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보다 무서운 성도들의 ‘성경 씹어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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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찬북뉴스 서평] 목회자들을 부끄럽게 하는 책


읽다 살다
권일한 외 4인 | 잉클링즈 | 200쪽 | 15,000원

직장생활을 십년 가까이 하다가 사역자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을 때, 청년부에 같이 있던 후배 하나를 만나게 되었었다. 그때 그 후배는 내게 ‘형만큼은 목회자의 길을 가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다’고 말했었다.

내가 목회자로서 자격 없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평신도로서 언제나 신앙인의 삶을 지켜 살아가는 본을 보여주기를 원했다는 것이다.

솔직히 목회자의 길을 갈 생각은 없었다. 그리고 직장을 다니면서도 양육하고 말씀 가르치는 데 상당한 시간을 부여하고 있고 짬짬이 양육하는 이들을 케어하고 있었으며 이미 반(半)목회자의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했기에, 굳이 목회의 길을 가야 한다는 생각이나 이유가 없었다.

단지 처음 직장생활을 시작하며 내가 세속(?) 직장생활을 잘 감당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었다. 직장생활 초기에는 마음이 답답하기도 했지만, 나름 잘 적응했다. 하지만 몇 년 세월이 지난 후 갑작스런 여러 가지 상황이 목회자의 길을 걷도록 나를 몰아갔다.

잉클링즈에서 나온 『읽다 살다』에 담긴, 평신도로서 말씀과 씨름하고 그 말씀을 삶에 적용하기 힘쓰는 5인의 평신도 인터뷰들은 당시 기억과 함께, 나름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이 분들의 분투를 보며 내가 상당히 부족하게 살았음을 돌아보게 했다.

이 분들은 각자 영역 속에서 성경에 대한 야곱의 씨름의 모습을 보이며 살았고, 그 말씀을 그들이 살아가는 삶의 현장에서 시행착오를 거쳐 가며 적용하려 힘썼다.

성경을 깨달아 알아가는 작업도 그러하다. 삶의 현장 속에서 해석해 나가기에 목회자가 서재에서 책들에 쌓여 해석해 나가는 작업과는 방법론이 다를 수밖에 없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내 자신도 그러했다. 성경주석도 혼자 처음 고등학교 땐가 기독교서점에 가서 사기 시작했고, 그 주석들로 인해 성경을 보는 관(觀)이 어떤 때는 편협하게 경도되는 면도 있었지만, 그런 여러 책들을 주섬주섬 쌓아나가면서 나름의 성경을 보는 눈들이 적잖이 쌓여지고 지평도 넓어져 갔다.

그리고 신대원 들어갈 때쯤엔 신학적으로나 성경해석 쪽으로나 나름의 기초를 쌓은 상태에서 시작할 수 있었다, 목회자가 보기에는 이런 평신도의 성경해석이 불온해 보이고 위험해 보일 수도 있겠지만, 책에서 어떤 분도 이야기했듯 각자 일종의 놀이와 참여로서의 성경읽기와 공부가 성도들을 세워나가는 방법이 될 수 있다.

ⓒ©Mitchell Leach/ Unsplash.com

ⓒ©Mitchell Leach/ Unsplash.com
오래 전 대학 시절에서 읽었던, 지금은 사라진 종로서적에서 출간된, 에르네스토 카르디날의 『민중의 복음』은 아련한 기억으로 남아메리카 모 마을에서 학력도 거의 없는 민중들이 매주 모여 자신이 읽은 마가복음에 대한 해석을 묶은 책이다.

이들의 해석은 실수도 많고 오류도 있겠지만, 그것들이 모여 그저 책과 교리에 지나치게 갇혀 어쩌면 예수님 시대처럼 바리새인이나 율법교사가 가졌던 한계를 깨뜨리는 새로운 시각과 깨달음을 준다. 하나님께 시선이 고정된 이들은 비록 길을 잠시 벗어나더라도 다시 본류로 돌아온다.

이 책은 그런 점에서 평신도들뿐 아니라 목회자도 읽고 도전을 받아야 한다. 목회자들을 부끄럽게 하는 평신도들의 도전과 본을 볼 것이고, 현재 한국교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을 볼 수 있다.

추신: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이 5명 중 3명이 교사이고 나머지 2명도 그리 결이 많이 벗어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런 직업을 가지면 안 된다기보다, 성경 읽기와 그 삶에 있어 광야에서는 좀 벗어난 안정된 영역 아닐까 하는 점에서, 좀더 세상과의 싸움이 치열하고 다양한 영역에서 싸워 나가며 말씀을 씨름하는 이들을 포함시켰다면 더 도전이 되지 않았을까.

문양호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
함께만들어가는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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