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부터 탈북민 1백여 명 출석
결혼식·신혼여행 소원 접수 실천
성도들 섬김으로 필요 재정 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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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랑들이 신부들에게 무릎을 꿇은 채 반지를 끼워주고 있다. ⓒ이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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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년생 신부’ 최영희 씨는 2019년 탈북해 신길동에 정착했다, 2022년 12월부터 신길교회를 다니고 있다. 4주 새가족 교육을 받고, 같은 북향민(탈북민) 식구들과 함께 모임을 갖고 있다.
1일 낮 12시, 서울 영등포구 신길교회(담임 이기용 목사)에서는 고영남-최영희 씨를 비롯해 박성삼-김정순, 박철진-김정옥, 염용철-박영금, 조철복-정선희 등 5쌍의 북향민들을 위한 합동결혼식이 열렸다.
신길교회는 재정 형편과 코로나 등으로 결혼식을 치르지 못한 북향민들을 위해 결혼식을 열어줬다. 4주 새가족 교육과 소정의 부부학교 교육 등을 이수한 이들을 대상으로 5쌍을 선정했다.
순백의 웨딩드레스를 입은 신부와 멋진 턱시도를 걸친 신랑은 같은 북향민과 교회 성도들의 축하를 받으며 꽃길을 나란히 걸었다.
최영희 씨는 “평소 웨딩드레스를 입는 결혼식이 너무 부러웠는데, 신길교회에서 오늘 저와 다섯 커플 모두의 간절한 소원을 모두 풀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며 “신혼여행은 꿈도 못 꿨는데, 이렇게 갈 수 있게 돼 믿기지 않는다”고 전했다.
결혼식에서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찬양 후 ‘행복한 결혼생활의 비밀(창 2:24, 마 19:4-6)’이라는 제목의 결혼예배 메시지를 전한 이기용 목사는 “2021년까지 북한에서 오신 동포들이 교회에 한 분도 없었는데, 2022년부터 한두 가정이 나오시더니 좋은 소문을 내셨다”며 “작년에는 거의 매주 등록을 해주셨고, 지금은 1백 분이 넘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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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중들에게 인사하는 북향민 5쌍. ⓒ이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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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목사는 “두 사람이 만나 결혼 생활을 하다 보면 다툼과 갈등이 있을 수 있고, 다른 체제에서 생활하며 겪는 어려움들이 내면에 쌓여있을 수도 있다”며 “무엇보다 하나님께서 우리 두 사람을 만나게 하셨고 짝지어 주셔서 부부가 되게 하셨다는 믿음을 갖기를 축복한다. 무엇보다 자꾸 표현해야 한다. 표현하지 않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다”고 말했다.
결혼식은 신랑·신부의 반지 교환과 서약, 임미희 권사의 ‘Over the rainvbow’, 박윤희 성도의 ‘휘파람’ 축가와 축도 등으로 마무리됐다.
북향민들의 ‘로망’이었던 결혼식과 제주도 신혼여행 경비는 대부분 신길교회 성도들의 섬김으로 채워졌다. 후원금을 비롯해 55인치 TV 등 가전제품과 여성화장품 세트, 정장, 제주도 숙박권, 사진촬영 등 각자 분야에서 내어놓은 성도들을 통해 재정이 넘치게 채워졌다. 이날 참석한 모든 북향민들에게는 멘토들이 합심해 건강을 위한 홍삼스틱 세트를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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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용 목사와 5쌍의 북향민 부부 기념촬영 모습. ⓒ신길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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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향민들이 가장 외로움을 느끼는 명절을 맞아, 지난 설에는 교회 멘토들과 함께 ‘북향민 초청 윷놀이’를 열고 1-4등까지 모두 비슷한 선물세트를 나눴다.
신길교회는 매주 예배를 위해 찾아오는 북향민들을 그냥 보내지 않고, 특정 공간에 초청해 식사와 소그룹 나눔을 함께하면서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을 갖고, 설교 말씀에 대한 은혜와 기도제목 나눔을 갖고 있다. 자녀가 있는 북향민들을 위해서는 플레이키즈를 제공해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새가족 교육을 이수하면 정착위로금을 지원하지만, 부작용을 방지하고자 현금 지원 대신 교통카드나 교회 카페 이용권, 선물세트 등을 매달 단계별로 나누고 있다.
이 외에 교회 성도들은 북한 현실, 북향민들에 대한 이해 등을 배우는 북한선교 세미나를 기수별로 해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