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 이후 겨울 대면사역
청소년들 현장에서 수련회 첫 경험
함께 예배하며 성령 임재·역사 누려

안승태
▲안승태 전도사.
최근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조치가 완화되며 그동안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비대면 사역’으로 제한받던 교회 현장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특별히 겨울 성경학교 및 수련회 사역을 재개하는 등 다음 세대 사역 현장 역시 활기를 띠며 기지개를 켜고 있다.

지난 겨울, 필자를 포함한 다음 세대 사역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 회복의 은혜를 사모하며 숨가쁜 나날을 보냈을 것이다. 특별히 필자에게 이번 겨울 사역의 의미는 그 어느 때보다 남달랐다.

그간 기나긴 코로나 팬데믹을 통과하며 무너졌던 기초를 재정비하고 쌓아가는 시간으로서, 새 일을 행하실 주님을 기대하며 마음을 새롭게 하고, 그분의 일하심에 민감하게 반응함으로 다음 세대를 향한 주님의 위대하신 비전을 완수할 것을 결단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특히 이번 겨울 필자가 섬긴 청소년, 청년 수련회 가운데 부어주신 은혜는 강력하고도 달콤했다.

그동안 온라인 비대면을 중심으로 신앙생활을 영위해 오던 다음 세대가 현장에서 대면 예배와 교제의 유익을 풍성히 누리고 경험하는 기회로서, 필자는 이번 수련회가 “현장에서 대면으로 처음 경험하는 수련회”라는 한 청소년의 이야기에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그리고 어쩌면 이 시간이 누군가에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복음을 접할 수 있는 기회”라는 절박한 심정으로 강단에 올라 복음을 선포하였다.

오늘날 다음 세대는 입시와 진로 문제 등 장래에 대한 고민으로 방황하며 불안과 두려움으로 점철된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그런 그들에게 이번 수련회는 ‘스펙’을 넘어 ‘기름 부음’을, ‘생존’을 넘어 거룩한 ‘부르심’을 완수하며 ‘부흥’을 꿈꾸는 ‘믿음의 세대’로 성장할 수 있도록 복음의 진리와 신앙의 유업을 전수하는 데 모든 것을 쏟아붓는 시간이었다.

고무적이게도 수련회 기간 그들 안에 작지만 놀라운 변화를 발견할 수 있었다. 예배 시간에 어색함을 감추지 못했던 청소년들이 마음을 열고 일어나 두 손을 들고 뛰며 찬양과 경배의 자리로 나아갔다. 그리고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어 기도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무릎을 꿇어 간절히 기도하거나 서로를 위해 축복하고 기도하며 공동체 안에서 함께 모여 예배하는 법을 배우고, 성령의 임재와 역사를 경험하였다. 저녁 집회 이후에는 교사와 청소년들이 한데 모여 서로의 발을 씻어주는 ‘세족식’과 더불어 자연스레 삼삼오오 서로의 마음에 귀 기울이는 소통과 친밀한 교제의 자리로 이어졌다.

수련회 매 순간, 이전에 볼 수 없었던 그들 안에 사뭇 진지함을 발견할 수 있었으며, 무엇보다 성령께서 그들을 일으키셔서 일하고 계심을 느낄 수 있었다.

애즈베리 대학교
▲집회가 진행되고 있다. ⓒ김하진 목사 제공
美 애즈베리 대학교 소식에 고무돼
일시적 이벤트나 연례행사 넘어서
하나님 향한 갈망과 소망 넘쳐나길

동시에 열방에서 들려오는 고무적인 소식은 필자의 가슴을 뛰게 했다. 그중 최근 미국 켄터키 주 애즈베리 대학에서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시작된 부흥의 소식은 교계를 흥분시켰다. 현장의 학생들은 고요하지만 강력한 역사에 이끌려 채플실을 떠나지 않고 자발적인 예배와 찬양, 기도를 이어갔다.

필자가 영상으로나마 관찰한 바, 그곳에는 여느 집회에서 볼법한 화려한 영상과 조명, 음향 시설도 없었다. 오히려 고요함이 느껴졌다. 또한 어떤 영향력 있는 설교자나 유명 예배팀의 인도 역시 찾아볼 수 없었다.

다만 성령의 이끄심 가운데 하나님께만 집중하며 예배할 때 회심과 회개의 역사가 일어났으며, 서로를 격려하고 축복할 때 주 안에서 평화와 기쁨을 누리며 치유와 회복을 경험하였다. 이처럼 그곳에 임한 성령의 역사는 강력하지만 동시에 고요하고 달콤했다.

무엇보다 부흥을 과거의 이야기로만 듣고 실제 경험하지 못했던 젊은이들 안에서 시작된 부흥의 소식이 오늘날 다양한 디지털 매체를 통해 전해지며, 전 세계가 그 은혜의 현장을 주목하고 있다. 바라기는 이러한 고무적인 소식이 일시적인 이벤트나 연례행사에 머물지 않고 건강하게 지속되어 다음 세대 안에 살아 역사하시는 하나님을 향한 갈망과 소망이 넘쳐나길 기대하는 바이다.

수련회
▲겨울 수련회에서 기도하는 청소년들 모습. ⓒ능곡교회
나아가 이러한 부흥의 소식을 동경하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부르신 오늘 이 자리에서 진정한 부흥을 경험하는 한국교회가 되길 소망한다.

그저 머릿수를 채우며 복음을 이용하는 무리를 양산하는 것을 넘어, 진정 주의 길을 걷는 복음의 증인 된 거룩한 제자들이 일어날 때, 한국 교회를 통해 하나님의 영광이 나타나고 구원받는 이들이 날마다 더해지는 역사가 일어날 것이다.

이제 한국교회는 위대한 신앙의 유업이 다음 세대에게 전수되고 흐르도록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이다. 특히 교회학교가 사라지고 있는 오늘의 현실을 통감하며 다음 세대를 결코 방치하거나 포기해서는 안 된다.

다음 세대가 ‘부흥을 꿈꾸는 세대’로 일어나도록 눈물로 씨를 뿌리며, 그들이 더 이상 은혜를 잃어버린 세대가 아닌, ‘은혜를 경험한 세대’로 성장할 수 있도록 믿음의 유업을 전수하고, 그 소중한 유업을 새 부대에 담아내는 사명을 마땅히 감당해야 한다.

안승태
▲지난 수련회에서 청소년들이 손을 잡은 채 기도하고 있다. ⓒ능곡교회
이번 겨울, 필자는 앞으로의 다음 세대 사역의 해법을 ‘연합’에서 찾았다. 무엇보다 건강한 연합은 어떠한 세력 과시나 이해관계에 얽힌 수단적 연합이 아닌, 그리스도의 몸으로서 서로를 걱정하고 돌보며 순수한 연합을 이루어갈 때 온전한 연합 사역을 지속할 수 있다.

일례로 교회학교 또는 교역자가 부재한 인근 지역 교회가 연합하여 성경학교와 수련회를 준비하거나, 교단과 교파를 초월하여 뜻있는 다음 세대 사역자들이 힘을 합쳐 각자에게 주신 은사로 섬기며 연합할 때, 작금의 위기를 뚫고 나아가는 강력한 ‘돌파력’이 발휘될 것을 기대해 마지않는다.

이를 위해 오늘날 헌신된 일꾼이 필요하다. 펌프로 물을 끌어올리기 위해 붓는 ‘마중물’처럼, 불을 피울 때 불이 쉽게 옮겨붙도록 먼저 태우는 ‘불쏘시개’와 같이 한국교회와 다음 세대의 회복과 부흥을 위해 기꺼이 나를 헌신하여 드릴 사명자들이 이 땅 구석구석에서 일어나길 바라는 바이다.

안승태
능곡교회 전도사, 중·고등부 담당
한신대학교 신학사상연구소 연구원, 신약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