독(addiction)이란 어떤 물질이나 행동, 태도에 습관적 혹은 강박적으로 몰입하여 통제를 상실하고, 자신이나 타인에게 파괴적인 영향을 초래하는 상태를 의미한다”며 “중독의 라틴어 어원 ‘additus’는 굴복하다(surrender) 혹은 넘겨준다(hand over)는 의미를 갖는데, 이는 고대 로마 시대에 전쟁 포로로 잡혀 주인에게 넘겨진 노예를 지칭하는 언어였다”고 했다.

김 박사는 “대부분의 중독자들은 개인적 혹은 환경적 요인의 복합적인 결과로 자기의 의도와 상관없이 무언가에 ‘자기 노예화(self-enslavement)’된다고 한다. 다시 말하면, 중독자들은 무언가에 삶의 주도권을 넘겨주고 굴복한 상태 곧 자기 통제력을 잃고 중독된 대상에 강박적으로 집착하며 생각과 의지, 선택, 행동이 그 대상에 종속된 삶의 모습을 보인다”며 “중독은 피조물을 통해 하나님을 사랑함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방식을 상실하고, 오히려 그 피조물에 지배당하는 방식으로 사랑의 질서가 왜곡된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하나님이 아닌 세상의 다른 무언가를 건강하지 않은 방식으로 사랑하고 그것을 주인 삼아 과하게 의존하는 것이 곧 중독이다. 이런 맥락에서 중독은 본질적으로 영적인 문제”라며 “다수의 기독교 학자들이 공통적으로 주장하는 바는, 중독의 문제는 하나님과 존재와 개입을 전제하지 않고서는 해결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성경적 관점의 중독 이해는 하나님과의 관계성 안에서 하나님이 창조하신 인간의 전인적 질서를 고려하여 중독 문제를 진단하고, 각 질서가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방식으로 회복하는 방향성을 갖는다”며 “죄, 장애 및 질병, 고통의 기독교 병리학적 이해는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인간에 대한 전인적 차원의 진단을 가능하게 한다”고 했다.

그는 “죄는 중독을 야기하는 가장 핵심적인 인간 마음의 병리적 역동”이라며 “중독은 하나님보다 다른 대상을 더 사랑하고 의존하여 통제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그 대상을 탐닉하는 자유의지의 남용으로 사고와 행동 양식이 과의존 대상에 속박된 상태를 지칭한다. 죄의 범주로 살펴볼 때, 중독은 자기 사랑에서 비롯된 마음의 우상이 표현되는 한 형태이며, 하나님을 아는 참 지식의 부재, 그로 인한 하나님 경외의 상실, 그 결과 나타나는 자유의지의 남용”이라고 했다.

특히 그는 “잊지 않아야 할 것은 중독과 관련하여 죄를 고려하는 것은 정죄하기 위함이 아니라 그리스도 안에서 참된 자유를 얻도록 인도하기 위함”이라며 “이는 하나님이 창조하고 주권적으로 운행하는 구원 드라마 안에서 죄로서의 중독은 오직 그리스도 안에서 궁극적으로 해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나님을 아는 참 지식은 중독으로 기울어졌던 생각과 마음을 하나님을 향한 경외로 돌이키게 하며, 진리에 기초한 사랑의 판단은 중독에 대항형성적 실천을 야기함으로 경건의 습관을 회복할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그는 “기독교 신앙 안에서 단 한 사람도 그리스도를 머리로 한 교회와 분리되지 않는다. 이런 맥락에서 한 지체가 경험하고 있는 중독의 문제는 결국 몸 된 공동체 전체가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라며 “교회는 지체의 고통과 아픔을 함께 지고 서로 돌보며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을 실천할 수 있어야 하며 지체의 문제를 함께 해결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섬김과 돌봄을 실천할 수 있어야 한다. 인내와 사랑으로 돌보고 지도하고 회복을 도울 수 있어야 한다. 교회는 중독자를 위한 보호와 지도, 돌봄의 사명이 있다. 공동체의 사회적 지지와 보호, 돌봄은 중독을 벗어나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 지속하는 데 큰 유익을 준다”고 했다.

또 “그러나 죄에 대한 고려만으로 중독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중독은 신경생리, 심리, 가족, 사회 문화를 포함하는 인간의 전인적 질서 전반을 망가뜨려 놓기 때문이다. 따라서 죄 문제와 더불어 중독과 관련된 창조 질서의 왜곡(dis-order), 그 결과로서 나타나는 고통의 문제, 그에 따른 치료적 개입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이에 대한 장애 및 질병, 고통의 범주에 대한 논의는 후속 연구로 다루고자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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