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홀트
▲아이들에게 가정을 만들어 주고자 했던 해리 홀트 부부. ⓒ홀트아동복지회
입양업무 국가이관 및 입양특례법 개정을 앞두고, 사회복지법인 홀트아동복지회가 4일 입장과 제언을 전했다.

홀트아동복지회는 “공공성 강화된 입양특례법 개정을 환영한다”며 “보호가 필요한 아동에 대해 국가의 책임을 강화하는 입양특례법이 하루속히 개정되기를 바라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작년 상반기부터 개정이 예고되었던 이 법은 올해로 넘어와 현재 2월이 지나도록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개정안에서 중요한 내용 중 하나는 그동안 민간 입양기관이 담당해 오던 국내·외 입양을 국가 주도로 수행하게 된다는 점이다. 우리 기관은 공공성 강화를 중심으로 개정되는 입양특례법을 환영하며 입양업무를 이관하는 후속작업에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을 약속한다”고 했다.

또 “1955년 전쟁이 끝난 후 부모 잃은 아동에게 가정을 찾아주기 위해 시작된 입양업무는 67년의 세월이 지나는 동안 많은 변화를 겪었다. 비록 시대마다 입양관련 법과 제도적 절차는 바뀌었을지언정 입양기관이 입양대상 요보호 아동을 전적으로 책임져야 하는 상황만큼은 변하지 않은 채 긴 시간 이어져 왔다. 현 시점에도 입양기관으로 의뢰되는 아동들은 국가의 아동보호체계에 속하지 않는 까닭에 입양기관은 운영비와 인건비 지원 없이 아동을 보호하고 있다. 심지어 장애가 심하여 입양가정을 찾지 못한 중증 장애아동 몇 명은 생계비, 장애수당 등 복지사회 국가의 어느 기본적인 혜택도 없이 온전히 입양기관의 책임 하에 청소년기에 도달하였다”고 했다.

홀트아동복지회는 “근거 없이 쏟아지는 왜곡된 기사들은 많은 부분에서 사실과 다르다”며 “인생 성공 스토리에 소개되는 몇몇 입양인이 전체 입양인을 대표하지 않듯, 불행한 인생을 겪은 입양인이 전체 입양 역사를 대표하지는 않는다. 입양에는 기쁨과 행복도 있지만 상실과 슬픔도 함께 공존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당시 입양을 수행한 기관으로서 당사자의 슬픔에 공감하며 그들을 도울 수 있는 길을 함께 찾고자 한다”고 전했다.

또 “국내 입양이 더욱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며 “더불어 입양 관련 정책에 대해 바라는 것은 객관적인 평가 작업이 진행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국내 입양은 사멸되어서는 안 될 요보호 아동을 위한 핵심적인 아동복지 체계이기 때문이다. 새 법과 체계가 실행되는 시점에서 이제 입양기관이 가졌던 노하우가 아동권리보장원으로 제대로 이식되어 국내입양이 더욱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들은 “아동에 대한 명확한 유전적·후천적 정보가 입양에 있어서는 얼마나 중요한지를 인식하고 그에 맞는 프로세스를 구축해야 한다는 점도 지적하고 싶다. 현재 우리 회가 보호하고 있는 아동 중에 의료문제나 배경으로 인해 국내에서 가정이 정해지지 않은 아동은 약 20명으로, 각 아동별로 더 나은 미래 대책이 세워지길 바란다”고 했다.

홀트아동복지회는 “일생 중 어느 한순간이라도 위기에 빠지면 전체 삶이 삐걱거릴 수 있다. 대다수 사회복지기관과 다르게 입양기관은 아동과 그 가족 전 생애에 대한 관심과 책무를 가질 수밖에 없다. 입양 후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가정에게 입양이 종료된 수 년 후라도 생계비·의료비를 지원하는 것은 우리 회가 신념처럼 실천하는 일”이라며 “우리 회는 이런 연장선 위에서 앞으로도 자신의 불행을 스스로 표현하지 못하는 더 어려운 처지의 아동을 위해 존재할 것이다. 또한 어려움에 처한 아동들의 든든한 울타리이자 가족이 되어주고자 한다”고 했다.

끝으로 “사랑을 행동으로라는 설립자 해리 홀트 씨 부부의 거룩한 실천이 이 땅의 아동복지 역사에 올바르게 기억될 수 있도록, 모든 요보호 아동이 가정 안에서 행복하게 성장하는 새로운 시대가 오기를 소망한다”고 했다.

한편 홀트아동복지회는 전쟁과 가난으로 부모를 잃고 고통받고 있던 아이들에게 새로운 가정을 찾아주는 입양복지를 시작으로 아동복지, 미혼한부모복지, 장애인복지, 지역사회복지를 비롯하여 다문화가족지원, 캄보디아·몽골·탄자니아·네팔의 해외아동지원에 이르기까지 소외된 이웃을 위해 전문적인 사회복지를 실천하는 기관이다. 홀트아동복지회는 한국의 전쟁고아를 기독교 정신으로 양육하고 사랑을 행동으로 보여 준 해리 홀트 부부의 정신을 바탕으로 설립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